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고립된 공간이 만드는 극도의 압박감, 그러나 실체가 부실했던 호러물 (‘키퍼’)

조회수: 

강해인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Google 검색에서 TV리포트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TV리포트=강해인 기자] 기묘한 공간을 무대로 관객의 심리를 압박하는 호러 영화가 관객과 만났다.

다양한 관계 속에 살아가는 우리는 스파이더맨처럼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직장에서든 친구들 앞에서든 우리의 내면을 그대로 노출하는 건 드물고, 또 쉽지 않은 일이다. 대개는 사회적 위치에 걸맞은, 혹은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가면을 쓰고서 나라는 역할을 연기한다. 너무도 잘 이해한다고 믿었던 이도 그 가면 속에 전혀 다른 면을 숨기고 있을지 모르기에 인간관계는 어렵기만 하다.

‘키퍼’는 연인 맬컴(로시프 서덜랜드 분)의 외딴 오두막에 도착한 리즈(타티아나 마슬라니 분)가 섬뜩한 환영을 목격하고, 믿을 수 없는 사건에 얽히게 되는 이야기다. 자상하고 다정한 맬컴과 달리 서늘한 오두막과 괴짜 같은 맬컴의 사촌 탓에 리즈는 겁을 먹고, 정서적으로 점점 피폐해진다. 이후 관객은 혼란스러운 리즈의 시선으로 기괴한 현상과 맬컴의 가면 속 진짜 얼굴을 목격하며 공포를 체험하게 된다.

이 영화는 공간 자체가 만드는 불길한 분위기로 관객을 압도한다. 우선, 인적이 드문 숲부터 극도의 고립감을 느끼게 한다. 우거진 나무가 빛을 차단하는 탓에 숲 전체가 스산한 향을 풍긴다. 영화의 주 무대가 되는 오두막은 앤티크함이 매혹적이지만, 동시에 외부와 완벽히 차단돼 감옥처럼 갑갑함을 느끼게 했다. 더구나 리즈에게는 낯선 곳이기에 어둠에 휩싸인 요소는 모두 공포의 동력이 된다. 이 압박감 속에 리즈는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연인 맬컴마저 의심하게 되며 점점 더 궁지에 몰리게 된다.

‘키퍼’는 이를 적극 활용해 심리 스릴러를 구축했다. 리즈가 환각과 현실을 오가며 섬뜩한 존재를 마주하고, 오두막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심리적 압박감이 증폭된다. 이 영화는 호러물에서 익숙한 점프 스퀘어를 지양하고, 음침한 공간에서 뭔가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로 심장을 요동치게 했다. 제작진은 무서운 상황을 대놓고 보여주는 연출을 택했는데, 그 지점에서 이 장르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관객에게만 보이는 미지의 존재가 리즈 곁을 기웃거리며 불길한 사건을 예고하고, 이 장면에서 영화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이른다.

실시간 급상승 기사

영화엔 리즈 외에도 숨겨진 희생자가 다수 등장하는데, 이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키퍼’의 메가폰을 잡은 오스굿 퍼킨스 감독은 본인이 백인 남성으로서 특권을 가진 존재였다면서, 가부장제를 비롯해 과거의 남성적 관습을 성찰하려 했다고 연출의도를 밝힌 바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듯 ‘키퍼’는 긴 역사를 관통해 폭력에 노출되었던 여성들의 한과 억압당한 시간을 조명하려 했던 작품이다. 맬컴의 오두막은 남성과 여성의 권력관계에서 비롯된 비극을 숨기고 있었고, 후반부에 이 관계를 역전시키며 통쾌함을 주려고 했다.

그러나 오스굿 퍼킨스 감독의 의도가 영화의 서사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다는 인상은 받기 어려웠다. 주인공 맬컴이 백인 남성으로 설정돼 있으나 ‘키퍼’에는 그의 서사가 파편적이고 짧게 제시돼 있다. 플래시백을 통해 잠깐 등장하는 과거 맬컴 형제의 행적을 가부장제와 백인 남성의 악습을 연결하는 건 비약으로 보인다. 때문에 영화 안에서는 오스굿 퍼킨스의 메시지를 읽기 어려웠고, 빌런 세팅도 탄탄하지 못한 탓에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을 때를 비롯해 맬컴이 처벌당할 때의 쾌감도 크지 않았다.

‘키퍼’는 초반부 기묘한 공간을 통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형성하며 심리 스릴러로서 재미를 충실히 쌓아갔다. 그러나 캐릭터를 비롯해 서사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해 장르적 재미는 물론, 감독이 의도했던 메시지까지 빛이 바랬다. 호러적 장치를 배제하는 연출을 택했기에 임팩트 있는 순간도 만들어 내지 못했다. 뭔가 있을 것 같은 분위기만으로는 매력적인 호러 영화가 될 수 없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그린나래미디어(주)

  • 투표에 참여해 보세요!

    • "부모님께 '오늘 이 사람 실제로 보고 왔어'라고 말했을 때, 가장 먼저 전화가 올 것 같은 트롯 스타는?"

      View Results

      Loading ... Loading ...
  • 댓글0

    300

    댓글0

    [영화] 랭킹 뉴스

    • 톰 홀랜드, 韓 극장가 집어삼켰다…'오디세이'→'스파이더맨 4'와 박빙 대결
    • 정해인→강하늘에 장원영까지…역대급 캐스팅에 믿고 보는 원작으로 기대 높이는 韓 영화
    • '톰스파' 6편까지 본다…톰 홀랜드, 후속편 계약完→'스파이더맨' 교체설 종식
    • 삶을 개척하기 위한 소녀들의 무해한 일탈 ('산양들')
    • 국내에선 치여도 해외에선 뜨겁다…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화제성 압도적인 韓 영화
    • 3만 관객인데…2일 만에 넷플 1위→전 세계 호평 이어 '벡델초이스10'까지 선정된 韓 영화

    당신을 위한 인기글

    • 황신혜 母, ‘전신마비 아들’ 결혼 반대했다→”부모님께 승낙받고 와” (‘같이삽시다’)
      황신혜 母, ‘전신마비 아들’ 결혼 반대했다→”부모님께 승낙받고 와” (‘같이삽시다’)
    • 안보현, ‘악연’ 정은채와 강렬한 재회 “이번 기수 돌아이는 너구나” (‘재벌형사2’)
      안보현, ‘악연’ 정은채와 강렬한 재회 “이번 기수 돌아이는 너구나” (‘재벌형사2’)
    • 현재 트럼프가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라 비난한 이 한국인 여성의 정체
      현재 트럼프가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라 비난한 이 한국인 여성의 정체
    • 한평생을 오빠 의대 등록금과 시댁 생활비 챙기며 헌신한 여배우 결국 이혼
      한평생을 오빠 의대 등록금과 시댁 생활비 챙기며 헌신한 여배우 결국 이혼
    • “역시 톱배우 클래스” 정우성 차고를 거쳐간 초호화 자동차들
      “역시 톱배우 클래스” 정우성 차고를 거쳐간 초호화 자동차들
    • 1년 공부해 서울대 갔는데…학점 0.1 받아 결국 14년 만에 졸업한 연예인
      1년 공부해 서울대 갔는데…학점 0.1 받아 결국 14년 만에 졸업한 연예인
    • 미국 떠난 홍명보가 타던 차 봤더니… 가격만 무려 ‘1억 6천만원’
      미국 떠난 홍명보가 타던 차 봤더니… 가격만 무려 ‘1억 6천만원’
    • 컵라면 먹을 때 젓가락부터 올렸다면? 의외로 모르는 컵라면 꿀팁 3가지
      컵라면 먹을 때 젓가락부터 올렸다면? 의외로 모르는 컵라면 꿀팁 3가지
    • 카이스트 나왔다며 교사에 갑질한 엄마…비난받자 “교사 안죽었잖아” 반박
      카이스트 나왔다며 교사에 갑질한 엄마…비난받자 “교사 안죽었잖아” 반박
    • 백화점에서는 5만원인데…다이소에서 5천원에 풀려 난리난 가전제품
      백화점에서는 5만원인데…다이소에서 5천원에 풀려 난리난 가전제품

    당신을 위한 인기글

    • 황신혜 母, ‘전신마비 아들’ 결혼 반대했다→”부모님께 승낙받고 와” (‘같이삽시다’)
      황신혜 母, ‘전신마비 아들’ 결혼 반대했다→”부모님께 승낙받고 와” (‘같이삽시다’)
    • 안보현, ‘악연’ 정은채와 강렬한 재회 “이번 기수 돌아이는 너구나” (‘재벌형사2’)
      안보현, ‘악연’ 정은채와 강렬한 재회 “이번 기수 돌아이는 너구나” (‘재벌형사2’)
    • 현재 트럼프가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라 비난한 이 한국인 여성의 정체
      현재 트럼프가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라 비난한 이 한국인 여성의 정체
    • 한평생을 오빠 의대 등록금과 시댁 생활비 챙기며 헌신한 여배우 결국 이혼
      한평생을 오빠 의대 등록금과 시댁 생활비 챙기며 헌신한 여배우 결국 이혼
    • “역시 톱배우 클래스” 정우성 차고를 거쳐간 초호화 자동차들
      “역시 톱배우 클래스” 정우성 차고를 거쳐간 초호화 자동차들
    • 1년 공부해 서울대 갔는데…학점 0.1 받아 결국 14년 만에 졸업한 연예인
      1년 공부해 서울대 갔는데…학점 0.1 받아 결국 14년 만에 졸업한 연예인
    • 미국 떠난 홍명보가 타던 차 봤더니… 가격만 무려 ‘1억 6천만원’
      미국 떠난 홍명보가 타던 차 봤더니… 가격만 무려 ‘1억 6천만원’
    • 컵라면 먹을 때 젓가락부터 올렸다면? 의외로 모르는 컵라면 꿀팁 3가지
      컵라면 먹을 때 젓가락부터 올렸다면? 의외로 모르는 컵라면 꿀팁 3가지
    • 카이스트 나왔다며 교사에 갑질한 엄마…비난받자 “교사 안죽었잖아” 반박
      카이스트 나왔다며 교사에 갑질한 엄마…비난받자 “교사 안죽었잖아” 반박
    • 백화점에서는 5만원인데…다이소에서 5천원에 풀려 난리난 가전제품
      백화점에서는 5만원인데…다이소에서 5천원에 풀려 난리난 가전제품

    추천 뉴스

    • 1
      국내외 다 터졌다…아시아 9개국 싹쓸이+4주 연속 TOP10→글로벌 흥행 가속도 붙은 韓 드라마

      TV 

    • 2
      잠잠하나 싶더니…홍석천, 다시 등장한 '사칭 계정' 박제…"조심하세요" [RE:스타]

      이슈 

    • 3
      '불륜 2번→성폭행' 개그맨, "합의한 일" 주장…첫 재판서 징역 7년 구형 [룩@글로벌]

      해외 

    • 4
      '1억' 보상에도 오리무중…통영 살인 사건 범인 얼굴 '최초 공개'

      TV 

    • 5
      박서진, 취미에만 '2천만 원' 쏟았다…"소비 다이어트 결심→1만 원대의 행복 즐길 것" ('살림남2')

      엔터 

    지금 뜨는 뉴스

    • 1
      공개하자마자 '1위'…역대급 수위→도파민 폭발 전개로 평점 대박 난 韓 드라마

      TV 

    • 2
      TV조선 사고 쳤다…'전 채널 1위→시청률 3.3%'로 안방 극장 휩쓴 韓 예능

      TV 

    • 3
      '47세' 김상혁, 이혼 6년 만 소개팅서 핑크빛 '물씬'…"예전에도 만날 뻔→운명인 줄 알았다" ('신랑수업2')

      엔터 

    • 4
      안젤리나 졸리 친오빠, 결혼 15일 만에 파경→게이 커밍아웃…"진정한 나" [할리웃통신]

      해외 

    • 5
      드디어 베일 벗는다…'27.1%' 전작 부담 속 '여주 교체' 초강수→오늘(7일) 2막 여는 韓 드라마

      이슈 

    adsupport@fastview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