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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보다 위기 의식”…韓 영화의 미래가 보내는 러브레터 ‘극장의 시간들’

강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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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지호 기자] 이종필 감독이 ‘극장의 위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지난 3일 씨네큐브에서는 18일 개봉한 영화 ‘극장의 시간들’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김대명, 원슈타인, 이수경, 홍사빈, 고아성, 장혜진, 김연교, 이종필 감독, 윤가은 감독, 장건재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극장의 시간들’은 이종필, 윤가은, 장건재 감독이 만든 3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앤솔로지 영화로, 함께 웃고 울고 꿈꾸며 언제나 변치 않는 친구가 되어준 극장과 영화에게 보내는 ‘시네마 러브레터’다. 지난해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상영 당시에는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직접 관람하고 한국 영화 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기차의 기적소리로 시작되는 ‘극장의 시간들’은 이종필 감독의 ‘침팬지’를 시작으로 윤가은 감독의 ‘자연스럽게’, 장건재 감독의 ‘영화의 시간’이 차례대로 이어진다.

이날 간담회에서 세 감독은 각자의 뚜렷한 연출 의도와 참여 계기를 밝혔다. ‘침팬지’를 연출한 이종필 감독은 “처음 씨네큐브 25주년 기념작 제안을 받았을 때 단순한 극장 홍보 영상이 아니라 자유로운 창작을 제안 주셨다”며 “오래전부터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던 침팬지에 관한 기억이 있었는데, 그 이야기가 극장과 영화의 속성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 기록하는 의미로 임했다. 오랜 친구인 배우 김대명 등과 즐겁게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럽게’를 연출한 윤가은 감독은 “영화를 더 즐겁게, 놀이처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던 시기에 제안받은 프로젝트”라며 “조금은 헐거운 상태에서 배우들과 자유롭게 작업해보고 싶었다. 어린 배우들과 함께 좋은 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는 놀이가 될 수 있을지, 그 치열함을 렌즈에 자연스럽게 담고자 했다”고 작품 속 의도를 전했다.

장건재 감독은 ‘영화관’이라는 공간에 대한 각별함을 드러냈다. 장 감독은 “씨네큐브는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무척 아끼는 공간이라 프로젝트 취지에 걸맞게 극장 자체를 무대로 의미 있는 작업을 해보고자 했다”고 참여 계기를 밝혔다.

간담회에 함께한 배우들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먼저 이종필 감독의 ‘침팬지’에 함께한 김대명은 “내가 존경하는 감독님이자 나의 친구인 이종필 감독님과 첫 작업을 극장을 주제로 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작품에 함께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이종필 감독님을 워낙 오래 봐왔기 때문에 세월 속에서 꺼내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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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필 감독과 영화 ‘탈주’,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추게 된 홍사빈은 “제대 후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촬영했다. 너무 좋아하는 이종필 감독님과 함께라 어떤 역할이건 좋았다. 기회가 된다면 또 어떤 역할이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파반느’를 통해 이종필 감독과, ‘한국이 싫어서’를 통해 장건재 감독과 함께한 경험이 있는 고아성은 이번 앤솔로지 ‘극장의 시간들’ 속 ‘자연스럽게’를 통해 윤가은 감독과 첫 작업을 하게 됐다. 고아성은 “이 자리에 계신 세 감독님과 모두 작업해 본 경험이 있어서 지금 이 자리가 마치 ‘세계관 붕괴’처럼 어색하고 신기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고아성은 “이종필 감독님과 ‘파반느’ 작업을 마친 뒤 공허함이 컸다. 전화를 걸었더니 ‘극장의 시간들’을 작업한다고 하셔서 현장 일손이라도 돕게 해달라고 연락했다. 그랬더니 ‘얼씬도 하지 마라’고 하시더라”며 “그런데 그날 저녁 윤가은 감독님이 출연 제안을 주셨다. ‘이종필 감독님을 이기고 싶다’고 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극장을 향한 러브레터와 같은 영화인 만큼 코로나19 바이러스 이후 꾸준히 대두되고 있는 ‘극장 위기론’ 역시 하나의 주제가 됐다. 이종필 감독은 “코로나 이전에도 ‘극장의 위기’라는 말은 꾸준히 언급됐던 것 같다. 사실 한국보다 더 위기인 영화 시장도 많이 있지 않나 싶다. 그런데 한국 영화계는 꾸준히 ‘위기’를 말하면서 오히려 ‘위기의식’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식 속에서 꾸준히 살아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고 남다른 시선을 전했다. 

윤 감독의 시선도 이어졌다. 그는 “모두가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관에 갔던 시절은 위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모든 것이 풍족하다고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 않나. 시대마다 환경이 달라지는 만큼 이 시대가 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선 감독들의 의견들과 궤를 같이한다고 설명한 장 감독은 “위기를 말하는 사람이 누군가 싶다. 일단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영화 ‘극장의 시간들’은 지금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강지호 기자 / 사진= 영화 ‘극장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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