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혜리 너마저…”
저주는 비켜가지 않았다. tvN ‘응답하라’ 시리즈에 출연한 배우들이 차기작에서 부진을 겪는 현상을 일컫는 ‘응답’의 저주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인기에 힘입어 SBS 수목드라마 ‘딴따라’ 여주인공을 꿰찬 혜리의 활약상이 부진한 것. 낮은 시청률은 차치하더라도, 혜리가 ‘응팔’을 통해 받은 연기 호평이 거품이 아니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응답’의 저주가 또 고개를 든 것이다. 누가 이 잔인한 저주를 풀 것인가.
우선 류준열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그는 오는 25일 첫 방송되는 MBC 새 수목극 ‘운빨 로맨스’를 통해 데뷔 후 첫 지상파 주인공에 도전한다. 같은 회사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이인 선배 황정음과 커플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명실상부 최고의 ‘로코퀸’으로 떠오른 황정음의 상대 역을 맡은 것만으로도 화제다.
류준열은 황정음의 열렬한 대시를 받는 게임회사 CEO 제수호 역을 맡았다. 황정음은 점과 미신을 맹신하는 심보늬 역을 맡는다. 대세들의 코믹 멜로 호흡이 관전 포인트. 전작 ‘응팔’에서 시크하지만 섬세한 감정을 지닌 정환 역으로 ‘츤데레’ 매력을 폭발시킨 류준열은 ‘운빨 로맨스’를 통해 로코 연기에 도전한다. 신작이 성공을 거두면, 대세를 넘어 확실한 입지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응답’의 저주를 깰 배우로 누구보다 류준열이 주목받고 있는 건 ‘응답’이 만든 스타덤 중 속도나 반응 면에서 그만큼 뜨거웠던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서인국, 정우, 유연석도 ‘응답’이 배출한 남자 스타지만 류준열의 스타덤은 아이돌형에 가깝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팬덤의 관심은 뜨겁다 못해 치열할 정도다.
무엇보다 ‘운빨 로맨스’의 원작이 네티즌 사이에서 신선한 재미를 검증받은 작품이라는 점, 출연했다 하면 시청률을 보장하는 황정음이 그의 파트너라는 점이 ‘응답’의 저주를 깰 긍정적인 요인으로 점쳐지고 있다. 저주를 깰 부담을 류준열 홀로 지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또 안방 리모컨을 장악하는 힘이 있는 황정음에게 기댈 수 있는 환경도 저주를 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혜리가 ‘응답’의 저주를 풀 1호 배우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딴따라’는 아직 절반도 채 달려오지 않은 작품이다. 뒷심이 발휘된다면 진정한 수목극 왕좌의 주인이 없는 현 상황에서 언제든지 반격을 가할 수 있을 것이다. 혜리와 류준열 중 과연 ‘응답’의 저주를 깰 1호 배우는 누구일까.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류준열, 황정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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