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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 진중함과 말의 무게 사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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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바타 조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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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조혜련 기자] 말의 무게를 아는 배우. 정해인에 대한 첫 이미지가 그랬다.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는데 단어 하나, 음절 하나에도 고심의 흔적이 묻어났다. 주변 사람들조차 ‘침묵이 어색하지 않은 친구’라고 말할 만큼 대답 한마디도 진중하고 또 진중하다. 제 꿈을 이루고자, 제 사랑을 이루고자 할 때엔 불도저 같았던 드라마 속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정해인은 SBS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김수현 극본, 손정현 연출)에서 유쾌하고 붙임성 있고 단순 용감한 성격을 지닌 유세준 역을 맡아 열연했다. 대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그래, 그런거야’에서 안정적인 직업을 바라는 부모와 제 꿈을 찾고 싶은 20대 청년의 부딪힘으로, 이나영(남규리)과의 러브라인으로 시청자의 주목을 받았다.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만난 정해인은 드라마의 끝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 듯했다. 처음 경험한 긴 호흡의 드라마, 몇 달을 가족처럼 마주했던 배우들과 못 본다는 생각을 하면 아쉽고 섭섭한 생각도 든다고. 마지막 회를 보고 나야 종영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는 그였다.

“지난해부터 벌써 8개월 이상을 ‘그래, 그런거야’ 선배님들과 함께 했어요. 긴 호흡 드라마가 처음이다 보니 드라마 중·후반부에서는 ‘체력관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지막 촬영은 정말 더위와의 싸움이었어요. 세트에는 그나마 에어컨을 틀어놓지만 난 야외 분량이 많아서 힘들더라고요. 작은 편의점에 스태프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다 보니 열기가 장난 아니었죠.”

지난해 겨울도, 유독 더웠던 올해 여름도 ‘그래, 그런거야’와 함께 난 정해인이었다. 특히 이순재 강부자의 손자이자 홍요섭 김해숙의 막내아들, 쟁쟁한 선배들과 호흡해야 했다. 정해인은 “김해숙 선생님과의 촬영 분량이 가장 많았다. 선생님께서 드라마의 화자이다 보니 더욱 바쁘셨는데, 그런 와중에도 개인 시간을 내서 대본도 봐 주시고, 고민도 들어주시고 했다. 막내아들이라고 더욱 많이 챙겨주시고 예뻐해 주셨다”라며 웃었다.

드라마가 후반부로 향할수록 세준과 나영의 러브라인이 부각됐다. 사돈 간의 사랑으로 어른들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사랑의 도피를 할 만큼 두 사람에게는 절실한 마음이었다. 남규리와의 호흡에 대해 물으니 정해인은 “너무 좋았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남규리가 김수현 선생님 작품을 했던 경험이 있어서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팁도 많이 줬어요. 리드도 해줬고, 무척 좋았죠. 나영과 세준의 야외촬영은 유독 날씨가 안 도와줘서 고생했어요. 춘천 레일바이크를 타러 갔을 때엔 바람이 너무 불어 촬영이 지연됐고, 경주에서는 너무 더웠고요. 구름 때문에 대기 상태로 기다린 적도 많고, 어느 날엔 비 때문에 못 찍기도 했어요. 날씨에 얽힌 에피소드가 많은 커플이었어요.”

정해인은 남규리뿐 아니라 ‘그래, 그런거야’로 호흡 맞춘 젊은 배우들과도 돈독한 사이가 됐다. 그는 “매주 대본 리딩을 하고, 촬영 전 감독님이 단합대회 자리를 마련해 준 덕에 돈독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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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전 감독님이 자리를 마련해서 젊은 배우들끼리 술 마시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술 한 잔 하다 보니 금방 친해졌고, 그 덕분인지 호흡이 더욱 좋았던 것 같아요. 김수현 작가님과 함께 매주 화요일에 전체 대본 리딩을 했어요. 이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고, 리딩 후에 세트촬영을 했죠. 다 같이 모여서 지난 회에 대한 이야기, 연기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어요. 배움의 연속이었고, 덕분에 ‘그래, 그런거야’가 더욱 화목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2014년 TV조선 ‘백년의 신부’를 통해 데뷔한 정해인은 tvN ‘삼총사’ KBS2 ‘블러드’, 영화 ‘레디액션 청춘’ ‘장수상회’ 등을 통해 연기 경험을 쌓았다. 크고 작은 역을 가리지 않은 그는 ‘그래, 그런거야’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자신을 진하게 각인시켰다. 긴 호흡의 드라마가 마지막 장만을 남겨둔 지금, 다음 계획은 어떻게 될까.

“아직은 모르겠어요. 한 작품을 끝내면 다음 작품이 들어가기 전까지 이번 작품을 모두 다운로드해서  다시 확인하고, 내 연기에 대한 피드백을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내 연기에 대해서 부족했던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이번에도 필요할 것 같아요. 내 장단점을 좀 더 잘 알게 된 후라면 모를까, 아직은 ‘어떤 연기를 하고 싶다’는 것보단 내게 주어지는 대로 다 하고 싶어요. 내게 잘 맞는 옷, 어울리지 않는 옷, 부족한 부분까지 메워나갈 수 있도록 ‘많은 경험’이 지금 제겐 가장 중요해요.”

평범한 학생에서 대학 진학과 군 생활을 통해 모습을 갖춘 배우라는 꿈, 자신의 꿈을 견고히 다져가는 걸음걸음마다 ‘후회’라는 감정이 묻지 않도록 노력을 더하는 중인 정해인. 그가 그리는 ‘배우’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즐거움이라는 말이 희(喜) 뿐이 아닌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모두 담을 수 있게요. 또 보는 이들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잘 표현할 수 있는, 대리만족을 잘 시켜줄 수 있는 배우. 이를 잘 이행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초면인 상대와 마주 앉아 자신의 속내를 모두 털어놓기란 당연히 쉽지 않다. 어디까지 보여주고 어디까지 진솔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분명히 있을 터. 하지만 어색함을 보내고 하나씩 제 속내를 꺼내놓는 정해인은 인터뷰 시간을 더욱 짧게 느끼게 했다. 다음을 기약하며 인터뷰를 마칠 즈음 정해인은 ‘이 말’을 꼭 인터뷰에 실어 달라 당부했다.

“‘그래, 그런거야’를 함께 했던 선생님들, 스태프들께 ‘고생 많이 하셨다’고 인사 드리고 싶어요. 비현실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서 더욱 현실 같은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였다고 생각합니다. 시청자들께서도 마지막까지 애정 부탁드려요.”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FNC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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