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집사부일체’도 베꼈다. 앞서 SBS ‘미운 우리 새끼’와 MBC ‘전지적 참견 시점’도 표절 대상이 됐다. 중국 예능 시장은 한국 예능 없이는 못 살아남는 것일까.
지난 3월 30일, 추자현의 남편인 중국 배우 우효광이 출연하는 중국 후난TV(망고TV) 새 예능 ‘아문적사부’가 첫 전파를 탔다. 1935년생 원로배우인 뉴번과 우효광을 포함한 4명의 남자 스타들이 2박3일을 함께 보내며 뉴번을 사부로 모시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방송이 되자마자 중국 시청자들 사이에서 논란을 낳았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인 SBS ‘집사부일체’를 본 적이 있는 중국 시청자들은 ‘아문적사부’가 ‘집사부일체’와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SBS의 ‘집사부일체’와 똑같다. 사부와 며칠을 함께 보내는 것 아닌가” “후난TV는 또 한국 예능을 표절했다” “중국판 ‘집사부일체’인줄 알았다” “판권 산 건지 궁금하다” 등 반응으로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또 속절없이 당하고 말았다. 한한령 이후 중국 방송가의 무분별한 베끼기는 거칠 게 없어졌다. 한한령 전 한중 콘텐츠 교류가 활발했던 당시에는 정식으로 포맷을 사고파는, 상도가 있었다. ‘아빠 어디 가’ ‘나는 가수다’ ‘런닝맨’ 모두 중국에 정식으로 판매해 현지에서 성공한 예능 프로그램들이다.
그러나 한한령으로 중국내 한국 관련 콘텐트 방송 및 한국 연예인 출연이 전면 금지되면서 포맷 교류도 전면 중단됐다. 정식으로 포맷을 살 수 없게 되자, 다시 표절이 기승이다. 한한령으로 교류가 끊기니 원작 방송사와 아무런 논의 없이 무작정 포맷을 표절하고 있다. 정부 당국의 눈치를 보며 몰래 판권 계약을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느니, 베끼는 게 간편하다.
표절의 ‘주범’인 후난TV는 2017년 ‘윤식당’ 짝퉁인 ‘중찬팅’을 만들어 논란을 낳았던 방송사다. ‘삼시세끼’와 유사한 ‘향왕적생활’도 있었으며, 최근에는 ‘미운 우리 새끼’와 흡사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중국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다. 하지만 비난 여론과는 별개로 시청률은 잘 나오기 때문에 표절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중국의 표절을 막을 현실적인 대책은 사실상 없다. 과거 엠넷이 ‘프로듀서101’을 표절한 ‘우상연습생’을 들고 국제기구인 FRAPA에 문제제기를 해 유사성을 인정받았지만 금전적 손해배상을 받는 등 실질적 조치가 이뤄지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방송사 측에서도 향후 한중 교류가 재개될 경우를 대비, 중국 대형 방송사는 미래의 ‘고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이의 제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SBS 측은 우효광이 출연 중인 ‘아문적사부’의 ‘집사부일체’ 표절 의혹에 대해 TV리포트에 “(판권을) 판매한 적이 없다. 추후 내용을 확인해보고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텐센트, 후난TV, 아이치이, 엠넷,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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