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영화, 드라마, 시트콤 등 장르를 오가며 ‘환상의 말맛’을 선사하는 이병헌 감독이 박서준, 아이유와 함께 ‘드림’으로 돌아온다.
이병헌 감독의 신작 ‘드림’의 제작보고회가 30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려 이병헌 감독, 박서준, 아이, 김종수, 고창석, 정승길, 이현우,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이 참석했다.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 분)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2010년 대한민국이 첫 출전한 홈리스 월드컵 실화를 모티브로 한다. ‘천만 감독’ 이병헌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박서준, 아이유, 김종수, 고창석, 정승길, 이현우,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 등이 출연해 팀워크를 펼친다.
이날 제작보고회 현장에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이병헌 감독은 10년 준비한 이 영화를 오랜 준비 끝에 선보이게 된 심경, ‘배우 이지은’이 ‘배우 아이유’를 선언한 사건, 그리고 가뭄을 겪고 있는 한국 영화에 대한 응원이 담긴 시간이다.
‘극한직업’ 이후 4년 만에 돌아온 이병헌 감독은 “대회 취지와 저희 영화의 기획 의도가 같은 맥락이고, 그것이 마음에 들었다.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겠다 생각했다. 고민이 가장 짧았던 작품이지만 만들어서 내놓는 시간은 제일 오래 걸렸다”라고 제작의 이유를 밝혔다. 이 영화는 10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밣긴 이병헌 감독은 “영화 제작은 수많은 사람을 설득하는 과정이고, 거절을 피할 수 없다. 그런 부침이 많았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 너무 파란만장하고 길었다”라고 털어놓으며 “거절 앞에서 이 영화가 당신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의미있고 재미있는 영화라는 것을 증명할 시간이 됐고, 자신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병헌 감독은 오랜 시간 ‘드림’을 준비한 만큼 부담감도 크다고 고백했다. 그는 “‘극한직업’이 성공했을 때 ‘드디어 ‘드림’을 찍을 수 있겠구나’ 했다. 또 다시 부침이 있고 코로나도 생겨 어려운 과정이 있었다”라면서 “‘극한직업’ ‘멜로가 체질’의 성공이 있었기 때문에 제작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훨씬 더 부담이 된다. 앞선 영광이 아니었다면 할 수 없었을 수 있던 것이라서 유의미한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 어느 때보다 부담감이 크고 데뷔할 때보다 훨씬 떨린다”라고 고백했다.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휩쓸려 징계 중인 축구선수로, 홈리스 축구팀 감독을 맡게 된 홍대 역의 박서준은 “‘드림’이 제 기억에 ‘이태원 클라쓰’ 끝나고 바로 촬영을 시작했는데 관객과 만나기까지 우여곡절,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이어 “저의 3년 전 모습이다. 정말 오랜만에 극장에서 관객을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레고, 너무 오랜만이라 걱정도 된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아이유는 축구대표님의 모습을 다큐에 담는 방송국 PD 소민으로 분한다. 다큐 PD를 연기하기 위해 평소 자신을 따라다니는 메이킹 감독을 관찰했다는 아이유는 “‘이렇게 카메라를 드시는구나’ 하고 보면서 캐릭터에 사용했다”라고 캐릭터 준비 과정을 전했다. 아이유를 캐스팅한 데 대해 이병헌은 “제가 선택한 게 아니라 그가 나를 캐스팅해준 것”이라며 “허준석을 캐스팅한 이유? 궁금할 수 있다. 아이유를 캐스팅한 이유? 어색하다. 제가 감히”라고 아이유와 함께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박서준은 아이유와의 첫 만남에 대해 박서준은 “평소 굉장히 팬이고, 기대도 많이 했다. 현장에서 어떨지 궁금했다. 투닥거리고, 티키타카를 하면서 촬영이 끝나갈 무렵 조금 더 많은 씬이 있었으면 좋았겠다 했을 정도로 반갑고 즐거웠고 마지막엔 아쉬웠다”라고 밝혔다. 이에 아이유 “개인적으로 기대가 되는 현장이었는데, 현장에서 감독님이 돌발적 리액션을 주셨다. 그럴 때마다 박서준이 그걸 유연하게 캐치해서 본인 것으로 만드는 걸 보며 대단하고 부럽다고 생각했다”라고 훈훈하게 화답했다.
고창석과 이현우도 이병헌 감독과 처음 함께하게 됐다. 고창석은 “개인적으로 안 지는 오래됐는데 작업은 처음이다. 워낙 평소 유쾌해서 촬영장도 부드럽고 유쾌했다”고 말했다. 이현우는 “너무 행복했다. 감독님께서 차분한 유머를 종종 보여주신다. 현장이 정말 부드럽고 잘 흘러갔다”라고 이병헌 감독의 현장을 경험한 소감을 밝혔다.
이병헌 감독의 작품에 여러 차례 출연했던 배우들이 이번 ‘드림’에 대거 합류했다. 김종수는 “늘 회차가 아쉬웠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길게 나오는 것을 달라’ 했더니 너무 길게 나오는 걸 줬다”라고 행복한 투정을 했다. 이어 “워낙 독보적인 감독이고 매력적이라 너무 기뻤고, 누구보다도 하고 싶은 작품이었고, 찍는 내내 즐거웠다”라고 덧붙였다.
‘멜로가 체질’ 때 처음 이병헌 감독과 만난 정승길은 “좋은 작품에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라면서 “대스타와 함께 연기해본다는 게 감개무량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양승길은 “이병헌 감독 작품을 거의 다 해서 사장님 같다. 항상 절 잊지 않고 캐스팅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홍원표는 “감독님 작품은 늘 준비하는 과정부터 즐거웠다. 제일 마지막에 캐스팅 됐는데 혹시 안 될까 조마조마했다. 막상 연락을 받고는 ‘더 잘해야지’ 하면서 준비했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전하며 “감독님 사랑합니다”라고 냅다 고백했다. 허준석은 “사랑해요”라고 운을 떼며 “워낙 오래돼서 눈빛만 봐도 알게 됐다. ‘있는 듯 없는 듯 있어줘라’라고 해주셔서 이번에도 추임새 넣으면서 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영화에서 처음 만난 박서준과 아이유는 남다른 티키타카 호흡을 선보일 것을 예고했다. 박서준은 아이유가 연기한 소민에 대해 “치열하고 열심히 산다”라고, 아이유는 홍대에 대해 “당장 데뷔해도 될 정도의 비주얼”이라고 서로를 칭찬하며 현장에서도 남다른 호흡을 보여줬다. 박서준은 “거의 매 장면이 (티키타카가 잘되는) 그런 현장이어서 잘해야겠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엄청 더웠던 날,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곳도 없었다. 티키타카를 생각하다 보니 점점 햇빛에 녹아내리더라. 날씨 때문에 쉽지 않았지만 좋았다”라고 아이유와의 연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배우들의 티키타카 호흡에 대해 이병헌 감독은 “티키타카는 제가 원하는 대로 나오기 어렵다. (전작에서는) 후반작업을 통해 제가 만지는 부분도 있는데 이번에는 편집 돼서 나오는 느낌이었다. 제 노동력을 많이 줄여줬다. 제 개런티를 올려주신 분들이다”라고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배우들은 헝가리 촬영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배우들은 골프 이야기를 하며 서로 가까워졌지만 현지 상황은 사실 그렇게 녹록지 않았다. 김종수는 “부상을 달고 다니며 씬은 소화해야 하고, 다들 속이 타 들어가는 상황이었다”라고 떠올리며 “코치진, 스태프 다들 고생이 너무 많아 위로하기도 쉽지 않았다. 누구라도 잘못되면 스톱이 되니 불안감도 있었다”라고 해외 로케를 떠올렸다. 고창석은 “관객으로 나온 보조 출연자들도 같이 웃고 울어주셨다. 헤어질 때 가슴 먹먹하게 서로 안아줄 때 뿌듯하고 감동적이었다”라고 훈훈한 현지 분위기를 전달했다.
한편 이날 아이유는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시간 호칭 정리를 하며 ‘아이유’로만 활동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이유는 ‘이지은’이라는 이름으로 배우 활동을 해온 데 대해 “오히려 혼동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더라. 3월에는 아이유, 5월에는 이지은이면 기자들도 헷갈리고 팬들도 헷갈릴 수 있었다”라면서 “어차피 저는 한 명이라 아이유로 하기로 했다”라고 호칭을 정리하기도 했다.
손흥민과 절친한 박서준”제가 그런 레벨은 아니기 때문에, 영화 팀에서 붙여준 트레이닝팀과 함께 했다. 운동 삼아 같이 공을 찰 때가 있는데, 친한 형이라서 공격수를 시켜준다. 손흥민은 본인 운동 삼아 나온 거라 절대 슛을 때리지 않고 공을 주는데 상대방 골대 앞에서 받아서 슛을 하려는데 놓치고 우리 진영으로 볼이 오면, 분명 옆에 있었는데 돌아보니 우리 골대에 가 있더라. 이게 국대의 체력이구나, 너무 빠르다, 이게 국가대표 수준이구나 직접 눈으로 목격했다.
공교롭게도 스포츠 영화인 ‘리바운드’와 비슷한 시기에 극장에서 선보이게 됐다. 이에 대해 이병헌 감독은 “우연의 일치이고 날짜도 멀어 경쟁작이라기고 하기는 뭐하다”라면서 “지금은 ‘제발 한국영화 잘돼라’ 이런 분위기라서 ‘리바운드’도 잘됐으면 좋겠다. 이번이 큰 위기인데 항상 극복해왔고 극복해낼 거라 생각한다. 애정 갖고 지켜봐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장항준 감독의 ‘리바운드’를 응원했다.
이병헌 감독이 같은 이름을 자신의 작품에 자주 등장시키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사실 친구들 이름”이라면서 “겹치는 이름들이, 작품이 쌓이다 보니 관객들도 그걸 알아버리셨다. 대단한 세계관은 없다. 이름을 바꾸도록 하겠다”라며 특별한 세계관은 없다고 못 박았다.
다양한 캐릭터의 매력을 맛있게 잘 버무린 축구 영화 ‘드림’. 이병헌 감독이 10년 동안 관객에 선보이기를 염원했고, ‘극한직업’과 ‘멜로가 체질’의 성공 덕분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작품이다. 이병헌 감독은 데뷔작 ‘스물’ 때와 비슷한 착장으로 제작보고회에 나서 초심을 얘기했다. 첫 영화 때와 같은 떨림과 설렘, 부담감을 안고 관객에게 마침내 선보이게 된 ‘드림’, 이병헌 감독은 “온 가족이 편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쉬운 형태의 상업영화이길 바랐다. 티켓값이 아깝지 않도록 후반 공정 열심히 하겠다”라면서 관객에게 영화관을 찾아줄 것을 부탁했다.
‘드림’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케미스트리, 불가능한 꿈을 향한 특별한 도전으로 끌어낼 유쾌한 웃음과 공감을 선사한다고 자신하고 있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백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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