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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범한 비주얼과 그러지 못했던 알맹이…기회를 걷어 찬 ‘프로젝트 Y’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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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기대를 모았던 영화 ‘프로젝트 Y’가 경쟁에서 밀리며 씁쓸한 퇴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 21일 개봉한 ‘프로젝트 Y’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며 개봉 2주 차에 박스오피스 10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독보적인 비주얼과 강렬한 연기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한소희와 전종서의 만남으로 주목받았지만, 개봉 2주 차에 10만 관객을 돌파하는 데 그쳤다. 관객이 이 영화를 외면한 이유는 무엇일까.

‘프로젝트 Y’는 화려한 도시의 그림자 속에 살아가던 미선(한소희 분)과 도경(전종서 분)의 이야기다. 미선은 사기를 당해 모았던 돈을 모두 잃고, 도경은 불법 도박에 빠져 인생을 버리고 있다. 이들은 우연히 알게 된 검은돈과 금괴를 훔쳐 새로운 인생을 꿈꾸지만, 의문의 조직에게 쫓기게 되면서 또 한 번 위기를 맞게 된다.

한소희와 전종서는 날카로운 이미지와 서늘한 눈빛으로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배우들이다. 이를 바탕으로 파격적인 여성 캐릭터를 연기하며, 장르성 짙은 작품에서 활약해 왔다. ‘부부의 세계’, ‘마이네임’, ‘경성크리처’ 등의 드라마에서 주체적이고 강렬한 역을 맡아왔던 한소희와 영화 ‘콜’에서 섬뜩한 연쇄 살인마, ‘발레리나’에서 냉혹한 여성 킬러를 소화했던 전종서라면 범죄물에서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기대했던 대로 두 배우는 욕망을 숨기지 않는 캐릭터를 독보적인 비주얼로 살려냈다. 시궁창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범죄에 가담하고, 돈을 좇는 악착같은 모습으로 극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이 캐릭터에 이입하는 건 꽤 어려운 과제였다. 영화는 인물의 전사나 내면을 사유할 시간을 좀처럼 주지 않는다. 인물에 다가갈 틈이 없는 탓에 이들의 이야기에 올라타기가 쉽지 않다.

특히, 도경과 미선의 어머니 가영(김신록 분)과의 관계 묘사가 아쉽다. 위기 상황에서 찾아간 가영은 두 인물이 의지할 만한 인물로 보이지 않는다.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따뜻하게 맞아주지도 않는다. 이들의 관계를 제대로 묘사하지 않은 탓에 극에 가영이 개입하는 순간 관객은 의아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가영은 뜬금없이 모성을 내세우며 감정적인 신을 만드는데, 이 장면에서 영화의 속도감과 몰입도가 특히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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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Y’는 특정 상황 앞에서 캐릭터들의 불안함이 보이고, 긴장감이 고조될 때도 있다. 하지만 인물의 내면 및 딜레마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고, 결국 관객이 인물 주변을 떠돌며 거리를 두게 했다. 인상적인 이미지를 선보였지만 인물의 선택과 행동에 납득하고, 지지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못한 영화다. 때문에 영화가 진행될수록 캐릭터가 쌓여 간다는 느낌보다는 비주얼과 스타일을 과시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는 김성철이 연기한 빌런 토사장에게도 보이는 결점이다. 토사장은 극 초반 냉혹한 성격고 잔인하고 탐욕스러운 모습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잔혹함으로 공포감을 형성하지만, 이 캐릭터 역시 동기와 목적 등이 제대로 제시되지 않아 매력적인 캐릭터까지 나아가지 못한다. 초반에 형성한 아우라도 점점 희미해지고, 나중엔 지질함만이 부각되고 만다. 이야기의 축을 담당하던 빌런이 무너지면서 ‘프로젝트 Y’의 긴장감도 대폭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이환 감독은 언론시사회에서 ‘프로젝트Y’에서 설명을 최소화하고, 속도감을 살리는 연출을 추구했다고 밝혔다. 감독의 의도대로 영화는 굵직한 사건과 많은 인물이 연이어 등장하며 빠른 속도감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개성 강한 캐릭터를 비롯해 욕망과 심연이 공존하는 밤을 질척한 질감으로 담아내며 비주얼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하지만, 그 속을 제대로 채우지 못한 탓에 공허함을 더 많이 느껴야 했던 작품이다.

‘프로젝트 Y’는 캐릭터 중심의 영화였음에도 이 영화만의 독특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구축하지 못했다. 여성 투톱 범죄물로서 가져갈 수 있는 특별함과 장점이 많았음에도 한소희와 전종서의 이미지 외에 언급할 게 많지 않다는 게 너무 아쉽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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