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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배우 정려원이 연기 인생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 2005년 방영된 ‘내 이름은 김삼순’은 최고 시청률 50%를 넘겼던 국민 드라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 작품에서 정려원은 애절한 눈물 연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그리고 20년 후, 정려원이 자신의 커리어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만한 영화로 돌아왔다.
‘하얀 차를 탄 여자’는 피투성이가 된 언니와 함께 병원에 온 도경(정려원 분)의 이야기다. 도경은 그녀와 언니가 병원에 온 이유를 경찰 현주(이정은 분)에게 진술하지만, 현주는 그녀의 말을 쉽게 믿지 않는다. 그리고 불안정한 태도로 허술한 진술을 하는 도경을 향한 의심은 계속해서 커져만 간다. 이후 진술과 증거 사이에서 추리를 이어가던 현주는 충격적인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도경의 비밀을 따라가는 ‘하얀 차를 탄 여자’는 많은 단서를 모아 진실을 조립해 나가는 스릴러 영화다. 관객은 몇 가지 시선 속에서 사건을 재구성해야 한다. 도경의 진술과 이를 의심하는 현주의 시선, 여기에 몇몇 인물들의 시선이 간섭하며 관객을 혼란스럽게 한다. 관객은 모든 인물을 의심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며 미궁 속을 걸어가야 한다. 진실과 진술 사이에서 머리싸움을 하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이러한 구성 속에 ‘하얀 차를 탄 여자’는 여성들의 구원에 관한 메시지를 품고 있다. 극을 끌고 가는 주요 인물들이 여성인 ‘하얀 차를 탄 여자’는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상황에 놓여 있던 여성의 서사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들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해 가는 걸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여성들은 연대하며 서로를 구원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퍼즐이 맞춰지면서 여성들이 해방으로 나아가는 서사는 후련함을 느끼게 한다.

2000년 ‘샤크라’로 데뷔한 정려원은 데뷔 25주년이 되는 해에 스릴러 영화에서 새로운 얼굴을 선보이며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한층 넓혔다. 도경의 불안정한 심리를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위태로운 표정으로 살리며 극에 미스터리한 느낌을 더했다.
여러 개의 시선이 겹쳐 있는 작품에서 정려원은 도경의 차갑고 어두운 면을 섬뜩한 모습으로 표현하기도 했고, 최후에 진실을 보여주는 파트에서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표정에 담아 영화의 구조와 주제를 완성하는 퍼즐로서 완벽히 활약했다.
‘하얀 차를 탄 여자’는 액자식·퍼즐식 구성을 통해 탄탄한 이야기를 준비했고, 여성 해방의 서사를 통해 마음을 흔든다. 스산한 날씨와 잘 어울리는 스릴러 영화로 이 장르의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는 영화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바이포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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