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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나의 까;칠한] 광풍의 오디션 스타, 그럼에도 순혈 아이돌 꿈꾸는

김예나 기자 조회수  

[TV리포트=김예나 기자] 올해도 아이돌 데뷔 오디션은 멈추지 않는다. 그만큼 아이돌 그룹을 목표로 삼은 소년 소녀들이 많다는 거겠지. 딱 맞춤형 프로그램 덕분일까. 출신들이 주목받는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렇다고 모두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아이돌 데뷔를 하는 건 아니다. 여전히 순혈 아이돌이 더 많다. 그리고 오래간다.

2017년 상반기는 Ment ‘프로듀스101 시즌2’ 인기가 어마어마했다. 하반기는 그 출신들이 본격 데뷔하며 그 흐름을 이었다.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의 광풍을 후광으로 저마다 새로운 형태의 아이돌 론칭을 벌였다. 그룹은 당연했고, 솔로가수가 나왔고, 기존 그룹에 투입됐으며, 심지어 배우로도 나섰다.

‘프로듀스101’ 출신 가수들은 지난해 시즌1 걸그룹 때도 상당했다. 프로그램이 워낙 뜨거웠던 터라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면, 그걸 활용해 데뷔시기를 당겼다. 누군가는 톡톡히 효과를 봤고, 또 다른 누군가는 섣부른 판단에 빠른 포기도 했다. 

갑작스런 그룹 결성과 데뷔는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 오랜 시간 한 회사에서 연습을 해도 막상 데뷔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성공을 확신할 수도 없고, 만약 흥행했다고 해도 그 유효기간이 얼마나 지속될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순식간에 얻은 영광이라면, 누리는 시간도 반짝으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에도 일단 2017년 최고의 대형 신인 아이돌은 워너원이다. 이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음원차트, 음반차트, 광고, 화보, 예능까지 점령했다. 태생부터 다른 아이돌과 다르다. 시작과 동시에 끝이 정해진 시한부 그룹이다. 워너원은 2018년 12월 31일까지 존속된다. 이후 팬들을 위한 이벤트 활동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시장 상황상 현실적으로 어렵다.

워너원은 데뷔 전 이미 보이그룹의 생명력을 좌지우지하는 팬덤도 막강하게 형성됐다. 하지만 그 팬덤에서 균열이 생겼다. 처음부터 함께 했던 멤버가 아니라서, 한 소속사에 끈끈하게 엮인 이들이 아니라서 그런 걸까. 팬들은 하나로 뭉치지 못했다. 개별적으로 팬덤이 나뉘었다. 

여러모로 워너원은 여느 신인그룹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지난 8월에는 워너원과 함께 ‘B1A4 동생’ 온앤오프(ONF)와 ‘인피니트 동생’ 골든차일드(Golden Child)가 나란히 데뷔했다. 분명 인기면에서는 워너원이 단연 앞선다. 온앤오프와 골든차일드는 오디션 출연으로 인지도를 쌓는 대신, 데뷔 준비에 집중했다. 워너원에게 첫 성적표에서 밀리는 게 당연했다.

온앤오프와 골든차일드는 각각 소속사 WM엔터테인먼트와 울림엔터테인먼트에서 수년간 연습생활을 거쳤다. 두 회사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연습생을 참가시키지 않는다. B1A4와 인피니트의 성공사례가 신인 론칭에 활력을 불어 넣어줬을 수 있겠다. 동시에 각 회사 대표 이하 스태프들의 제작 노하우와 체계적인 시스템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이들도 어떤 방법을 택했을 때 신인 아이돌을 가요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는지 잘 안다. 그러고 싶은 욕심도 있었겠지. 하지만 고집을 꺾지 않았다. 직접 키워낸 실력과 잠재된 매력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을 뒤집지 않은 것이다.

온앤오프(ONF)는 멤버 효진, 이션, 제이어스, 와이엇, MK, 유, 라운으로 꾸려진 7인조. 무대 위 강렬한 ON과 친근하고 각자의 개성을 보여주는 OFF로 반전으로 엮어 낯설지만 조화로운 완전체를 보여주겠다는 목표다. 지난 8월 2일 데뷔앨범 ‘ON/OFF’로 발표했고, 신선한 아이돌을 표방했다.

골든차일드(Golden Child)는 멤버 대열, Y, 재석, 장준, TAG, 승민, 재현, 지범, 동현, 주찬, 보민으로 구성된 11인조다. ‘100년에 한 사람 밖에 없는 완벽한 아이’라는 뜻과 ‘대한민국의 가요계를 100년간 이끌어가고 음악 트렌드를 선도하라’는 의미를 붙였다. 지난 8월 28일 데뷔앨범 ‘GOL-CHA!’를 발매했고, 청량한 아이돌로 첫 선을 보였다.

온앤오프와 골든차일드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혹은 어떤 빛을 볼지는 장담할 수 없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 아니라서, 핸디캡을 지녔으니 성공 확률이 낮다고 볼 수 있다. 워너원과만 비교해도 아예 출발지점이 다르니까. 그렇지만 이들에게는 활동 제약이 없다. 자유롭게 오래오래, 할 수 있다.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팬덤 균열도 일어나지 않는다. 

2017년 이제 막 시작한 온앤오프와 골든차일드가 순혈 아이돌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보게 만든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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