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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취향의 옷을 골라 보내준다? 쇼핑이 귀찮다면 PERSS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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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STREET]

사진=GettyimagesBank

인생의 스트레스는 쇼핑으로 풀어야 한다는 신조를 가진 에디터 LYNN. 온라인 쇼핑도 좋아하지만 반품이 귀찮아 오프라인에서 직접 옷을 입어보고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 내 눈에 예쁘면 일단 사재끼기를 지속하다 보니 옷장 안에는 그 옷이 그 옷. 오죽하면 쇼핑을 함께 하는 지인들이 ‘이 옷 네 건데?’ 할 정도로(백이면 백 정말 내 스타일이다) 취향이 확고하다.

그런데 나이가 든 것일까. 쇼핑에 대한 욕구가 시들시들해졌다. 분명 옷은 사고 싶은데 사러 가기 너무나 귀찮다. 온라인 쇼핑몰은 종류가 너무 다양해 살펴보는 것만으로 진이 빠진다. 취향에 맞는 옷들만 가득 샀더니 이제는 어떤 옷이든 옷장에 걸려있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만 든다. 특이 취향이 문제일까, 직장인 다운(?) 옷을 새롭게 구매해야 하나 고민이 많은 요즘이다.

사진=PERSS 홈페이지 캡처

이때 팀장님이 한번 사용해보고 싶은 서비스라고 소개해 준 쇼핑몰, PERSS를 알게 됐다. PERSS는 퍼스널 쇼퍼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스타일링 커머스다. 설문조사를 통해 나의 취향, 최신 트렌드, 예산 등을 분석하고 제품을 선정해 집으로 배송해 준다. PERSS를 이용하기 위해선 1년 18,000원의 연회비만 내면 된다. 스타일링 박스의 배송과 수거 비용도 모두 무료다. PERSS 측에서 보내준 제품을 입어보고 구매하고 싶다면 후불로 결제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전 제품을 수거 요청할 수 있다.

어떻게 설문조사만으로 내 취향을 파악해 스타일링을 제공할 수 있을까 호기심이 들었다. 마침 오픈 기념으로 연회비 면제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냉큼 서비스를 신청했다. 먼저 회원가입을 하고 PERSS에서 제공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사진=PERSS 홈페이지 캡처

우선 신체 특징에 대한 질문이 나온다. 단순히 키, 몸무게, 사이즈 등을 넘어서 옷을 입을 상황, 체형, 피팅 핏 선호도 등 문항들이 꽤 디테일하다. 체크하고 넘어가면 다음 단계에서는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에 대해 질문한다. 캐주얼, 오피스, 로맨틱, 빈티지 이렇게 네 가지 카테고리의 선호도를 체크할 수 있다. 이외에도 약 30가지 정도의 코디 사진을 두고 취향을 선택하는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으로 스타일에 대한 모험심의 정도, 피하고 싶은 컬러나 패턴 등을 선택한다. 받을 제품의 원하는 가격대까지 설정하고 담당 스타일리스트에게 메시지를 남기면 설문조사가 완료된다.

사진=PERSS 알림 메시지 캡처

설문조사를 마치고 언제쯤 배송이 오려나 설레며 기다렸다. 그런데 배송이 상당히 늦게 왔다. 7월 21일 가입을 하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제품은 8월 10일 배송됐으니 약 2주 좀 넘는 시간을 기다렸다. 만약 경조사 등 특별한 행사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려 했다면 날짜가 지나고도 남았을 시간이다. 오프라인에서는 바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고, 온라인 쇼핑도 2-3일 내로 배송이 오는 시대에 2주가 넘는 기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은 좀 아쉬웠다. 주문 폭주로 인한 지연이었다고 하니 앞으로 개선될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서비스를 신청했다는 사실조차 잊어갈 즈음, 물건이 배송됐다는 알람이 왔다.

배송된 박스를 열어보니 안전을 위해 에어팩이 위아래 포장돼있었고, 그 밑에 곱게 쌓인 옷들과 가이드와 스타일링 카드가 함께 놓여 있었다.

가이드에는 제품 수령과 구매 및 반품 절차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다. 제품은 수령 후 1박 2일 내 구매를 결정하면 되는데 제품이 도착한 날로부터 하루 뒤 자정 12시까지다. 만약 구매를 원한다면 PERSS 홈페이지에 접속해 마이페이지를 클릭하면 나의 주문내역이 뜬다. 여기서 구매할 제품을 체크해 결제하면 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제품은 체크하고 반품을 선택한 뒤 동봉된 리턴 봉투에 넣어서 반품하면 기사님이 제품을 수거해간다.

스타일 카드에는 담당 스타일리스트가 추천하는 세 가지의 코디 사진과 제품 선정 이유가 담겨 있었다. 고객 이름과 함께 세세하게 스타일링을 소개해 주니 정말로 VIP가 되어 일대일 퍼스널 쇼퍼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스타일리스트의 추천대로 제품을 하나씩 꺼내 착용해봤다. 첫 번째 의상은 연두색 반팔 카라 니트에 올리브색 리넨 바지를 매치했다. 전체적으로 컬러에 통일감을 줬다. 타이트하게 핏되는 상의와 와이드 핏의 하의를 좋아하는데 상·하의 모두 취향에 맞는 핏이었다.

두 번째 의상은 배색 라인으로 포인트를 준 베이지색 반팔 카디건과 검정 플레어 치마바지다. 첫 번째 의상보다 좀 더 캐주얼한 이미지면서도 직장에서도 입을 수 있는 차분한 컬러였다. 짧은 기장을 좋아한다고 체크했던 것과 일치하게 치마의 기장이 짧아 키가 작은 나에게도 잘 맞았다.

세 번째 의상은 네이비 카라 원피스. 카라가 단정하면서 허리를 잡아주고 넓게 퍼지는 플레어가 역시 캐주얼하면서도 러블리한 느낌을 주는 원피스였다.

세 의상 모두 대체로 내가 설문조사 시 선택한 사항들(캐주얼룩, 핏되는 상의, 짧은 기장 등)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직장과 일상생활에서 둘 다 입을 수 있는 옷을 바란다는 요구도 충족됐다.

사이즈도 적당했다. 상의는 평소 내가 입는 핏과 정확히 일치했고 하의 역시 적당히 잘 맞았다. 하의는 정확한 사이즈를 제공하기 어려우니 밴드 형태의 제품들을 선정하는 것 같았다. 제품의 가격대는 2~4만원 사이로 제품의 질을 따졌을 때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폴리 포장이 되어있지 않아 제품의 퀄리티가 떨어질까 걱정했지만, 엄격한 컨펌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니 안심해도 좋을듯 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세 의상 모두 나의 취향과는 맞지 않았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옷에 대한 취향이 상당히 확고한 편이고, 타인이 보기에는 조금 특이하다 싶은 옷들을 좋아한다. 비록 이런 취향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구로 설문조사에 참여했지만, 아직은 그 취향을 벗어날 수 없나 보다 한탄하며 옷을 벗었다.

반품을 하기 위해 제품을 리턴 봉투에 다시 넣고 박스를 포장했다. 제품을 일일이 봉투에 다시 포장해야 하는 수고로움 없이 한 번에 리턴봉투에 넣으니 확실히 편했다. 박스는 문 앞에 두고 PERSS 홈페이지에 들어가 제품을 전체 반품 신청했다. 평소 온라인 쇼핑몰에서 반품할 때는 배송비가 아깝기도 하고 신청 과정도 복잡해 잘 하지 않는 편인데 PERSS는 배송비도 무료고 신청도 간편했다. 후불제라 카드 결제 취소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좋았다.

사진=PERSS 홈페이지 캡처

반품을 신청하면 피드백을 작성해달라는 문구가 뜬다. 서비스를 앞으로 계속 이용할 사용자라면 상품에 대한 피드백을 남겨둘 시 담당 스타일리스트가 다음 스타일링에 참고한다고 하니 세세한 피드백을 남겨두는 것이 좋겠다.

실제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들의 후기를 찾아보니 스타일링 자체는 생각보다 괜찮으나 자신의 취향을 저격하지 못해 반품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여러 번의 주문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적립한다면 점차 맘에 드는 스타일링을 배송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재주문을 하고 싶을 경우 나의 설문내역에서 같은 설문으로 재주문을 클릭하거나, 설문조사를 다시 진행해 주문할 수 있다.

사진=PERSS 홈페이지 캡처

비록 최근 쇼핑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쇼핑을 좋아하고 즐기는 에디터 LYNN에게는 사실 맞지 않는 서비스였다. 수많은 옷들 가운데 내 취향의 옷을 골라내는 데 보람을 느끼는 타입이기 때문에 적은 수량의 옷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이 온라인 퍼스널 쇼퍼 서비스가 만족스러울만한 사람들은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 든다. 디테일한 설문조사로 취향에 꽤나 근접한 옷들을 골라주기도 하고, 평소와 다른 스타일에 도전하고 싶을 때 추천받기도 좋다. 옷을 직접 입어보고 싶지만 매장까지 가긴 귀찮은 사람, 온라인 쇼핑의 제품이 맘에 들지 않을 때 다시 반품하기 귀찮은 사람, 뭘 입어야 할지 몰라 누가 옷을 골라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에게 이 서비스를 추천한다.

에디터 LYNN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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