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설마 데뷔할까, 진짜 나올 수 있을까. 빅뱅 멤버 탑과 연인이었고, 그 와중에 대마를 흡연했다. 실형만 면했을 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그런 소녀가 걸그룹 멤버가 될 수 있다니. 업계 정서상 납득되지 않는다.
그 주인공은 한서희. 지난 6월 빅뱅 멤버 탑(본명 최승현)이 군복무 중 대마 흡연으로 한바탕 난리가 났을 때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한서희가 탑의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 밀접한 관계였다는 사실이 부각됐다. 한서희는 대중에게는 낯선, 아직 데뷔하지 않은 아이돌 연습생이라 더 주목받았다.
재판부에 따르면 한서희는 2016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대마 9g을 구입했다. 서울 중구 소재 자택에서 7차례 대마를 말아 피우거나, 액상으로 흡연한 혐의로 기소됐다. 결국 지난 6월 16일 마약류 관리에 의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과 추징금 87만원, 보호관찰, 120시간 약물 치료 강의 명령을 선고받았다. 외부에 알려진 한서희의 신상은 여기까지.
그랬던 한서희가 지난 24일부터 온라인상에 뜨겁게 달아올랐다. 자신의 SNS에 직접 모습을 노출하고 근황을 소개했다. 페미니스트, 담배, 손가락 욕, 빅뱅 탑, 대마초, 걸그룹 데뷔 등의 이슈를 두루두루 만들어냈다.
이 중 크게 초점이 맞춰진 건, 한서희의 걸그룹 데뷔 선언이었다. 한서희는 내년 1월, 4인조 걸그룹으로 데뷔하고 활동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본인도 “데뷔 자체가 말이 안 되지만, 어차피 욕먹을 거 시작해보겠다”며 해당 걸그룹의 리더를 맡았다고 소개했다.
한서희 발표 후 업계는 들썩였다. 과연 누가 한서희를 걸그룹으로 론칭하느냐에 촉각이 곤두세워졌다. 업계에서 알 만한 제작자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물었다.
“누가 데뷔 시키는지 알아?, 혹시 너야?, 도대체 누구야?”
그 어떤 업계보다 끈끈한 가요시장. 이 부분을 먼저 설명하자면, 연예계 안에서도 분야마다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이중 가요제작자 선후배 사이는 그 친밀도가 남다르다. 차트만 보면 날선 경쟁을 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진한 우애와 협동이 수반된다. 가수를 만들고, 새 앨범을 내는 과정을 서로서로 모를 수 없는 구조라는 설명.
이런 상황에서 한서희의 걸그룹 데뷔를 선언은 황당, 그 자체였다. 업계에는 한서희 걸그룹 관련 소문은 없었다. 다만 한서희의 SNS 발언 후 서로가 서로에게 한서희 걸그룹 제작자를 묻는 일만 반복하고 있는 상황.
한서희는 회사와 프로듀서를 언급했다. 시기는 내년 1월, 멤버수는 4명이다. 이를 토대로 추측하다보니, 엉뚱한 소속사가 기사에 소환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한서희 주장대로라면 그동안 업계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아님 이번에 처음 시장에 뛰어든 제작자와 도모해 데뷔할 수 있겠다. 한서희 이슈로 대중에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여겼을 테지. 이미 한서희는 온라인상에서 너무나도 큰 인지도를 얻었으니.
이슈는 챙겼을지 몰라도 한서희 이미지 자체에는 너무 큰 리스크가 생겼다. 본인이 직접 담배를 인증하며 흡연 중이라고 밝혔다. 물론 현직 아이돌 전원이 금연자는 아니다. 실제로 상당수 아이돌 멤버가 흡연을 한다. 하지만 그걸 대대적으로 공개하는 건 금기시됐다. 아이돌과 담배가 가진 속성은 상반된 것이라 절대 연관성에 두지 않는다. 심지어 한서희는 데뷔도 하기 전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담배는 개인 기호니까 문제가 될 수 없다고도 하겠다. 오히려 연습생이 흡연을 당당히 밝힌 게 호감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럼 그 부분은 차치한다고 해도, 한서희는 현재 집행유예를 받은 처지다.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은 한서희에게 무혐의 판결을 내린 게 아니다. 향후 4년 간 징역 3년이라는 집행을 유예해준다는 판결이다. 그 기간 동안 한서희는 방송 출연도 어렵다. 앨범 발매만 한다고, 가수 데뷔가 이뤄졌다고 볼 수 없는 노릇. 이 상태라면, 한서희 걸그룹의 대외 활동은 미지수다.
그럼에도 한서희가 내년 1월 걸그룹 데뷔가 확정됐다면, 어디서도 본적 없는 모험이 시작된다. 국내 1호 집행유예 걸그룹이 될 수 있을 테니. 성적은 둘째 치고, 전무후무한 걸그룹 탄생은 맞겠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한서희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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