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나라 기자] 박보영한테 까불었다가 홍콩여행 제대로 하고 온 김영춘.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일진 학생으로 출연 중인 그는 1985년생 올해 서른 세 살이다. KBS2 드라마 ‘학교 2013’에 출연 당시에도 29살의 나이로 교복을 입어 화제가 됐던 그였는데, 서른이 넘어서까지 학생 역을 맡을 줄은 미처 몰랐다.
배우 김영춘은 최근 TV리포트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힘쎈여자 도봉순’ 촬영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 치킨집·편의점 알바, 고생의 3년
MBC ‘무한도전’ 돌아이 콘테스트에서 ‘힝~ 속았지’로 눈도장을 찍은 그는 ‘학교 2013’에서 변스패치로 활약하며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걸었다. 이후 MBC 드라마 ‘투윅스’에도 캐스팅되면서 꽃길을 걷는 듯했다. 그러나 다음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고, 그렇게 뜻하지 않은 공백을 갖게 됐다. 배우가 작품을 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백수’가 된다. 김영춘이 생계를 위해 택한 건 치킨집과 편의점 아르바이트였다.
워낙 개성 있는 마스크 때문인지 김영춘이 일하는 곳을 찾는 사람들은 종종 그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넸다. 다들 김영춘이 사장인 줄 알았다. 아니라고 해도 믿지 않는 눈치였다. 처음엔 부끄러운 마음도 앞섰지만 생각해보니 이 상황이 자신에게 닥친 현실이었다. 김영춘이 일하는 편의점 사장은 그를 배려해 ‘친척 형이 하는 거라고 해라’라고 했는데 김영춘은 근황을 물어오는 손님들에게 “요즘 일이 없어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일부 손님들은 일하는 제 모습을 보고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런 말이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론 ‘그런 생각 안 하셔도 되는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시급에 만족하고 저도 납득이 가니까 일을 하는 거지, 만약 싫었다면 이 일을 하지 않았을 거예요. 집에만 있으면 뭐 해요. 역삼동 자이 아파트가 한창 지어질 땐 거기 가서도 일을 했어요. 제 지분도 조금 있는 셈이죠.”
고생의 3년이 흐르고 드디어 김영춘에게도 기회가 왔다. ‘힘쎈 여자 도봉순’ 오디션에서 합격 한 것.
그럼에도 김영춘은 “‘도봉순’ 오디션에 합격하고도 알바는 계속했다. 드라마 촬영 때문에 그만 둘 때 사장님이 좋아하셨다. 응원한다고, 분명히 잘 될 거라고 연락도 자주 왔다”며 “앞일은 알 수 없지만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 “박보영의 오랜 팬, 종방연 때 고백할 거예요”
“우아하고 귀엽다. 게다가 고상하다” 김영춘이 박보영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박보영의 오랜 팬이었던 그는 3년 만의 드라마 캐스팅에 이어 박보영과 한 작품에서 만나는 행운까지 얻었다.
김영춘은 “아직 보영 씨가 제가 팬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면서 “종방연 때 팬이라고 고백할 거다. 사진 한 번 찍자고 말하고 싶다”며 설렘을 드러냈다.
김영춘의 바람은 박보영처럼 ‘춘블리’가 되고 싶은 것. 그는 “제가 박보영 씨를 보면서 느낀 건 정말 사랑스럽다는 거다. 굳이 이름 앞에 ‘뽀블리’라고 한 이유가 있구나라는 걸 느꼈다. 무엇보다 실제 모습도 환상을 깨지 않는다. 팬들의 믿음을 깨지 않는 배우인 것 같다”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늘어놨다.
이어 “좋아하는 배우이고, 팬이자 선배다. 이 분을 보면서 ‘사랑스럽다’는 게 뭔지 배웠다. 이런 기운이 있으니까 현장 분위기도 당연히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33살, 올해엔 결혼하고 싶어요”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미소가 번지는 날씨. 딱 김영춘의 기분이다. 점점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그. 편안하게 보이는데 맛있는 연기를 추구하는 그는 웃긴데 감동을 줄 수 있는 코드를 선호하고 있다. 기분 좋음은 잠깐이지만 감동은 오래가기 때문. 그러려면 배우 생활을 오래 해야 한다고 매 순간 결심한다.
배우로서는 이제 막 걸음마를 한 새내기이지만 남자 김영춘은 어느덧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었다. 서른셋. 또래 친구들은 이미 결혼했거나 아이 아빠가 돼 있을 나이다.
그는 “상대가 없어서 그렇지, 개인적으로는 올해 결혼도 하고 싶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아이를 진짜 좋아하기 때문. 최근 결혼한 동생이 임신 소식을 전해오자 누구보다 기뻐한 김영춘이다. “앞으로 ‘조카바보’가 될 생각이다. 조카가 나와도 이렇게 기쁜데 내 아이가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김영춘이 솔로가 된 지는 6년이나 지났다. 그런데도 요즘은 ‘좋은 분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생각에도 설레고 있다.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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