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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 한석규 “모두가 돈만 얘기하는 세상, 최민식과는 통한다”[인터뷰]

김수정 조회수  

[TV리포트=김수정 기자] 인터뷰하기 힘든 배우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 ‘예, 아니오, 모르는데요’ 단답형과 일장연설형. 한석규는 후자다. “우리 일단 노트북부터 덮죠”라며 인터뷰 자리에 앉은 그는 “제가 그냥 떠드면 될까요”라며 긴 얘기를 시작했다. 세종의 어머니 원경왕후 민씨의 얘기부터 인도의 카스트제도까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그의 얘기는 결국 세종과 장영실, 한석규와 최민식의 관계로 귀결됐다. 인간 취급도 받지 못 했던 영실과 왕 세종이 천문을 얘기할 때의 눈빛이나, 모두가 돈을 얘기하는 충무로에서 연기 철학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한석규와 최민식의 눈빛 모두 반짝였다는 얘기로 말이다.

“개봉을 앞둔 소감이요? 다 본 영화인데 소감은 무얼..소감은 없어요. 전 세종을 연기하기 전, 세종 엄마를 많이 생각했어요. 사람에게 영향을 많이 주는 건 어쨌든 부모잖아요. 내가 연기를 계속하게 만든 원동력은 뭘까. 제가 대학생 때 키우던 개가 죽었는데 엄청나게 울었어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를 보고도 전율을 느끼며 울었죠. 폭풍처럼. 개가 죽는 거든, 뮤지컬을 보는 거든 모두 예술적 체험이죠. 난 예민한 사람이에요. 내가 왜이리 예민한 사람이 됐을까. 엄마가 저 어렸을 때부터 극장을 많이 데리고 다녔거든. 그 영향 때문이 아닐까..”

‘천문:하늘에 묻는다’는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 분)과 장영실(최민식 분)의 숨겨진 얘길 그린 작품. 드라마 ‘서울의 달’, 영화 ‘넘버3’, ‘쉬리’로 호흡맞췄던 최민식과 한석규가 20년 만에 다시 만나 캐스팅 단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실제 동국대 연영과 선후배 사이로 30년 넘게 막역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두 사람의 카메라 밖 모습은, 카메라 안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눈만 마주쳐도 서로의 마음을 아는 세종과 영실, 돈과 권력만 밝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순수한 열정을 품었던 두 사람. 한석규과 최민식의 모습과 겹쳐보인다.

“세종의 아버지(태종)는 민씨의 남자를 다 죽였어요. 생각해보세요. 정략결혼해서 남편이 왕이 됐는데 그 남자가 우리집 남자들을 다 죽였어. 막내 아들은 10대 때 죽었고. 그런 민씨는 과연 제 정신이었을까요. 세종은 아버지에 의해 외삼촌, 외가 친척들이 모두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고 어머니 민씨에 대한 강한 연민을 느꼈을 거예요. ‘그 누구든 죽이지 않고 살린다’는 세종의 마음은 결국 어머니 때문인 거죠.”

한석규는 이런 얘길할 때 눈을 반짝이며 함께 고개를 끄덕여주는 존재가 바로 최민식이라고 말했다.

“민식이 형이랑 이런 얘기하면 둘 다 눈빛이 반짝반짝해요. 다들 ‘이도, 엄마 서로 무슨 상관인데. 우리 돈 얘기합시다’라고 하거든. 그런데 민식이 형이랑 얘기하면 눈이 반짝거려. 서로 추억도 많고 공동의 관심사도 많고. 세종과 장영실도 그런 사이예요. 다른 사람과 천문 얘기하면 ‘전하, 우리 돈 얘기, 권력 얘기합시다’라고 했을 거예요. 세종은 그런 돈, 권력 얘기는 재미가 없었을 거예요.”

노비인 영실과, 그런 영실을 파격적으로 기용한 세종. 영화는 노비와 왕을 떠나, 천재와 천재, 서로를 가장 잘 알아주는 벗의 관계, 존경과 흠모와 애정의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허진호 감독의 예민한 연출력과 한석규, 최민식의 완벽에 가까운 열연이 낳은 결과다. 

“세종은 사람은 절대 안 죽여요. 끝까지 그 사람을 고용해 일을 시켰다고. 한마디로 뽑아 먹을 때까지 뽑아 먹는 거지. 그런 사람이 안여 한 번 잘못 만들었다는 이유로 영실을 죽여? 이도(세종)는 영실을 절대 안 죽였어요. 죽일 수가 없어요. 눈이 반짝반짝하는 사람을 어떻게 죽여. 내가 민식이 형을 어떻게 죽이냐고. 이도는 분명히 장영실을 좋아했어요.”

한석규는 이도의 영실에 대한 마음, 영실의 이도를 향한 마음을 말하며 목소리가 높아졌다.

“인도의 카스트제도처럼, 당시 조선의 노비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그런 사람이 아닌 사람인 내가 왕과 얘길 나눠. 그런데 대화가 통해. 그런데 그 왕도 나를 좋아해줘. 인간 같지도 않은 나를. 영실이 이도를 좋아하는 마음이 상상이 가세요? 전 상상만으로도 전율이 와요. 민식이 형은 그걸 상상하고 연기한 거예요.”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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