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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인기상 ‘로데오’…탈출구 없는 청년들의 이야기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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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칸영화제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영화가 개봉했다.

전 세계 영화팬들의 축제인 칸영화제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영화는 초대받지 못해 아쉬움이 크지만, 영화제 소식에 설레는 건 어쩔 수 없다. 올해 영화제에서도 좋은 작품들이 많이 공개된 가운데 칸영화제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는 영화 한 편이 개봉했다.

지난 2022년 제75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인기상을 받은 ‘로데오’는 피폐한 청년의 얼굴을 클로즈업해 씁쓸함을 느끼게 하는 영화다. 독립심 강한 줄리아(줄리 레드루 분)는 훔친 바이크를 타고 질주하는 데서 즐거움을 느낀다. 우연히 그는 바이크 패거리와 어울리게 되고, 그들의 보스는 줄리아에게 위험천만한 제안을 하면서 큰 문제에 얽히게 된다.

칸이 선택한 이 작품은 사회 중심에서 벗어난 여성의 삶을 조명했다. 영화엔 줄리아의 가족 및 친구 관계가 잘 보이지 않는다. 몇몇 장면을 통해 줄리아가 가족에게 환영받지 못한 존재라는 점, 그리고 타인과의 교류에 관심이 적다는 것만 알 수 있다. 사회에 잘 녹아들지 못하는 줄리아는 바이크 위에서만 에너지가 넘친다.

바이크를 훔치는 일탈을 즐기고, 다혈질 성격 탓에 타인과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줄리아를 이해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방황하고, 계속해서 자신을 망가뜨리는 것만 같은 그의 모습을 따라가는 건 정신적으로도 힘들다. 사회 속에서 행복할 방법을 찾는 걸 포기한 청년의 초상 같아 더 안쓰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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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가 유일하게 웃는 순간은 바이크를 타고 질주할 때다. 그는 답답한 삶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모터사이클의 열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불법 집회 ‘로데오’에 참여하기도 한다. 바람을 맞고 속도를 즐길 때만 줄리아는 행복할 수 있다. 어둡고 칙칙한 그의 일상과 비교되는 바이크 위에서의 짧은 행복이 그에겐 인생의 유일한 빛이다.

하지만 이 짧은 행복을 누리는 것도 쉽지 않다. ‘로데오’의 남성들은 여성이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걸 반기지 않는다. 그들은 여성의 자리를 오토바이 뒷좌석으로 한정하고 줄리아가 운전하는 걸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줄리아가 뛰어난 능력을 보여줘도 소용없다. 그리고 그가 이런 상황을 버티려 할수록 불합리한 상황과 폭력에 노출된다.

‘로데오’ 속 남성들이 구축한 세계는 폭력적이고 비정상적이다. 영화 속 여성들은 통제당하고, 남성들은 법을 초월해 힘을 과시한다. 이런 환경 때문에 줄리아가 일탈과 방황을 택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다 마지막에 ‘로데오’는 충격적인 방법으로 줄리아를 해방시킨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현실을 부각하는 듯해 여운이 더 짙었던 엔딩은 영화에서 확인해 볼 것을 권한다.

‘로데오’가 보여준 탈출구 없는 청년의 이야기는 남일 같지 않다. 장기화된 경기 불황으로 우리 사회의 청년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평범한 방법으로는 생존하는 것 이상을 추구하기 힘든 시기를 통과하는 중이다. 줄리아의 빛을 잃은 눈동자에서 다양한 청년의 공허함이 오버랩돼 더 서글펐던 작품이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영화 ‘로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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