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검색에서 TV리포트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TV리포트=강해인 기자] 연상호 감독이 인간의 내면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으로 박스오피스를 강타했다.
*기사 본문에는 영화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 ‘얼굴’이 9월 극장가 다크호스로 등장해 활약 중이다. 개봉일(9월 11일)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얼굴’은 다음 날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에 밀려 순위가 한 계단 하락했지만, 이번 주 정상을 탈환하며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2억 원이라는 저예산으로 제작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신선한 충격을 줬다.
‘얼굴’은 시각장애를 가졌음에도 전각 장인으로 명성을 쌓은 임영규(권해효 분)와 그의 아들 임동환(박정민 분)이 40년 전 실종된 아내이자 어머니 정영희(신현빈 분)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알아가는 이야기다. 정영희가 살해됐을 수도 있다는 말에 임동환은 어머니의 과거와 얽혀 있는 인물들과 만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죽음의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임동환이 정영희와 관련된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듣는 증언은 ‘못생겼다’였다. ‘얼굴’은 외모 탓에 놀림받던 여성의 삶을 따라가며 외적인 것에 집착하는 인간 욕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영희를 둘러싼 인물들은 그녀가 못 생겼기에 무시받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장님이자 남편인 임동규마저 외모에 민감해하는 모습을 통해 ‘얼굴’은 아름다운 외모에 열광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인지, 아니면 부끄러운 욕망인지 묻는다.
여기서 더 나아가 ‘얼굴’은 사회적 위치와 이미지를 중시하는 인간의 모습을 조명하며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한다. 임영규가 직접 볼 수 없는 아내의 외모에 혼란스러워하는 건 주변인의 반응 탓이었다. 그는 지인들이 정영희의 외모를 칭찬하는 말에 솔깃해 결혼했지만, 아내의 외모 탓에 자신도 웃음거리가 되자 분노한다. 그는 평생 정영희의 얼굴을 볼 일이 없다. 그럼에도 정영희 때문에 사회적 위치가 흔들린다고 생각하자 못난 선택을 한다.
어머니의 한을 풀려던 임동환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정영희의 외모를 비하하던 인물들을 증오하던 그는 자신과 아버지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어머니와 얽힌 진실을 덮는다. 그는 전각 장인으로 많은 존경을 받는 아버지의 신화성을 지켜 자신을 둘러싼 이미지를 방어하려 한다. 아버지의 명성에서 오는 이득을 놓치지 않고, 좋은 것만 취하려는 비열한 행동이다.
전각 장인 임동규의 다큐멘터리를 만들며 시청자의 알 권리를 언급하던 PD 김수진(한치현 분) 역시 속물이다. 그는 자극적인 소재에 미쳐있다. 김수진은 저널리즘이라는 말 뒤에 숨어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유도하고, 이를 몰래 찍으며 자신의 목적을 이뤄간다. 언론인으로서의 책임감보다는 프로그램의 대박으로 상사에게 인정받으려는 사회적 성공 욕구가 더 큰 인물이다.

이처럼 영규, 동환, 수진은 주변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중시하는 인물들이다. 흥미롭게도 영화 속 인물들은 자신의 부정한 탐욕을 당당히 추구하면서도 타인이 도덕·윤리성을 등질 때면 불쾌함을 숨기지 않는다. ‘얼굴’은 자신의 욕망은 괜찮다고 믿는 인물들의 비겁함을 통해 인간의 이기적인 민낯을 더 잘 볼 수 있게 했다.
연상호 감독은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영화 ‘부산행’·’반도’, 드라마 ‘지옥’ 등 다수의 작품에서 집단의 이기주의 및 집단 안에서 권력을 획득하려는 인간들을 조명해 왔다. ‘얼굴’ 역시 집단 내의 시선에 민감히 반응하고, 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지켜 이득을 보려는 인물들의 이야기였다. 연상호 감독의 작가주의적 야심이 잘 살아있었고, 덕분에 인간과 사회의 비릿한 면을 곱씹을 수 있는 영화였다.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느끼게 하는 인물들이 있어 작위적이고 불편할 때도 있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러나 영화의 뾰족한 메시지가 더 강조되는 효과는 분명 있었다.
무엇보다도 ‘얼굴’이 저예산으로 감독의 날카로운 목소리를 내세워 관객의 마음을 흔들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영화계 불황의 시대에 영화관에서 생존할 수 있는 영화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얼굴’은 이 시대의 관객이 스크린에 기대했던 얼굴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오래 회자될 수 있는 영화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영화 ‘





![하영 “로코물 첫 도전, ‘멜로 장인’ 정해인이 많이 도와줬다” [RE:뷰]](https://d3h3k01ny8mjr.cloudfront.net/tv-report/2026/08/08143838/CP-2022-0227-38898294-thumb-240x160.jpg)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