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아이돌이 밥 먹여주는” 시대가 왔다. 진심 어린 손 편지에서 든든한 도시락까지, ‘아이돌 역조공’이 문화로 자리 잡은 지 꽤 됐다. 팬들 사랑에 보답하기 위한, 소소한 성의라고 한다.
이는 요즘 아이돌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였던 걸까. 일명 ‘1세대 아이돌’ 이재진과 문희준이 시대를 역행하고 있어 논란을 야기 중이다.
젝스키스 멤버 이재진의 경우, 더치페이 팬미팅이 문제로 떠올랐다. 단순히 돈을 걷었다는 이유로 팬들이 뿔난 것은 아니다. 팬미팅 참여 기회를 돈 들여(150만원 상당) 샀건만, 그 팬미팅 자리 진행 비용조차 ‘따로’ 요구해 당황스러움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사전에 공지 받지 못한 지출이었다.
지난 1일 자신을 이재진의 팬이라고 밝힌 한 트위터리안에 의해 파장은 시작됐다. 해당 팬은 지난해 11월 18일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에서 열린 이재진 팬미팅 후기를 폭로했다. 위 글에 따르면, 당시 팬미팅에는 이재진의 굿즈를 구매한 팬 11명이 참석했다. 이재진과 1,2,3차를 함께 했는데, 이재진이 1차 비용만 지불하고 2,3차 비용은 더치페이를 하자고 제안했다는 것.
글쓴이는 “이재진이 70만 원이 없어서 더치페이를 시켰을까. 최소 돈 100만 원 갈아 부어서 온 팬들에게, 이미 영악하게 예약 해놓고 더치페이를 요구한다는 게 말이다”라고 실망감을 토로했다.
이재진의 행보를 앞섰던 인물도 있다. H.O.T. 리더 출신 문희준이 그 주인공. 문희준은 지난해 소율과의 결혼식에 앞서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얻었다. “팬들을 ATM(자동인출기)으로만 생각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연인즉슨, 비슷한 시기 열린 20주년 공연을 통해 번 돈으로 결혼 자금을 충당하는 게 아니냐는 눈총을 받았다. 불법적 굿즈 판매와 탈세 의혹에까지 휩싸였다. 이를 계기로 문희준은 팬들에게 보이콧선언도 당한 상태다.
물론, 팬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는 게 연예인의 의무는 아니다. 끈끈한 교감의 비결도 아니다. 하지만 팬들과 소통하는, 연예인의 최소한의 성의임은 분명하다. 역조공이 목적이라기보다도, 받은 사랑을 조금은 돌려주고 싶다는 바람일 것이다.
사실 예전과는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아이돌 홍수 속 경쟁이 치열해졌고, 팬들의 마음을 붙잡아두는데도 한계가 생겼다. 어쩌면 당연한 신문화일 수도 있는 셈. 그럼에도 이재진과 문희준의 행동은 상식선에서조차 이해하기 힘들다. 그들 머릿속에 팬들은 어떤 존재일까. 잡아둘 필요도 없는, 고정된 ‘ATM’일 뿐일까.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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