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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가족’ 정준원, 이토록 기특한 아역을 보았나 [인터뷰]

박귀임 기자 조회수  

[TV리포트=박귀임 기자] 어쩜 이렇게 기특하고 똑 부러질 수 있을까. 어린 나이에도 풍부한 감정으로 어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바로 아역배우 정준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영화 ‘그래, 가족’(마대윤 감독, 청우필름 제작)에 출연한 정준원은 최근 진행된 TV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정준원은 ‘그래, 가족’에서 오낙 역을 맡았다. 오낙은 오 씨 사남매의 막내이자 천진난만한 매력의 소유자. 촬영이 종료된 후 시간이 꽤 흘렀지만 정준원은 ‘그래, 가족’ 이야기가 나오자 눈을 반짝였다. 그만큼 ‘그래, 가족’에 대한 애정이 넘쳤다.

“개봉한 ‘그래, 가족’을 보니까 좋았어요. 그 때 생각도 새록새록 났고요. 아무래도 현장에서 막내다 보니까 스태프 형이나 누나들, 그리고 감독님이 잘 챙겨주셨어요. 감사했죠.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오낙은 밝고 긍정적이지만 홀로 속앓이도 많이 하는, 누구보다 성숙한 아이다. 이에 정준원은 ‘그래, 가족’에서 다채로운 감정을 연기해야 했다. 올해 12살이 된 정준원이 소화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법하지만 아니었다. 정준원은 오낙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내며 극을 꽉 채웠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고 거듭 알렸다. 왜일까.

“사실 오낙이 겪는 모든 일을 실제로 겪어본 적이 없어요. 대본을 계속 읽으면서 ‘내가 저랬으면 어땠을까’ 이 생각을 해요. 그 캐릭터와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죠. 그 상황에, 그 캐릭터가 처한 감정을 생각해서 느껴지는 걸 연기해요. 하지만 아쉬운 연기가 많았어요. 지금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무덤 앞에서 울 때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감정이 덜 나온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아요” 

정준원의 연기를 보면 천생 배우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밝았고, 또 생각도 깊었다. 하지만 정준원은 의외의 순간 때문에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지금의 정준원을 보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

“연기는 처음부터 제가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니었어요. 어릴 때 친구들이랑 잘 어울리지 못하고, 한 곳에만 집중하는 저를 보고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자폐아로 의심할 정도였어요. 그래서 저를 연기학원에 보내주셨어요. 그 이후로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밝아졌어요. 연기를 통해 저를 표현하는 방법도 배우게 되고, 연기의 맛도 알게 됐죠. 그 때 제 나이 7살이었어요.”

부모의 걱정으로 시작한 연기는 정준원의 인생을 바꿔 놨다. 학원에 다니면서 연기의 재미를 알게 됐고, 2012년 영화 ‘페이스 메이커’로 정식 데뷔까지 했다. 부모 역시 정준원을 지지해주는 든든한 후원자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정준원은 더욱 더 연기에 집중했다.

“연기가 참 좋았어요. 연기하면서 새로운 경험도 하고, 저를 좀 더 표현할 수도 있으니까 재밌더라고요. 오디션도 계속 봤어요. 그런데 쉽지 않았어요. 오디션에서 많이 떨어졌거든요. ‘내 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 ‘페이스 메이커’ 캐스팅 소식을 들었어요. ‘페이스 메이커’를 영화관에서 처음 본 날을 잊을 수 없어요. 큰 스크린에 제 얼굴이 나오는 걸 보고 희열감을 느꼈어요. 정말 좋았죠. 그 때부터 연기가 더 좋아졌어요.”

이후 정준원은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비중은 작아도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일까. 영화 ‘숨바꼭질’ ‘변호인’ ‘오빠생각’ 등과 드라마 ‘구가의 서’ ‘감자별 2013QR3’ ‘드라마 스페셜-보미의 방’ 등에 연달아 출연하며 입지를 다졌다. 오는 3월 방송 예정인 KBS2 새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에도 캐스팅됐다.

“저한테는 모두 뼈와 살이 되는 작품들이에요. 특히 어릴 때였지만 ‘숨바꼭질’ 손현주 선배님, ‘변호인’ 송강호 선배님과 연기한 게 생각나요. TV에서만 봤던 대선배님들과 연기 호흡을 맞추니까 영광스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제가 어려워하지 않았어요. 그냥 아빠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아빠처럼 잘 챙겨주고 예뻐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정준원은 롤모델로 배우 유해진을 꼽았다. “영화 ‘공조’는 아직 못 봤지만 ‘럭키’ ‘해적’ 보면 캐릭터를 엄청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게 인상 깊었거든요. 원래 있던 캐릭터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걸 본받고 싶어요. 애드리브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유해진 선배님과 꼭 연기 호흡을 맞춰 보고 싶어요.”

올해 초등학교를 졸업한 정준원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학교 이야기를 할 때는 여느 학생들과 다름없었다. 해맑았다. “공부는 힘들지만 학교생활은 재밌어요. 친구들은 제가 TV에 나와서 연기하는 거 보면 신기하다고 해줘요. 적응 안 된다는 말을 해줄 때도 있어요. 중학교는 일반 학교로 진학했어요. 힘들겠지만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요.”

연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정준원은 눈빛부터 달라졌다. “제가 잘하는 건 없어요. 그냥 연기에 진심을 담아서 하려고 해요. 그렇게 해야 된다고 깨달았어요. 다른 감정으로 연기하면 그건 진짜가 아니잖아요. 예를 들어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다른 슬픈 감정으로 연기하면 미묘한 차이가 있어요. 그건 진심이 아니에요. 실제로 그 캐릭터가 돼서 그 상황에 처해 있다고 노력하면서 연기해요. 연기에서 진심이 느껴졌다는 말이 가장 좋아요.”

어느덧 데뷔 6년차가 된 정준원은 성숙했고, 또 기특했다. 그 어떤 연기도 잘 소화하지만 그것에 안주하지 않고 더 발전하기를 원하는 모습은 천생 배우였다. 때문에 정준원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초심을 잃지 않고 오랫동안 사랑 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켜봐주세요.”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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