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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연기와 삶을 연결해 뭉클한 순간을 만든 영화가 관객과 만났다.
좋은 연기란 무엇일까.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배우가 캐릭터에 이입해 작품을 빛내고 있다. 이들이 캐릭터에 접근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른데, 그중 유명한 게 스타니슬랍스키의 ‘메소드 연기’다. 배우가 인물 그 자체가 되는 걸 지향하는 메소드 연기는 말론 브란도, 알 파치노, 로버트 드 니로 등 연기의 대가들이 추구하며 명성을 얻었다.
영화 ‘메소드연기’는 새로운 캐릭터가 되고 싶지만, 각인된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배우의 고민에서 출발한다. 영화 속 이동휘는 코미디 영화로 이름을 알렸고, 그 이미지 탓에 이후에도 코믹한 배역만 들어온다. 웃기는 연기가 싫었던 그는 오랜 공백기 끝에 사극에 캐스팅되며 염원하던 메소드 연기를 펼칠 기회를 얻는다. 그런데 촬영 첫날부터 크고 작은 사고가 터지고, 배역 역시 자신의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수정되며 상황이 꼬여만 간다.
이 영화는 배우 이동휘가 자신을 연기하는 흥미로운 설정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응답하라 1988’의 동룡 역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후 영화 ‘극한직업’·’범죄도시4’, 드라마 ‘카지노’·’파인: 촌뜨기들’ 등 매체와 장르를 오가며 탄탄히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선과 악을 오가며 다양한 캐릭터를 자신 만의 색깔로 구축하며 극에 에너지를 만들어 왔다. 그러나 전 국민적 사랑을 받은 ‘응답하라 1988’과 ‘극한직업’의 이미지가 워낙 강했던 탓에 코믹한 이미지로만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

‘메소드연기’엔 이동휘의 실제 고민이 담겼고, 그는 제작까지 참여하며 스크린 밖 배우의 욕망과 고민 등 심리를 생생히 표현했다. 영화에는 실제 이동휘를 적극 극 안으로 끌어와 설득력을 높이려한 시도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패셔니스타, 천만 배우 등 실제 이동휘가 가진 수식어를 캐릭터에 녹였고, 그의 대표작이 오버랩되는 포스터도 작품 속에서 만날 수 있다. 이처럼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어 몰입감일 높인 것이 ‘메소드연기’의 독특함이자 재미다.
‘메소드연기’는 이미지로 소비되고, 또 영광을 얻는 배우의 명과 암을 동시에 조명한다. 영화 속 이동휘는 대중의 사랑을 얻었지만, 배우로서 꿈을 거세당한 채 괴로워한다. 웃긴 이미지가 아닌 진정성 있는 연기로 재평가를 받고 싶어 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쌀쌀하다. 여기서 영화는 배우의 꿈을 실현하지 못한 이들을 이동휘 주변에 배치하며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뜻깊은 일인지 말하기도 한다. 이런 딜레마를 느끼는 캐릭터의 심리를 이동휘는 섬세하게 관객을 웃기고 울린다.
영화는 그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전시하며 여러 장르의 매력을 한 작품 안에서 즐길 수 있게 했다. 이동휘는 작품이 없어 백수처럼 지내다 형과 티격태격하며 지질한 모습을 노출하는 생활 연기, 엉뚱한 해프닝의 연속인 촬영장에서 코너에 몰려 진땀을 흘리는 코미디 연기, 배역에 몰입해 완전히 새로운 인물로 변신하는 정극 연기까지 소화해 낸다. 특히, 후반부 메소드 연기를 향한 한을 풀듯 감정을 뿜어내는 롱테이크 신의 에너지가 상당하다.

코믹한 상황이 중심에 있지만, ‘메소드연기’는 웃음만을 쫒지 않는다. 연기에 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고, 메소드 연기법을 우리 삶까지 확장하며 따스한 순간을 만든다. ‘메소드연기’는 이동휘 외에도 삶 속에서 다양한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아들이 걱정할까 자신의 비밀을 숨겨야 하는 어머니, 꿈에 도달하지 못해 괴로워도 내색 않고 하루를 씩씩하게 견디는 캐릭터들을 이동휘 주변에 배치해 연기, 그리고 좋은 연기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한다.
영화는 각자의 자리에서 연기를 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사연을 전하며 관객의 마음을 흔든다. 개인적 아픔을 딛고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는 인물들의 사연을 통해 그들이 임하는 연기의 가치와 무게를 말한다. 인생이란 무대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연기하고 있는 이들에게서 우리의 얼굴을 발견하게 설계된 영화다. 특히, 좋은 어머니가 되기 위해 모든 걸 감내하고 아들을 완벽히 속이는 정복자(김금순 분)의 미소가 여운이 강하다.
이처럼 ‘메소드연기’는 평생을 ‘나’를 연기해야 하는 우리의 숙명을 돌아보게 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를 위해 혹은, 삶을 견디기 위해 연기하는 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준다. 가장 영화적인 요소로 관객을 응원하는 듯해 눈길이 오래 머문 작품이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주)바이포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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