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배우 조승우가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영화 ‘명당'(박희곤 감독)으로 ‘내부자들’ 이후 약 3년 만에 충무로로 복귀한 조승우. 그는 이번 작품에서 천재 지관 박재상 역을 맡아 흡인력 넘치는 연기로 ‘역시 조승우’를 외치게 만든다.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 ‘관상’, ‘궁합’을 잇는 역학 3부작 완결판이다.
조승우가 연기한 박재상은 땅의 기운을 읽어 운명을 바꾸려는 이. 강직하고 올곧은 인물인 그는 왕실 묏자리를 이용해 권력을 차지하려는 장동 김씨 가문 계획을 막은 보복으로 가족을 잃는다. 13년 후 몰락한 왕족 흥선(지성)에게 왕실 권위를 뒤흔드는 세도가를 몰아내자는 제안을 받는다.
“심리적으론 강하지만 겉으론 정적인 인물이 박재상이죠. 모든 인물이 대립하고 발산하는 가운데 박재상마저 쏟아낼 순 없었어요. 중간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게 중요했죠. 튀는 연기, 에너지가 분출하는 연기를 할 수 없었죠. 중간에서 묵묵하게 축을 받쳐줄 인물이 필요했는데, 박희곤 감독님이 ‘너밖에 팔 사람이 없다’라며 꼬셨어요.(웃음)
조승우는 ‘내부자들’, 드라마 ‘비밀의 숲’, ‘라이프’, 그리고 ‘명당’에 이르기까지 줄곧 소신 있는 캐릭터를 맡아왔다. 그 이유를 묻자 “뜻이 있는 작품만 하고 싶다”고 답했다.
“멋있고, 재밌고, 화려한 작품보다 다소 밋밋할지라도 의미 있는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요. 제가 작품을 택할 때 기준도 아주 조금이라도 대중에게 의미를 줘야 한다는 거예요. 그게 아니면 아무 의미가 없어요. 내가 왜 배우를 해야 하지라는 질문에도 같은 생각이에요. 배우가 단순히 즐거움만 줘야 할까요. 제가 ‘맨 오브 라만차’ 공연을 보고 배우 길을 걷게 된 것처럼, 제가 출연한 작품이 누군가의 삶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줄 수 있길 바라요.”
다소 빤한 질문이지만, 그에게 연기 잘하는 법을 물었다. 그는 모든 답은 대본에 있다며 대본을 파고, 파고 또 판다고 했다.
“모든 답은 대본에 있어요. 대본 안에 모든 게 다 들어있어요. 대본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공부하고, 궁금한 게 있으면 감독님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이러한 기본적인 과정을 거쳐 열심히 하는 거죠. 너무 단순하죠? ‘비밀의 숲’, ‘라이프’ 이수연 작가님은 대본을 다 써놓고 배우에게 주거든요. 그런데 요새는 대본 1,2부까지만 써놓고 배우에게 건네는 작가님들이 있어요. 정말 웃기지도 않죠. 이 작품이 어떤 방향성을 갖게 될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출연을 하나요.”
평소 풍수지리에 대해서 관심이 전혀 없었다는 그는 땅보다 집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는 무대 위, 카메라 안 폭발적인 모습과 달리 평소에는 반려견과 소소한 행복을 나누며 집돌이의 삶을 즐긴단다.
“가정이 생기면 집 짓고 과일 나무도 심고, 채소도 길러먹고, 염소도 키워보고 싶어요. 제가 집돌이거든요. 동물들도 키우고 있고요. 제가 키우는 강아지가 13살 삽살개 단풍이이에요. 이 녀석이 갑자기 배가 아픈 거예요. 담낭 제거 수술을 받았는데, 나이가 많다 보니 합병증과 마취 걱정이 컸어요. 다행히도 큰 수술을 마치고 나서도 잘 회복해 더 어려지고 밥도 잘 먹는 모습을 보며 정말 행복했어요.”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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