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리포트=허장원 기자] 화면 너머의 누군가를 끌어내려야 조회수가 오르고, 조회수가 곧 돈이 된다. 그 구조를 정면으로 겨눈 다큐멘터리가 플랫폼 지표 맨 윗자리에 올랐다.
웨이브 독점 다큐멘터리 ‘포식자들: 사이버 레커, 전쟁의 기록'(이하 ‘포식자들’)은 타인의 사건·사고를 자극적으로 가공해 수익을 올려온 이른바 ‘사이버 레커’의 실체와, 그들에게 맞선 피해자들의 기록을 담은 작품이다. 폭로를 무기로 삼은 유튜버들의 생태계를 증언과 자료로 하나하나 짚어간다.

27일 웨이브에 따르면 ‘포식자들’은 지난주(10월 19~25일) 시사교양 부문 유료 가입 견인 1위와 시청 유저 수 1위를 동시에 차지했다. 유료 가입 견인 부문에서는 공개 직후부터 2주 연속 정상을 지켰다. 시청 유저 수 순위는 전주보다 두 계단 뛰어올라 지상파·종편의 주요 프로그램들을 앞질렀다. 온라인 반응도 뜨겁다. 유튜버 ‘장사의 신’ 은현장이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에 맞서기 위해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 이른바 ‘쯔양 협박 사건’에 얽힌 레커들의 금전 거래 내역을 담은 클립은 각각 수백만 조회수를 넘겼다.


▲ 쯔양 협박부터 김수현 녹취록까지…카메라 앞에 선 증언자들
지난 23일 공개된 3·4회는 폭로를 미끼로 금품을 챙겨온 레커들의 민낯을 정조준했다. 유튜버 쯔양의 과거를 빌미로 협박해 실제 돈이 오갔던 사건에 대해서는,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유튜버 전국진(‘주작감별사’)과 쯔양 측 법률대리인 김태연 변호사가 직접 카메라 앞에 앉아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유명인 공갈·협박 사건을 맡았던 수사팀장도 출연했다. 그는 ‘연예부장’ 채널을 운영하던 고(故) 김용호가 미화 15만 달러를 받는 장면이 담긴 영상 등 증거를 확보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김용호가 숨지면서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끝났다고 밝혔다.


배우 김수현을 둘러싼 폭로전도 비중 있게 다뤘다. 가세연은 앞서 고 김새론의 사망에 유튜버 이진호와 김수현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음성이라는 녹취록과 제보자 피습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다큐멘터리는 같은 날 가세연 기자회견장 바로 옆방에서 이진호와 은현장이 맞불 기자회견을 열게 된 뒷이야기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강경윤 기자와 공익 제보자의 연대로 성사된 이 회견에서 두 사람은 녹취록이 이른바 ‘뉴저지 사기꾼’이 인공지능(AI)으로 조작한 음성 파일이고, 피습 사진 역시 인터넷에서 가져온 이미지라고 반박했다. 이후 가세연 김세의 대표는 김수현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됐다.

방송을 지켜본 이진호도 반응을 내놨다. 그는 자신의 채널에 장문의 글을 올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정말 잘 만든 작품이었다”고 했다. 지난 1년 7개월에 대해서는 “하루아침에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됐고,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을 겪었다”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다. 정말 한국을 떠날 생각까지 했으니 말이다”라고 고백했다. 작품을 보면서는 “솔직히 방송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났다”고 했다. 다만 “한정된 분량으로 인해 그 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충분히 다뤄지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움도 남겼다. 그는 강경윤 기자와 은현장 대표, 포렌식 전문가, 김세의 대표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이어온 김수현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저 혼자였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받아쓰는 언론에도 메스…피해자들이 남긴 경고
‘포식자들’의 시선은 레커들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레커의 일방적 주장을 사실 확인 없이 옮겨 적으며 피해를 키운 기성 언론의 ‘2차 가해’ 구조에도 메스를 댔다. 검증 없이 퍼 나른 기사들이 레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과정을 차례로 보여준다. 지난 7월 허위·불법 정보 유포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통과되며 제도적 장치는 마련됐다. 그러나 강경윤 기자는 “법적으로는 첫 단추를 꿴 것이지만 아직은 과도기적 상황이며, 꾸준한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져야 하는 시기”라고 짚었다.

피해자에서 생존자가 된 이들의 목소리는 시청자를 향했다. 은현장과 그룹 ‘오메가엑스’ 등은 “환호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어디서든 범죄는 진화하고 ‘제2의 가세연’도 생겨난다. 사이버 레커들의 자극적인 영상을 한 번쯤 의심하고, 제발 선동당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포식자들’은 현재 웨이브에서 전편을 볼 수 있다.
허장원 기자 / 사진= 웨이브 ‘포식자들: 사이버 레커, 전쟁의 기록’, 채널 ‘리스팩트 이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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