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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나래 기자] 한국 드라마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온 배우 최불암의 삶과 철학이 다시금 세상 앞에 펼쳐졌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다큐멘터리 ‘파하, 최불암입니다’에서는 오랜 세월 “우리 시대의 아버지”로 불려온 그의 두 번째 이야기가 공개돼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그가 소화해 온 수많은 노인 역할이 재조명됐다. 그는 실제 자신보다 세 살 위인 故신성일의 작은아버지로, 다섯 살 연상인 故이순재의 아버지로 분하는 등 나이를 초월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 원동력에 대해 그는 “노인은 아름답다. 그분들의 입장을 존중하고 지혜를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드라마 ‘전원일기’ 속 금동이 이야기도 다시금 주목받았다. 극 중 금동이는 입양된 아이였고, 최불암은 혈연을 넘어 마음으로 자식을 받아들이는 아버지상을 연기해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다만 정작 본인은 그 역할이 마음에 걸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작가의 상상에서 나온 이야기지만 세상에는 실제로 금동이 같은 처지의 아이들이 있지 않겠느냐”며 “그 아이들에게 진짜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고민은 말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후 그는 직접 어린이 후원 활동에 나섰고, 배우 김혜자를 비롯한 ‘전원일기’ 동료들과 힘을 모아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을 돕는 캠페인으로 확산시켰다.
1980년대 중반 실종 아동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을 때도 최불암은 발 벗고 나섰다. 경찰청과 손잡고 관련 프로그램 기획에 힘을 보탰고 미아 찾기 특별 생방송에 직접 출연해 헤어진 아이와 부모들이 다시 만나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했다. 난치병 어린이를 위한 기부 방송에도 꾸준히 얼굴을 비쳤으며 후배들은 그를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꾸셨던 분”이라고 기억했다. 또한 그는 한때 방황했던 소년원 청소년들을 직접 찾아가 변화의 가능성을 언급,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고자 정치 무대에도 뛰어들었다. 이주일, 이순재 등과 함께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해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에 당선, 교육위원회에서 청소년 문제 해결에 앞장섰다.

1996년 다시 연기 현장으로 돌아온 최불암은 “배부른 삶보다 아름다운 삶을 살고 싶다”며 “대한민국의 낭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특히 그는 배우란 단순히 대본 위의 인물을 재현하는 사람이 아닌 삶이라는 거대한 작품을 온몸으로 완성해 가는 존재임을 자신의 생애 전체로 증명해 보였다.
김나래 기자 / 사진= MBC ‘파하, 최불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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