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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레이첼 맥아담스는 처음이야…직장인의 통쾌한 복수극 ‘직장상사 길들이기’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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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배우 레이첼 맥아담스의 반전 매력을 담은 영화가 개봉해 관객과 만났다.

좋은 직장에 가는 것만큼이나 좋은 상사를 만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할 수 없는 무리한 업무를 지시하거나, 팀원들 앞에서 무안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퇴근 직전에 일을 몰아주는 등 상사들의 괴롭힘 유형도 다양하다. 한 번쯤은 이 상황을 역전하고 싶지만,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이 한을 풀어줄 영화 한 편이 도착했다.

‘직장상사 길들이기’는 비행기 사고로 직장 상사 블래들리(딜런 오브라이언 분)와 무인도에 고립된 린다(레이첼 맥아담스)의 생존기를 담은 영화다. 린다는 뛰어난 생존능력을 바탕으로 무인도에서의 삶을 주도하고, 무능한 브래들리는 린다에게 의존하며 직장에서의 권력관계가 역전된다. 평소 불합리한 지시로 분노를 삭였던 린다는 소소한 복수에 성공하고, 브래들리는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며 갈등이 고조된다.

영화는 직장에서의 상급자, 하급자였던 캐릭터들의 위치가 역전되는 상황에서 재미를 만들어 낸다. 이를 위해 초반부엔 직장에서 하급자가 겪는 답답한 일상을 자세히 담았다. 린다는 성실하고 능력이 있음에도 번번이 승진 심사에서 떨어지는 캐릭터다. 상급자에게 자신의 성과를 빼앗기고, 막 부임한 대표 브래들리는 그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은 채 불합리한 요구만 한다. 영화는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봤을 법한 상황이 관객의 분노를 끌어올리며 린다와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직장상사 길들이기’는 이 공감대를 바탕으로 관객이 린다의 복수극에 적극 동참하게 한다. 직장에서 밥맛 없는 태도로 절대 권력을 행사하던 브래들리는 무인도에서 계급장을 떼고 부하 직원과 마주한다. 그리고 살기 위해서 린다의 지시를 들어야 하는 입장에 놓이며 체면을 구긴다. 자존심 상하는 상황에서 브래들리가 보이는 반응이 웃음을 자아내고, 직장 상사의 괴롭힘을 몇 배로 돌려주는 린다의 행동에서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린다와 브래들리가 머무는 무인도는 다양한 볼거리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무인도는 야생을 생생히 체험할 수 있게 한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는 폭포, 섬 전체의 절경을 볼 수 있는 절벽 등 생명력 넘치는 이미지로 눈을 즐겁게 한다. 동시에 대자연은 장애물로 어려움을 안긴다. 맹수, 독이 있는 식물, 변화무쌍한 날씨 등은 두 인물의 무인도 생활을 위협하며 긴장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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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들의 관계가 시시각각 변한다는 점은 이 영화를 더 흥미롭게 한다. 린다와 브래들리는 대립, 협동, 배신을 반복하며 사건을 만든다. 처음엔 고분고분하던 브래들리는 분노하다 반란을 시도하고, 린다는 이를 저지하며 갈등이 고조된다. 그리고 무인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브래들리는 어쩔 수 없이 꼬리를 내리고 협조한다. 두 캐릭터는 이런 과정을 반복하며 내면을 알기 어렵게 한다.

이와 함께 ‘직장상사 길들이기’는 예기치 못한 순간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며 장르적 재미를 더했다. ‘드래그 미 투 헬'(2009) 등에서 호러 장르의 감각을 뽐내왔던 샘 레이미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곳곳에 관객을 놀라게 할 장치를 마련해 뒀다. 밝고 유머러스하게 전개되는 ‘직장상사 길들이기’는 중간중간 관객의 뒤통수를 치는 기괴한 이미지를 투입해 관객을 놀라게 한다. 샘 레이미 감독은 점프 스케어 신으로 순식간에 대기를 얼어붙게 함으로써, 영화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만들었다.

멜로 영화 속 러블리한 주인공으로 국내 관객에게 각인된 레이첼 맥아담스는 이번 작품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원 없이 선보였다. 무인도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린다는 생존력이 강한 인물로 건설, 채집, 사냥, 요리 등을 척척 해낸다. 그리고 브래들리를 은근히 긁는 능청스러운 태도로 코믹한 상황도 만들어 낸다. 청순한 이미지의 레이첼 맥아담스는 억척스럽고 털털한 린다 역을 훌륭히 소화하며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직장상사 길들이기’는 처음엔 린다의 복수극에 이입한 채 관람하게 된다. 그러나 영화기 진행될수록 린다는 얄밉게, 그리고 브래들리는 애처롭게 묘사되면서 캐릭터를 향한 관객의 태도가 변할 수 있게 설계돼 있다. 여기에 영화 전체를 뒤흔드는 반전까지 마련해 관객을 혼란스럽게 한다. ‘직장상사 길들이기’는 다양한 장르와 함께 오묘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간단히 정의하기 어려웠고, 여기서 형성되는 불균질한 에너지가 매력적인 영화였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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