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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신은수가 만드는 청량감…’레트로 감성’으로 무장한 멜로 영화 (‘고백의 역사’)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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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바라만 봐도 기분 좋아지는 청춘 멜로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고백’은 마음에 있는 것을 털어놓는 행위다. 다양한 이유로 말할 수 없던 것들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순간의 떨림은 인생에서 한 번쯤은 경험할 법한 일이다. 그리고 학창 시절, 이성을 향한 고백은 인생의 향방을 결정할 것만 같은 중대사였다. 드라마 같은 고백 이후 로맨틱한 인연이 시작될 수 있지만, 반대로 흑역사가 생성될 수도 있는 결정적 순간이었다.

‘고백의 역사’는 1998년 부산을 배경으로 열아홉 소녀 세리(신은수 분)가 일생일대의 고백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자신의 콤플렉스인 악성 곱슬머리를 펴기 위해 작전을 계획하고, 그 과정에서 서울에서 온 전학생 윤석(공명 분)과 얽히면서 고교시절에만 느낄 수 있는 설렘 가득한 추억을 쌓게 된다.

이 영화의 장점은 무해함에 있다. 짝사랑하는 이성을 두고 신경전을 펼치고 경쟁하는 캐릭터들이 있지만, 귀여운 소동극에 그친다. 또한, 빌런이라 할 만큼 분노와 불편함을 생성하는 캐릭터가 주요 서사 속엔 보이지 않는다. 자극이고 불편한 요소를 최소화해 편안히 따라게 하는 작품이다. 화면 역시 청량감을 느끼게 하는 밝은 톤으로 에너지가 넘쳐 시원하고, 이미지 만으로 기분을 좋게 한다. 고교 시절의 맑고 해맑은 시간을 통해 힐링의 시간을 갖게 하는 작품이다.

학창 시절의 시간을 소환한 ‘고백의 역사’는 누구나 경험해 봤을 법한 소박한 일상을 중심으로 청년기의 고민을 담은 에피소드로 꽉꽉 채워져 있다. 그리고 이 소소함 속엔 우리의 추억을 자극할 만한 요소가 넘친다. 매일 들었던 종소리, 전쟁터이자 만담이 오가던 점심시간, 묘한 신경전과 애정이 싹트던 짝피구, 모든 이를 초조하게 했던 성적표 공개 등 고교시절의 마음을 흔들었던 사건들로 보는 이를 과거로 초대한다.

1990년대를 경험했던 세대에겐 더 특별할 수 있는 영화다. 골프 여제 박세리가 세계 1등이 되는 순간으로 문을 여는 ‘고백의 역사’는 대중문화의 전성기로 불리는 1990년대의 음악을 활용해 당대의 분위기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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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990년대는 대중문화의 전성기로 1세대 아이돌도 등장한 시기다. ‘고백의 역사’도 이를 반영해 당대 최고의 아이돌인 S.E.S.의 데뷔곡 ‘I’m Your Girl’부터 자자의 ‘버스 안에서’, 해바라기의 ‘사랑으로’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기 가요들로 귀를 즐겁게 한다. 그리고 당대의 복고풍 의상과 헤어스타일 등 레트로한 감성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화룡점정으로 당시 고백의 아이콘이었던 학알이 등장해 추억에 푹 빠지게 했다.

20년이 더 지난 과거를 지금의 청춘 배우들이 재해석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첫사랑 전문 배우로 이미지를 굳히고 있는 공명은 ‘고백의 역사’에서 순수의 시절을 완벽히 연기하며 그 시절 사랑받았던 소년들의 모습을 표현했다. 그리고 신은수, 차우민, 윤상현 등 신예 배우들은 고등학생들의 일상을 떼온 것 같은 모습으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긴장감을 형성하는 자극적인 사건이 없는 탓에 ‘고백의 역사’는 미지근한 작품이 될 수도 있었지만 이 청춘 배우들의 통통 튀는 매력으로 웃음이 떠나지 않게 한다. 시트콤 같은 고교생들의 일상은 마음을 열게 하는 힘이 있고, 이들이 만드는 사건엔 귀여움이라는 요소가 늘 묻어 있어 시청자를 미소 짓게 한다. 특히, 곱슬머리라는 설정에 부산 사투리까지 이색적인 모습을 유연하게 연기한 신은수의 매력이 잘 보이는 작품이다.

’고백의 역사‘는 고교시절의 추억, 고백의 감성, 청량한 이미지를 가진 로맨스 영화다. 최근 보기힘든 장르의 영화이자 오리지널 작품으로서 신선한 느낌으로 가득 채워져 앴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긴장감이 떨어지고, 익숙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또한, 대만 멜로로 대표되는 다른 첫사랑 작품과 비교해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부분도 약한 편이다. 그럼에도 기분 좋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 추천하기에 아쉬움이 없는 작품이다. OTT라는 환경 속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여전히 뜨거운 온도가 이어지고 있는 9월, 이 시기를 조금 더 청량하게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영화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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