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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 베송, 거장 이름값 톡톡히 해냈다 ‘도그맨’ [유일무비]

김연주 기자 조회수  

[TV리포트=김연주 기자] 영화에 담긴 n개의 화두 가운데 함께 나누고 싶은 재미를 선별했습니다. 사심을 담아 고른 한 편의 영화 속 단 하나의 재미, 유일무비입니다. *이 기사 본문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절망밖에 없는 한 남성의 인생, 그를 구원으로 이끈 동물과의 끈끈함을 조명하는 ‘도그맨’. 뤽 베송 감독의 마스터피스라는 표현이 걸맞는 작품이다. 아름다운 미장센,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음악, 허를 찌르는 대사까지. 뤽 베송의 내공과 저력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화 ‘도그맨’은 개들의 사랑으로 구원받은 남성, ‘더글라스’의 쇼보다 더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다. 안티히어로물이자 스릴러가 가미된 휴먼 드라마다. 제80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후보 및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시네마에 공식 초청되며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 ‘레옹’, ‘루시’ 등을 연출한 세계적인 거장 뤽 베송 감독의 신작이다. 

여장을 한 남성이 경찰에게 붙잡힌다. 죄명은 살인. 금발의 가발, 분홍색 드레스, 과한 화장을 한 남자는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동시에 의미심장한 말들을 쏟아낸다. 그가 타고 있는 트럭의 짐칸에는 100여 마리의 개가 실려있다. 첫 등장부터 강렬한 주인공 ‘더글라스’로 말할 것 같으면, 기구하고 또 기구한 삶을 짊어진 남성이다.

폭력적인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추종하는 형, 힘없는 어머니와 유년기를 보낸다. 전투견을 사육하던 아버지의 뜻을 거스른 어린 ‘더글라스’는 결국 개들과 함께 사육장에 갇힌다. 개들과 함께 철창신세를 진 채로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아버지에게 총을 맞아 평생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된다. 

보고 자란 게 미움이지만, ‘더글라스’는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가여워하고 존중할 줄 안다. 그가 개들과 철창에 갇히게 된 것 또한 아버지의 소유물로 살아가는 짐승, 개들에 대한 안쓰러움을 입 밖으로 토로한 탓이다. 철창의 생활은 끔찍했지만 ‘더글라스’의 마음을 읽은 개들은 그를 철저히 보호한다. 인간에게 상처받은 마음을 개들에게 치유한다. ‘더글라스’는 맹목적인 사랑을 경험하며 살아갈 이유를 찾는다.

철창에서 빠져나온 ‘더글라스’는 셰익스피어와 연기의 세계를 알려준 여성을 만난다. 그에게 모질기만 했던 세상에서 유일하게 따뜻함을 일깨워준 여성을 만나 처음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남모르게 사랑을 키워오던 사이에 여성은 결혼을 하게 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는 소식을 전한다. ‘더글라스’는 여성이 자신에게 내비친 감정이 사랑이 아닌 동정임을 깨닫고 좌절한다. 

“인간을 알아갈수록 개들이 좋아진다”. ‘더글라스’가 세상을 정리한 문장이다. 그는 세상이 외면해도, 두 다리가 성하지 않아도 거짓 없이 자신만을 바라봐 준 개들의 사랑을 품고 그런대로 살아간다. 누군가는 ‘더글라스’를 향해 비뚤어진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할 수 있지만 그를 계산 없이 안아준 진정한 첫사랑은 개들이다. 

연기를 좋아했던 ‘더글라스’는 일자리를 구하다가 드랙 공연을 하는 바에 취직을 하게 된다. 연기를 배웠던 그의 경험은 무대에서 빛을 본다. 무대에 선 ‘더글라스’는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다. 절망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주인공의 모습은 두고두고 기억에 날 정로도 강력하다. 

‘더글라스’와 그를 살게 하는 강아지들의 이야기. 무려 100여 마리의 개들이 동원된 ‘도그맨’은 캐스팅부터 특별했다. 촬영 현장에는 총 115마리의 강아지와 25명의 훈련사가 함께한 것으로 전해진다. 70마리 이상의 연기가 가능한 개들을 구하는 데 3~4개월이 소요됐고 적합한 개를 찾기 위해 프랑스까지 갔다는 후문이다. 그중 탄탄한 훈련으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 개들은 자신의 트레이너를 보유할 정도였으며 영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프랑스의 스타견인 도베르만은 단 하루 만에 촬영을 마치는 전문성으로 놀라운 연기를 선보여 스태프들의 감탄을 자아냈다고 한다. 

무엇보다 ‘더글라스’를 연기한 케일럽 랜드리 존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의 말콤 맥도웰, ‘헤드윅’의 존 카메론 미첼,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 등 명작 속 배우들이 떠오르는 연기를 선보인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케일럽 랜드리 존스는 ‘더글라스’를 연기하기 위해 휠체어 위 장애인의 삶을 느끼려고 노력했다. 6개월의 준비 기간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휠체어 위에서 보내며 그 삶의 느낌과 그에 따른 사람들의 시선을 이해하기 위한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캐릭터를 유지하기 위해 가능한 촬영 내내 휠체어와 함께 한 케일럽 랜드리 존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115마리 개들과 함께하는 고난도 촬영을 위해 3일 전 촬영장을 찾아가 개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지고 전문 훈련사들과 끊임없이 소통했다고 한다. 

여기에 뤽 베송 감독 특유의 미장센과 몰입도를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음악은 덤이다. 뤽 베송이 그린 절망과 좌절의 서사는 그럼에도 아름답다는 표현을 실감케 한다. 이에 대해 뤽 베송 감독은 “음악 역시 영화가 이루어지는 모든 일들이 현재 일어나기도, 미래에 일어날 것 같기도 한 느낌을 주는 데 기준을 삼았다”고 전했다. 

한편, ‘도그맨’은 오는 24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레드아이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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