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곽도원은 영화 ‘특별시민'(박인제 감독)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도맡았다. 곽도원이 연기한 선거공작의 일인자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는 변종구(최민식)를 보좌하면서도 나름의 셈법으로 권력을 저울질하는 인물. 실시간 검색어 1위 만들기부터 흑색선전까지. 능구렁이 같다가도 독사 같은 얼굴로 살얼음판을 걷는 긴장감을 자아낸다.
“최민식 형님과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이후 두 번째죠. 영화에서도, 일상에서도 배울 게 많은 분이에요. 함께 하자고 시나리오를 건네주셨는데, 저는 솔직히 정치에 관심 없었거든요. 다들 그렇지 않나요. 최순실 국정 농단 때문에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 갖게 된거죠. 와, 정말 세상에 필요 없는 존재는 없구나.(웃음)”
심혁수는 검사 출신 국회의원. ‘범죄와의 전쟁’, ‘변호인’, ‘아수라’에 이어 또다시 검사를 연기한 곽도원. “검사 출신이란 대사는 애드리브인 줄 알았다”라고 하자 “시나리오에도 있던 건데 나도 보면서 웃기더라. 심혁수가 검사 출신이기 때문에 선거캠프의 브레인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
곽도원은 천만 영화 ‘변호인’으로 영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바. 한국 정치에 대한 환멸, 투표의 힘을 역설한 ‘특별시민’에 이어 차기작 ‘강철비’ 역시 남북한 비밀첩보를 그린 작품이다. 필모그래피를 정치적,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영화로 채우고 있는 것에 대해 “일종의 사명감”이라고 말했다.
“온몸으로 총탄을 맞은 화가, 음악가, 시인, 소설가분들께 감사하죠. 저 역시 SNS를 통해 나서볼까도 했는데, 영화라는 매체의 파급력도 크더라고요. 제가 일하고 있는 이 매체의 영향력도 크니, 굳이 SNS를 하지 않는 것도 있어요. 제가 ‘변호인’을 여러 차례 고사 끝에 출연한 것도, ‘특별시민’에 합류한 것도 다 사명감 때문이에요. ‘특별시민’ 속 이야기가 오래전에나 있던 일이라면 좋을 텐데 현실이 더 하니까 안타까울 뿐이죠.”
심혁수는 극 중 아직 “똥물”이 묻지 않은 정치 광고전문가 박경(심은경)에게 “과정이 어떻게 되더라도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프로”라는 말을 한다. 곽도원은 배우의 삶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고(故) 김영애 선생님도 그러한 모습을 적극 보여주셨죠. 죽을 것 같이 열심히 해야 하는 게 연기라는 걸 후배들에게 남기셨잖아요. 하, 죽음과 바꿔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선생님께서 ‘변호인 때 다 나았다고 했거든요.(잠시 말을 잇지 못하며) 그래, 프로는 과정이 어떻든 결과를 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어야 하는구나.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대사예요.”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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