[TV리포트=김지현 기자] 지하철 1,2,3,4 호선 역 이름을 줄줄이 외우던 ‘수다맨’을 기억하는지. 동네 초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알아볼 정도로 개그맨 강성범은 한때 KBS2 ‘개그콘서트‘의 ’슈퍼맨‘이었다.
코미디 프로가 점차 사라지고, 기회를 잃으면서 잠시 몸을 웅크리던 그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유튜브에서 1인 방송을 시작하는 것. 최근 몇 년 간 거의 가족과 시간을 함께 보낸 그는 이를 “인생의 휴식기를 맞았던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제 휴식에 마침표를 찍고 제2의 인생을 열기로 했다.
다음은 강성범과의 1문 일답이다.
-쉬면서 뭘하고 보내셨는지
섭외가 오는 프로그램을 가끔 했고 행사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메인 프로에서 안 보이니까 자꾸 주변에서 ‘음주운전 한 적 있냐’고 물어보시는데 전 한 번도 음주운전을 한 적이 없다(웃음) 잘 살고 있는데 눈에 보이지 않으니 걱정하시나보다. 최근 몇 년간 제 인생이 휴가 같았던 느낌이다. 가족들과 여행을 정말 많이 다녔다. 국내는 거의 다 다닌 것 같다. 코미디 프로할 때는 일주일에 5일은 일해야 하니 여행이 힘들었는데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1인 방송에 진출하게 된 계기는
가장 좋아하고 관심있는 코미디가 풍자 개그다. 제가 북한 앵커로 분해서 최근 화제가 된 정치·사회 이슈를 풍자하는 것인데 제목은 ‘대동강 헤드라인’이다.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사람들을 칭송, 찬양하는 듯한 말투가 포인트지만 사실은 반어법이고 비판적 메시지를 담을 예정이다. 이번 주말에 첫 방송된다. 대한한공 조현민 전무도 풍자할 예정이다. 기대 많이 해달라. 화가 나는 일들이 많은 요즘, 보신 분들이 ‘속이 시원했다’라는 평가해주셨으면 좋겠다.
-코미디에 대한 애정이 강한 것 같다.
풍자 개그를 예전부터 지상파에서 해보려고 했는데 그때는 남북 정서가 좋지 않았다. 1인 방송은 규제가 심하지 않으니 자유롭게 해 볼 생각이다. ‘웃찾사’가 없어진 게 1년 반 정도 됐다. 방송국도 경제 논리를 따를 수밖에 없으니까 정통 코미디 무대가 사라지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무대가 사라진 게 오히려 좋은 계기가 된 친구들도 있다 1인 방송으로 진출해 성공한 후배들이 몇 있더라. 개그맨들이 기회를 잃었다기 보다는 세상이 바뀌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정을 받건 못 받건 일단 유튜브를 통해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해보고 싶다.
-앞으로 계획과 포부는
1인 방송을 시작한 건 어린 아들의 영향도 있다. 초등학생 아들과 친구들이 1인 방송 코미디를 좋아하고, 인지도도 높은 걸 보고 도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신인처럼 설렌다. 정말 신인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긴 휴가가 끝나가는 것 같다. 실컷 쉬고 즐겼으니까 이제 다시 사람들의 활력소가 되어주고 싶다. 그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날카로운 풍자 개그를 기대해달라.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강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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