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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5관왕·차트 정상 등극’ 주연→35년 만 넷플릭스 출격 ‘쌍끌이’ 결실 맺은 이 영화

배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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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배효진 기자] 희대의 식인 살인마 한니발 렉터를 연기했던 배우 앤서니 홉킨스가 최근 클래식 작곡가로 변신해 새로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그를 스타덤에 올린 대표작 ‘양들의 침묵’까지 국내 넷플릭스에 재등장을 앞두면서, 배우와 작품이 나란히 겹경사를 맞은 모양새다.

▲작곡가로 변신, 클래식 차트 정상까지

홉킨스는 본업인 연기뿐만 아니라 작곡가로도 성과를 얻었는데, 지난달 21일 데카 클래식을 통해 발매한 앨범 ‘라이프 이즈 어 드림’이 같은 달 30일(현지 시각) 영국 오피셜 클래식 차트 정상에 오른 것.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하고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이 앨범에는 그가 60여 년에 걸쳐 써온 관현악 작품 12곡이 담겼다. 88세에 작곡가라는 새 이름표를 단 배우가 데뷔 앨범으로 곧장 차트 1위를 밟은 셈이다. 홉킨스는 ‘양들의 침묵’에서 “그자의 간을 파바빈(누에콩)과 이탈리아산 키안티 와인을 곁들여 먹었지”라는 대사로 관객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후 ‘남아 있는 나날’, ‘닉슨’, ‘아미스타드’, ‘두 교황’ 등에서 묵직한 연기를 이어갔고, 마블 ‘토르’ 시리즈에서는 오딘 역을, ‘더 파더’에서는 기억을 잃어가는 노인 역을 맡아 83세에 두 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단 20분 출연으로 오스카 5관왕

1991년 개봉한 영화 ‘양들의 침묵’은 홉킨스에게 첫 아카데미 트로피를 안긴 작품으로 이름 높다. 러닝타임 138분짜리 영화에서 그의 실제 등장 시간은 16분에서 20분 사이에 불과했지만, 1992년 제6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각색상 5개 부문을 모두 휩쓸며 화제가 됐다. 아카데미 역사에서 이 5개 부문을 한 작품이 동시에 가져간 사례는 1934년 ‘어느 날 밤에 생긴 일’, 1975년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와 함께 ‘양들의 침묵’까지 단 3편뿐이며, 공포·스릴러 장르로 작품상을 받은 것도 이 작품이 처음이다. 

30여 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도록 이 기록을 넘어선 작품은 나오지 않고 있으며, 스릴러나 호러 계열이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를 때마다 꾸준히 비교군으로 소환되는 이유다. 조나단 드미 감독은 렉터 박사와 클라리스 스탈링(조디 포스터)의 대화 장면마다 인물이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클로즈업을 반복해 사용하며, 관객이 스탈링의 시선에서 렉터의 압박감을 그대로 체감하도록 만들었다. 대사와 시선 처리만으로 공포를 빚어내는 이 연출 방식은 이후 여러 범죄 스릴러와 드라마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반복해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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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만의 재개봉, 여전한 인기와 평점 9.21

1988년 발표된 토머스 해리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양들의 침묵’은 제작비 1,900만 달러로 만들어져 전 세계 2억 7,2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 제작비 대비 14배가 넘는 수익률이다. FBI 수습 요원 스탈링이 피해자 전원이 몸집 큰 여성이고 피부가 도려내진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며, 범인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 수감된 렉터 박사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뼈대를 이룬다. 프로파일러, 즉 범죄심리분석관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장르에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작품으로 꼽히며, 살인마와 수사관이 좁은 공간에서 대화만으로 대치하는 구도 역시 이후 장르물의 단골 장치로 자리 잡았다. 

현재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 9.21을 기록 중인 이 영화는 “안토니 홉킨스가 15분 나온다는 걸 이미 알고 봤는데도 1시간은 넘게 본 거 같은 이상한 기분”, “범죄심리 스릴러의 교과서”, “차가운 공포와 치밀한 심리전이 완벽히 조화를 이루는 명작 스릴러” 등 세대를 넘나드는 호평이 꾸준히 쌓이고 있다.

배우로서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대표작과, 작곡가로서 새 이력을 써 내려가는 근황이 같은 시기에 맞물리며 홉킨스를 향한 관심은 한층 더 커지는 분위기이며, 35년 전 스크린 앞에서 렉터를 마주했던 관객과 알고리즘 추천으로 이 작품을 처음 만나는 이들 모두에게 같은 이름이 새삼 회자되고 있다. 영화 ‘양들의 침묵’은 내달 1일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배효진 기자 / 사진= 영화 ‘양들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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