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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매치와 뻔뻔함으로 빚은 극강의 코미디…재지 않고 폭주하는 ‘와일드 씽’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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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추억을 자극하는 코미디 영화가 관객의 마음을 흔들었다.

지난달 30일, 배우 하지원이 음악 방송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20년 전과 변함없는 그의 모습에 팬들은 열광했고, 해당 무대의 영상 조회수는 200만을 돌파했다. 과거를 소환하는 콘텐츠에는 추억과 감성을 자극하는 힘이 다. 이를 동력 삼아 웃음을 만드는 코미디 영화도 최근 화제다. 빛나는 비주얼을 가진 배우들이 아이들로 변신해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 ‘와일드 씽’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와일드 씽’은 인기 아이돌에서 생계형 방송인으로 전락한 현우(강동원 분)의 처절한 무대 복귀 도전기를 담았다. 20년 만에 무대에 오를 기회를 얻은 그는 옛 멤버 상구(엄태구 분)와 도미(박지현 분)를 설득해야 하는 미션이 주어진다. 보험 설계사로 빚에 허덕이는 상구는 여유가 없고, 재벌집 며느리로 화려한 삶을 살고 있는 도미는 복귀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이들 앞에 과거에 경쟁했던 성곤(오정세 분)까지 나타나며 상황은 꼬여만 간다.

이 영화는 지난 4월 공개된 뮤직 비디오로 포문을 열었다. 극 중 강동원·엄태구·박지현이 결성한 아이돌 그룹 ‘트라이앵글’의 ‘Love is’라는 곡은 H.O.T와 S.E.S 등 국내 1세대 아이돌이 연상되는 감성으로 무장해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1990년대 말 유행했던 멜로디와 함께 배우들은 당시 아이돌의 의상과 스타일을 찰떡 같이 소화하며 놀라움과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이 뮤비는 300만 조회수를 돌파했고, 영리한 홍보라는 평가와 함께 영화를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와일드 씽’에서 주연 배우들의 이미지 변신은 단연 최고의 기대 포인트였다. 독보적인 아우라로 관객의 마음을 흔들어 왔던 강동원은 아이돌 비주얼까지 섭렵하며 팬들을 설레게 했다. 무겁고 카리스마 있는 역을 다수 맡았던 엄태구는 촐싹 거리는 랩과 귀여운 포즈까지 소화하는 열정을 보였고, 박지현은 센터 자리를 자신만의 매력으로 채우며 현역 아이돌 못지 않은 비주얼을 뽐냈다. 여기에 오정세는 명품 발라더 역을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연기하며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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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씽’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것들을 나란히 배치해 웃음을 건져 올린다. 멤버들 간 친밀도가 낮은 ‘트라이앵글’이라는 팀부터 티격태격하며 이런 구도를 형성한다. 캐릭터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뻔뻔함이 더 돋보인다. 40대에 접어든 강동원과 엄태구는 20대를 직접 소화하며 흥미로운 순간을 다수 만든다. 비주얼은 손색없지만, 이들의 나이를 모를 리 없는 관객은 그 상황을 보는 것 자체가 재밌다. 특히, 엄태구가 과장된 코믹 연기와 어설픈 랩을 진지하게 쏟아내는데, 평소 내성적인 성격으로 유명한 배우이기에 이런 모습이 더 충격을 준다.

이런 미스 매치 설정의 화룡점정은 오정세가 연기한 성곤이다. 39주 연속 2위 자리를 지킨 비운의 발라더 재곤은 ‘고막남친’이라는 별명처럼 겉으로는 부드럽고 다정한 캐릭터다. 그러나 무대 밖에서는 질투심 강하고 속도 좁다. 연예계를 잠시 떠났다 20년 만에 돌아온 성곤은 더 기괴하게 변해 있다. 장발에 푸석한 피부 등 전체적으로 거친 분위기가 발라드 가수라는 이미지와 크게 충돌한다. 그럼에도 능청스럽게 청아한 목소리를 뱉고 진지하게 노래에 임하며 코미디를 주도한다. 중반부 이후부터는 극의 큰 웃음을 대부분 성곤을 통해 만들어진다.

‘와일드 씽’은 웃음 자체에만 집중하는 우직함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메시지와 감동을 강요하지 않았고, 코미디 영화의 클리셰도 거부하며 높은 텐션을 끝까지 유지한다. 20년 만의 재회 앞에서 감상에 젖을 법도 하지만, ‘와일드 씽’은 그런 순간에 크게 관심이 없다. 영화는 무대에 서기 위한 캐릭터들의 바람과 이를 막는 장애물이 끊임없이 부딪히며 사건을 만든다. 궁지로 몰린 캐릭터들의 어설프고 엉뚱한 행동은 어이가 없어 귀엽고, 때로는 애잔함을 느끼게 한다.

재지 않고 웃음 만을 위해 달려가는 영화이기에 관람 후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어딘가 결함이 있고, 인생의 상처가 있는 이들의 처절함에 호감을 느끼고, 응원을 하게 되는 지점도 있다. 온갖 실패의 순간을 함께 공유하기에 느낄 수 있는 마지막 무대의 뭉클함은 ‘와일드 씽’이 숨겨둔 최고의 매력이라 할 만하다. 맘 편히 웃고 싶은 관객에게 적극 권할 수 있는 코미디 영화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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