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JTBC 드라마 ‘송곳’이 방영된 후, “저 배우 누구야?”, “이름이 뭐야?”라며 주목받은 청년이 있다. 바로 극중 지현우의 아역으로 나온 배우다. 지현우와 임시완을 닮은 신비로운 비주얼에, 묵직한 연기로 시선을 끌은 그. 하지만 포털 사이트에 프로필도 안 뜨니, 시청자의 궁금증을 더욱 키웠다. 그러더니 그는 KBS2 ‘함부로 애틋하게’에 출연했고, 송중기, 박보검이 소속돼 잘 나간다는 블러썸 엔터테인먼트의 배우라는 사실을 알렸다. 이 배우의 이름은 이서원, 나이도 행동도 풋풋한 스무살이다. 소속사에 들어오자마자 ‘함부로 애틋하게’에 캐스팅돼, 본의 아닌 신비주의 노선을 탄 속사정이 있었다.
이서원은 ‘함부로 애틋하게’가 찾은 보석으로 남았다. 그가 극 중 맡은 역할은 노을(수지)의 동생 노직. 공부를 잘 하는 모범생으로, 자신을 위해 헌신하는 누나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인물이다. 이서원과 수지가 그린 애틋한 남매애는 시청자를 울렸다. 그런 한편, 이서원은 류원(최하루 역)과는 풋풋한 연상연하 커플로서 흐뭇한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특히 그는 훈훈한 비주얼과 매력적인 저음의 보이스로 호평을 이끌며, 기대되는 유망주로 떠올랐다.
이서원은 시청자의 호평과 팬이 생긴 것에 대해 “제가 뭐라고…”라면서 쑥스러워했다. 스스로 인정했을 정도로, 실제의 이서원은 노직과 많이 닮았다. 아날로그 삶을 지향한다는 그는 SNS에도 코멘트를 뭐라고 달지 몰라 ‘카페 1,2,3’ 등으로 단다고. 테스트를 해보니 아재력 또한 상당했다. 얘기를 할 수록, 초반의 어색함이 벗겨지고 스무살의 귀여움과 유머러스함이 느껴진다. 이처럼 다양한 얼굴을 지닌 이서원, 앞으로 연기를 통해 보여줄 매력이 무궁무진하다. 그의 ‘블러썸(Blossom, 꽃이 피다)’ 행보가 기대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 수지 동생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실제 수지와의 호흡은?
“누님이 편하게 대해주셨어요. 누님도 남동생이 있고. 저도 누나가 있어서 서로 그런 얘기도 많이 하고, 연기할 때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실제로는 누나한테 장난도 많이 치고 친근한데, 누나 챙기는 면은 직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 류원과 연상연하 커플로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나.
“실제로는 동갑내기 친구예요. 원이가 외국 생활을 하다가 한국에 온 거라서 동갑내기 이성친구가 한 명도 없더라고요. 저도 이성친구는 없고 하다 보니깐, 촬영하면서 점점 친해졌고, 진짜 친한 친구가 됐어요. 댓글 같은 것을 보면 하루 욕을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원이 성격을 아니깐,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걱정했어요.”
– 실제로 연상을 좋아한 적은 없는지?
“연애 경험은 2번 있는데, 한 번 있었습니다. 제가 남중, 남고를 졸업해서 인기가 없었어요. 잘 생겼다고 생각해 본 적도 결단코 없고요. 이상형이란 것도 잘 모르겠어요….수지 누나요? 누나는 그냥 누나죠. 해맑고 밝은 에너지 풍기는 누나. 리마리오 댄스 출 때도 쉬는 시간부터 열심히 연습하셔서 정말 웃겼어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은?
“촬영 기간은 지난해 12월부터 4월까지 5개월이죠. 촬영하면서 그냥 다 좋은 기억들밖에 없는데, 색다르다고 생각한 것이 마지막 촬영이에요. 울진에서 마지막 촬영이 있었는데, 다 같이 차를 렌트해서 내려가서 응원하고 촬영 다 끝내고 회식을 했어요. 되게 좋았던 기억이에요.”
– 연기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엄청납니다. 오그라들고, 제가 연기하는 장면을 못 보겠어요. 가족들과 본방 사수하는데, 제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잠깐 빠져서 냉장고를 보고 그랬어요. 누나나, 엄마는 ‘잘한다’고 해주셨는데, 아버지는 워낙에 직이처럼 표현을 안 하셔서 ‘잘 봤다’라고 해주시더라고요.”
– 본인의 연기에 대해 점수를 내린다면?
“제 연기에요? 너무 어려운 질문이네요. 너무 어렵지 않아요? (한참 후) 한 50점, 60점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드라마를 보면서 모든 신에서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 호평에 비해 겸손한 것 같다. 팬도 많이 생긴 것 같은데?
“저는 한없이 부족한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리고 있어요. ‘온리원’, ‘서원해’, 팬카페도 생겼어요. SNS 인스타그램을 하는데 댓글도 많이 달아주시더라고요. 저도 감사를 표현하고 싶어서, 저에 대한 글을 써주신 분들한테 ‘하트’를 눌러드려요. 제가 감동을 정말 많이 받았다고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식구는 언제 된 것인가?
“지난해 8월 둘째 주인가 셋째 주에 실장님을 처음 뵀고, 9월 둘째 주인가 도장을 찍었어요. ‘송곳’은 이미 찍은 뒤였고, 방영을 앞두고 있을 때였어요. 블러썸에 들어오고 바로 ‘함부로 애틋하게’ 오디션을 봤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한 거죠.”
–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선배들이 화려하다. 조언도 많이 해줬나?
“제일 나이가 가까운 (박)보검이 형이나 작품 함께한 (임)주환 형님이 얘기를 많이 해주셨죠. 주환 형님한테는 제가 질문을 정말 많이 했는데, 안 할 때도 많이 도와주셨어요. 따로 불러서 대본도 봐주시고요. 형님은 강화유리 안에 꽃 한송이가 있는 것처럼, 진지한데 유머러스함이 있어요.
송중기 선배님과의 첫 만남은 지금도 정확히 기억나요. 저보고 ‘어, 네가 막내구나’하고 반겨주시고, 실장님을 보고는 ‘보검이가 이제 막내 아니네요’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주환 형님과 같이 식사를 했는데, 너무 긴장해서 밥도 어떻게 먹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나요.”
–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운동도 하고, 영화, 책 같은 것도 많이 보고 아무 일 없을 때는 혼자 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마셔요. 책 읽거나 노트북 가져와서 영화 보고 그래요. 그런데 절대로 아무도 못 알아봐요. 다들 휴대폰 만지고 있거나 자거나 공부하거나 그러니까요. 저는 휴대폰 보다 주변을 보는 것을 좋아해요. 물론 집에 있을 때 할 일 없을 때는 휴대폰을 만지고 있죠.”
– 다음에 해보고 싶은 역할은?
“로코 같은 것도 해보고 싶고, 멋있는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드라마에서 멋있다고 하면 신준영(김우빈)이 아닐까. 최지태(임주환)도 멋있지만, 한 여자만을 위해서 목숨도 바꾸 수 있는 신준영이 정말 멋있는 것 같아요. 나중에 제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영광이죠. 그러기 위해서 정말 노력을 해야겠죠.”
– 어떻게 배우가 됐나?
“연기는 어렸을 때부터 계속하고 싶었는데, 서울에 정착하면서 고1 때 처음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광고도 찍고, 엑스트라로 수도 없이 촬영했어요. 일일극에도 나왔었고, 진짜 출연한 작품이 수도 없이 많아요. 제목이 생각 안 날 정도로요. 고3 때는 입시 준비를 했는데 잘 안 됐어요. 올해 다시 도전해봐야죠!”
– ‘송곳’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는지.
“오디션을 통해서요. 제가 오디션장에 들어가니깐, 거기 계시던 제작진분들이 정말 다들 깜짝 놀라셨어요. ‘지현우가 들어오는 줄 알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바로 캐스팅됐죠. 지금도 지현우 선배님 닮았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듣고요. 임시완 선배님을 닮았다는 말도 들어봤어요.”
– 롤모델은 있나?
“존경하는 배우분들은 정말로 너무 많아요. 한 명만 뽑아야 한다면 최민식 선배님이 아닐까.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충무로 NO.1이시고, 그분의 명언 같은 것을 정말 좋아해요. 앞으로 영화도 엄청나게 찍고 싶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나 가리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자만하지 않는, 어떤 환경에서도 노력을 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위치가 달라지면 보는 게 달라진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그 말을 반박하고 싶어요. 제 자신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거든요. 초심과 똑같은 모습으로 한평생 배우 할 거고요, 팬분들에게 ‘하트’도 지금처럼 계속 눌러줄 거예요. 아 참, 팬분들이 제가 진짜 볼까 하면서 글을 올리시는데,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저 정말 다 보고 있답니다. 감사합니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