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내가 틀렸다는 의미가 아니다. 시대의 변화 속 지금 가장 필요한 선택이 내가 아닌 다른 이의 손에 있다는 정도다. 정답지가 없는 세상에서 내가 아닌 타인에게 미래를 보는 것은, 서로의 다름을 포용했을 때 가능하다.
모든 걸 이해할 필요는 없다. 그저 나와 마주 보는 누군가 존재하고, 그 뜻 또한 가치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면 변화와 화합은 이뤄질 수 있다. 함께 있는 걸 부정하지 않는 것. 가벼운 마음으로 웃으며 손을 잡고 탱고를 추는 것 만으로 충분하다.
연극 ‘두 교황'(The Pope)은 가톨릭 역사 598년 만에 사임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진보적인 교황으로 평가되는 프란치스코, 정반대의 성격과 성향을 가진 두 교황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다. 작품은 ‘틀림이 아닌 다름’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울림 있는 메시지를 선사한다.
재위 8년 만에 사임을 발표하며 바티칸의 전례 없는 족적을 남긴 베네딕토 16세 역을 맡은 신구는 묵직한 존재감으로 현대 시대에 가장 보수적이며 전통적인 교황을 표현했다. 그는 “극 중 베네딕토 16세도 변화를 받아들이고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했듯 관객들이 이에 대해 직접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시사점을 던져 서로를 받아들이고 이해할 시간을 선사한다”고 관람 포인트를 설명했다.
관례에 얽매이지 않고 누구보다 현실에 눈을 둔 자유로운 교황 프란치스코 역을 연기한 정동환은 눈을 뗄 수 없는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개혁을 지지하는 진보적인 성향을 드러냈다. “극장에 직접 오면 비로소 연극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관람을 독려했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베테랑 배우 신구와 정동환의 환상적 호흡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앤서니 매카튼 원작의 공연 ‘두 교황’이 소설 출간에 이어 지난 2019년 12월 넷플릭스 영화로도 공개됐던 바, 정동환은 “영화를 본 후 연극을 보면 그 차이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두 교황’은 오는 10월 30일까지 한전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에이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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