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검색에서 TV리포트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해당 리뷰 기사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TV리포트=강지호 기자] 눈물 나게 웃기고, 눈물 나게 간절하다. 귀에 익은 멜로디와 마지막 순간, 감정을 끌어올리는 음악까지 더해진 영화 ‘와일드 씽(손재곤 감독·롯데엔터테인먼트)’이다.
3일 개봉한 영화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코미디 영화다.
극 중 강동원은 트라이앵글의 리더이자 댄싱머신으로 활약했지만, 현재는 방송국 주변을 맴돌며 생계형 방송인으로 살아가는 황현우 역을, 엄태구는 형편없는 랩 실력에도 열정만큼은 뜨거운 트라이앵글의 폭풍래퍼 구상구 역을, 박지현은 트라이앵글의 천상보컬이자 센터로 은퇴 후 재벌집 자제와 결혼한 변도미 역을 맡았다.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낸 오정세는 과거 트라이앵글에 밀려 만년 2위를 차지한 비운의 발라드 가수 최성곤 역으로 분했다.
주연을 맡은 배우들은 ‘연예계 대표 내향인’이라 불리는 멤버들인 만큼, ‘와일드 씽’은 캐스팅 공개와 동시에 화제가 됐다. 뜨거운 호평과 함께 배우들의 뮤직 비디오, 음악 방송 일정까지 공개되며 노를 젓고 있는 ‘와일드 씽’은 웃음을 한가득 싣고 극장을 찾았다.


▲ 눈물 나게 웃기다…1위 할 만하네, “고마워요, 트라이앵글!”
강동원의 헤드스핀만큼 강렬하다. 앳됨을 주장하며 등장한 19살 황현우(강동원)와 그에게 동안이라고 말하는 박용구(신하균)의 첫 만남부터 ‘와일드 씽’은 관객에게 이 영화가 얼마나 정신없이 돌아갈 것인지를 예고한다.
최선을 다해 들어주기 힘든 랩을 뱉는 구상구(엄태구)부터 그 시절 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한 변도미(박지현)까지, 예상을 하고 극장을 찾았음에도 영화는 배우들의 열정에 의문이 들 정도로 파격적이다.
강렬한 열정에 당황하다 보면 트라이앵글의 ‘Love is’가 극장을 가득 채운다. 영화를 보고 나면 홍보의 효과가 실감 난다. 귀에 익은 멜로디와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은 어느새 관객을 트라이앵글의 (또는 최성곤의) 팬으로 만든다.
미소를 지으며 영화를 감상하다 보면 ‘만년 2등’ 최성곤(오정세)이 등장한다. 그리고 동시에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가 힘들다. 분명 작정하고 계획된 스타일임이 느껴지지만 브레이크 없는 질주가 빠르게 전개를 이끈다.
트라이앵글의 추락도, 최성곤의 몰락도 순식간이다.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가는 영화는 안타까운 순간마저 완벽하게 코미디로 빚어낸다.
‘와일드 씽’은 손재곤 감독의 치밀한 계산 위에 세워진 영화다. 대사와 캐릭터의 행동 하나하나까지 웃음을 향해 설계돼 있다. 자칫 작위적으로 보일 수 있는 장면들조차 받아들이게 만드는 힘이 작품 전반에 깔려 있다. 핵심 키는 치밀한 계산 위에 더해진 추억을 자극하는 멜로디와 배우들의 일당백 노력으로 완성됐다.
여기에 나태풍 역의 강기영, 엄태구를 위협하는 김기천, 변도미의 시어머니로 등장하는 박해미까지 특별출연한 배우들 역시 존재감을 가득 채운다.


▲ 오정세의 최성곤 ‘니가 좋아’…웃느라 생각이 멈춘다
흙에서 막 꺼낸 듯한 오정세를 보고 어떻게 웃지 않을 수 있을까.
현대를 배경으로 한 오정세의 칼춤이 시작되는 순간, 영화는 또 다른 속도로 쉼 없이 몰아친다.
말도 안 되는 상황도, 황당한 전개도, 구질구질하다 못해 안쓰럽기까지 한 캐릭터들의 모습도, 일단 웃게 되는 순간 아무래도 좋다. 관객이 생각할 틈도 주지 않는다
강동원과 엄태구가 만들어 가는 코미디와 오정세의 코미디가 결이 다른 점도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강동원의 ‘피식’하게 만드는 개그와 엄태구의 노력형 개그로 웃음을 쌓다 보면 오정세가 등장해 그대로 터트린다. 여기에 박지현의 감미로운 보컬은 트라이앵글이라는 그룹에 대한 알 수 없는 팬심까지 불러일으킨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잘 짜 소동 속에서 영화는 마지막 순간까지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 뒤집어지고, 깨지고, 도랑으로 떨어지고, 문짝이 뜯겨나간 자동차처럼 만신창이가 돼도 네 사람은 무대로 향한다. 그런 의미에서 ‘와일드 씽’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을 가장 영화적으로 풀어낸 작품 같다.

‘와일드 씽’은 웃음을 위해 직진하는 작품이 아니다. 급커브, 회전, 풀악셀, 급기야 접촉 사고까지 웃음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작품이다.
쉼 없이 웃다 보면 어느 순간 뭉클함이 밀려온다.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과 다시 무대에 선 네 사람의 모습은 의외의 여운을 남긴다.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설 때쯤이면 배우들의 열정에 감탄하게 되고, 어느새 트라이앵글과 최성곤의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한참을 웃고 극장을 나선 뒤에도 ‘Love is’와 ‘니가 좋아’가 머릿속을 맴돈다면, 그건 이미 이 영화가 성공했다는 뜻이다.
최성곤이 부른 ‘니가 좋아’의 가사처럼 웃겨서 아무래도 좋았던 영화 ‘와일드 씽’은 지금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6월 3일 개봉. 러닝타임 107분. 12세 이상 관람가
마지막 한마디. 코미디 영화 보다가 울어보긴 처음
강지호 기자 / 사진= 영화 ‘와일드 씽’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