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우상’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연기 귀신들이 만났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점에서 열린 영화 ‘우상’ 제작보고회에는 이수진 감독을 비롯, 배우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한석규)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설경구),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천우희)까지,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다.
이번 작품은 ‘한공주’로 국내외 영화계를 휩쓴 이수진 감독의 차기작이다. 파격적이고 탄탄한 스토리로 일찍이 기대를 모은 ‘우상’은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라는 환상의 캐스팅으로 그 기대치를 더욱 높였다.
‘우상’은 제목 그대로 우상에 대한 영화다. 눈과 귀를 멀게 하는 맹목적 믿음을 말한다. 이수진 감독은 “‘우상’은 ‘한공주’ 이전에 썼던 시나리오다. 한국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들의 시작점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출발한 영화다. ‘한공주’ 이후 밝은 영화를 하고 싶었는데, 결국 다시 ‘우상’으로 돌아가게 되더라”라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세 배우의 압도적 시너지는 가장 큰 기대 포인트다. 한석규는 아들이 교통사고에 연루돼 벼랑 끝에 몰린 도의원 구명회를, 설경구는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은 유중식을, 천우희는 중식의 교통사고를 목격하고 사라진 련화를 연기했다.
한석규는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쇠가 본디 쇠였는데 남은 건 녹뿐이라는 말이 있다. 명검을 꿈꾸며 출발했지만, 결국엔 흉물스러운 녹만 남은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장애를 가진 아들과 평범하게 재미를 느끼며 살다가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는 찰나가 생긴다. 그것을 쫓고 쫓다가 허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천우희는 “‘한공주’를 통해 배우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감독님께 보답하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읽고 전무후무한 캐릭터란 생각이 들었다. 설레기도 하고 열의에 불탔다”라고 말했다.
이어 천우희는 “연기신 한석규, 설경구 선배님들의 연기를 한 작품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일이었다. ‘우상’은 만들어지기만 해도 압도적일 것이란 기대감이 들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수진 감독은 “한석규는 침, 설경구는 복서, 천우희는 보석”이라고 표현했다.
이수진 감독은 “한석규는 전체를 본다. 나는 촬영 전날까지 엄청 긴장하는데 한석규 선배님을 보면 긴장감이 풀어진다. 설경구 선배님은 숙소에서 현장에 올 때부터 이미 캐릭터의 마음을 준비하고 온다. 바로 링 위에 올라가도 될 독기가 바짝 오른 모습이다. 기교나 기술을 부리지 않는다”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이어 이수진 감독은 “‘한공주’라는 작업은 천우희와 서로를 알아갈 시간이 부족했다. 반면 ‘우상’은 천우희라는 배우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게 됐다. ‘한공주’ 끝나고 4년 동안 엄청난 성장한 배우다. 천우희가 아니었다면 과연 누가 련화를 소화했을까 싶다”라고 극찬했다.
‘우상’은 ‘한공주’ 이수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제69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 초청작이다. 3월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영화 ‘우상’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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