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부대’ 홍경 “매번 위기감 느껴…어디로 튈지 모르는 연기 보여주고파” [인터뷰]

[TV리포트=김연주 기자] 배우 홍경이 영화 ‘댓글부대’로 새로운 연기를 예고해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영화 ‘댓글부대’는 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 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전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한국 사회를 적나라하면서도 유쾌하게 풍자하며 언론과 평단에게 ‘충무로 차세대 감독’으로 주목받은 안국진 감독의 신작으로 눈길을 끈다. 

‘댓글부대’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홍경은 “이야기뿐만 아니라 영화의 의상, 미술과 같은 미학적인 요소에 끌렸다”며 “감독님이 구현해낼 미학을 믿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촬영하는 내내 행복했다”고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영화에서 심도 있게 다루는 댓글부대와 가짜뉴스 등에 대해선 “많은 의견과 정보가 공유되는 건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정보를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개개인이 갖춰야 하지 않을까”라며 “저 또한 정보를 습득할 때 어느 한 쪽을 맹목적으로 믿기보단 제 기준에 맞춰 판단하려고 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홍경은 극중 온라인 여론 조작의 위력을 체감하고 점점 더 빠져드는 키보드 워리어 ‘팹택’ 역으로 또 다른 면모를 드러낼 것을 예고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사회 이후 홍경의 연기를 향한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캐릭터를 두고 홍경은 “촬영이 시작되기 전 의상, 미술, 분장 감독님과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이미지를 그려내고 싶었다”며 “구체적인 이미지와 레퍼런스를 제시해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선보이는 강렬한 의상과 관련해선 “일반적으로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을 떠올리면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는데, 그걸 탈피하고 싶었다”며 “누군가는 비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팹택’과 같은 사람이 존재할 수도 있다. 제 아이디어와 소장 아이템도 작품에 반영됐다. 선글라스는 소장품이었고, 분홍색 크롭 티는 제가 낸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극중 온라인 여론을 조작하는 댓글부대, 이른바 ‘팀알렙’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김성철, 김동휘와의 앙상블은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이에 대해 홍경은 “두 배우와는 리허설이랄 게 없었다. 서로 어떤 연기를 해도 두 팔 벌려 받아주는 식으로 호흡을 맞췄다”며 “촬영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가감없이 해봤다. 말보다 연기로 소통했다”고 호흡을 전했다.

MZ세대의 표본을 세 캐릭터에 녹아냈다는 평가와 관련해선 “‘요즘 세대’라는 표현이 있지만, 저는 모든 세대의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같은 나이를 다른 시기에 지내왔어도 분명 모든 세대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연대가 있다고 본다”며 “그래서 ‘요즘 세대’라는 키워드에서 연상되는 일종의 선입견을 배제하고 시나리오에 명시돼 있는 대로 캐릭터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홍경은 지난 2017년 KBS 2TV 드라마 ‘학교 2017’로 데뷔해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 ‘결백’에선 지적장애를 가진 캐릭터를, 영화 ‘정말 먼 곳’에선 성소수자를, 넷플릭스 ‘D.P.’에선 후임을 괴롭히는 악인을, ‘악귀’에선 까칠한 경찰을 연기하며 ‘천의 얼굴’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홍경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 같은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며 “제가 나아갈 방향이 예상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연기에 대한 신념을 전했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을 묻자 “감정을 따라간다. 가슴을 뛰게 만들고, 감정이 동요되는 시나리오를 선택하게 된다”며 “제가 연기해야 하는 캐릭터가 잘 읽히지 않아서 두려움을 느껴도 도전해야 한다는 마음이 생기면 일단 해본다”고 말했다. 

끝으로 “매번 위기감을 느낀다. 진짜 같은 연기, 눈속임 없는 연기를 선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전력투구한다”며 “지금은 일이 재미있다. 지독하게 연기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댓글부대’는 오는 27일 개봉 예정이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매니지먼트m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