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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건 ‘슈퍼맨’, 마블 DNA 성공적 이식…”가장 대중적인 DC 영화”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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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새로운 엔진을 장착한 DC가 변화한 모습으로 팬들을 설레게 했다.

마블과 DC는 코믹스에 이어 영화계에서도 오랜 기간 경쟁하며 히어로물의 두 축을 맡아왔다. 하지만 두 라이벌의 격차는 꽤 벌어졌다. 최근 마블이 유니버스를 구축하며 최전성기를 맞았다면, DC의 세계관 확장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관객 동원력이 많이 아쉬웠다. 이런 상황에서 DC는 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연출한 제임스 건을 품으며 위기를 극복하려 했다. 마블 DNA를 가진 감독은 DC를 대표하는 영웅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영화 ‘슈퍼맨’은 세계 곳곳의 위협에 맞서는 슈퍼맨(데이비드 코런스웻 분)이 국가 간의 일에 개입했다며 비판을 받고,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시민들의 엇갈린 반응 속에 방황하던 슈퍼맨은 그를 무너뜨리려는 렉스 루터(니콜라스 홀트 분)가 최강의 슈퍼 빌런들과 공격에 나서면서 역대급 위기를 맞게 된다.

제임스 건은 잭 스나이더가 2016년까지 연출했던 ‘슈퍼맨’을 새롭게 해석하며 시리즈의 변화를 알렸다. 그의 손에서 재탄생한 슈퍼맨은 잭 스나이더 때보다 인간적으로 표현됐다. 우선, 이전보다 강한 느낌이 없었고 연약한 면이 돋보였다. 영화의 시작부터 슈퍼맨은 패배했다는 자막과 함께 심각한 부상을 가진 채 등장한다. 그리고 영화 내내 적을 쉽게 제압하지 못하고, 렉스 루터를 공략할 방법을 찾지 못한 채 고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회의 규범과 문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영웅이라는 설정도 독특하다. 영화 속 슈퍼맨은 인간을 초월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 사회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으려 한다. 매체들에게 공격당하고, 인터넷 악플에 시달리는 슈퍼맨의 모습은 영웅보다는 셀럽의 삶을 보는 듯했다. 이처럼 ‘슈퍼맨’은 우리 현실에 초인적인 힘을 가진 영웅들이 있을 때 일어날 법한 일들을 전개해 흥미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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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건의 슈퍼맨은 자주 상처를 입고, 시민들이 던지는 물건에도 맞는 등 이전보다 전투력이 훨씬 낮게 보이게끔 연출됐다. 영웅의 강력함이 보이지 않아 아쉬울 수 있지만, 이를 통해 제임스 건의 슈퍼맨은 동료들 간의 관계와 협업에서 오는 재미를 배가 시켰다. 우선, 로이스 레인(레이첼 브로스나한 분)은 연인을 넘어 슈퍼맨에게 조언할 수 있는 캐릭터로 비중이 늘었고, 위험한 현장에 직접 뛰어드는 등 전작보다 능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 그린 랜턴(네이선 필리언 분), 호크걸(이사벨라 메르세드 분), 미스터 테리픽(에디 가테지 분) 등 동료들의 활약과 케미 덕에 ‘슈퍼맨’은 액션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익살스러운 그린 랜턴을 비롯해 고집 강한 성격으로 무장한 동료들은 영화에 활기를 더한다. 그리고 신 스틸러인 반려견 크립토는 귀여운 외형과 악동 같은 행동으로 관객의 시선을 강탈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조율했던 제임스 건의 장기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잭 스나이더 시절의 슈퍼맨은 엄청난 타격감에서 오는 위압감이 있었다. 반면, 제임스 건의 슈퍼맨은 액션의 타격감이 줄어 압도적인 느낌을 뿜어내던 아우라는 분명 사라졌다. 대신, 빌런 렉스 루터가 더 강하게 표현됨으로써 전투의 몰입감과 긴장감은 더 높게 연출될 수 있었다. 그리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이어 제임스 건은 팝 음악을 활용해 액션 장면을 뮤직비디오처럼 리듬감 있게 연출해 흥을 돋우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이번 ‘슈퍼맨’은 잭 스나이더 시절의 어두운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고, 경쾌한 액션을 통해 더 오락적인 느낌으로 재탄생했다. DC의 수장으로 올라 선 제임스 건은 마블의 DNA를 DC에 자연스럽게 이식했고, 덕분에 이번 ‘슈퍼맨’은 근래 DC 영화 중 가장 대중적이고 트렌디한 영화가 될 수 있었다. 이후 DC의 영화도 이런 경향을 따라가며 관객과의 접점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DC의 반격이 시작됐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영화 ‘슈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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