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만약 오늘이 당신에게 다시 주어진 어제라면, 이 하루를 어떻게 살고 싶은가요? 전 오늘에 감사하고, 행복하고, 즐기자는 생각을 했어요.”
영화 ‘다시, 봄’이 ‘오늘’의 행복을 이야기 한다.
8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다시, 봄’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정용주 감독을 비롯, 배우 이청아 홍종현 박경혜 박지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번 영화에서 하루씩 어제로 흐르는 시간을 살게 된 여자 은조를 연기한 이청아는 “이 시나리오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다른 타임루프나 타임워프 물과는 다르게 주인공에게 능력이 없다는 것”이라며 “시간여행이 갑자기 닥친 큰 사건처럼 이유를 모르는 상태에서 출발하게 된다. 과거의 어떤 시점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어제로만 갈 수 있다는 것이 무척 흥미로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영화에는 플래시백이나 그런 것을 배제했다. 관객들에게는 내가 돌아간 어제만 보여드릴 수 있었다. 과거에는 어떻게 달랐을까를 보여드리기 위해 미술적 장치나 그날의 분위기 등을 제작진들과 많이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를 찍으면서 무력감을 느꼈다”는 이청아는 “다른 시간여행자들과는 달리 내게는 어떤 결정권도 능력도 없고, 12시가 되면 내가 살았던 어제로만 갈 수 있다는 것 때문”이라며 “이전까지 은조는 싱글맘이자 워킹맘으로서 내일에 대한 걱정만 하며 살았다면, 시간여행을 하면서는 오늘속의 행복을 찾으려 한다는 걸 느꼈다. 은조의 시간여행은 다른 타임워프, 타임루프 물과는 다른 타임리와인드물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극중 은조는 자신의 목숨도 놓을 만큼 딸을 잃은 슬픔에 허덕인다. 그러다 겪게 된 타임 리와인드. 거꾸로 흐르는 시간 속에서 소중했던 딸을 찾았지만, 시간은 계속 거꾸로만 흐른다. 이제는 시간을 다시 제대로 돌려놓아야 할 때. 이 속에서 이청아는 수많은 감정 기복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에 대해 이청아는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부터 이미 각오를 하고 들어왔었다. 처음 가장 부담이 된 것은 ‘내가 아직 엄마가 아니라 딸로만 살아봤는데, 엄마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주변 사람들 인터뷰를 했는데, 초조해졌다. 아무리 들어도 엄마의 마음이 더 막막해졌기 때문. 그러다 촬영을 앞두고 엄마와 싸웠던 어릴 때의 날이 기억났다. 그때 엄마께 ‘엄마는 왜 그래’ 라고 물었는데,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잘 몰라’라고 하셨다. 그 말이 생각났다. 은조는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자신의 엄마와는 사이가 안 좋아서 안 만난다. 그래서 정형화 된 엄마와는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그때부터 부담을 덜어놓고 ‘나만의 엄마’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청아는 “영화 촬영이 짧게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보니 현장에 맞춰 촬영이 몰려있을 때가 많았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내 감정의 흐름을 배려해 촬영해 주셨다. 덕분에 딸을 잃은 상실감 등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청아는 “만약 오늘이 내게 다시 주어진 어제라면, 이 하루를 어떻게 살고 싶은가. 어제부터 계속 생각해봤다. 내 대답은 전 오늘에 감사하고, 행복하고, 즐기자는 결론이었다”며 영화의 포인트를 다시 한 번 짚었다.
홍종현은 시간여행의 미스터리한 키를 쥔 남자 호민을 연기했다. 유도 유망주였던 과거를 지닌 인물. 캐릭터를 준비한 과정에 대해 홍종현은 “유도 유망주 캐릭터기에 시간이 되는 한 체육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연습했다. 유도 장면을 찍을 때 합을 맞추고 연기하면 어색하더라. 그래서 실제로 유도 시합을 하는 것처럼 연기를 했다. 기본기 연습을 많이 하려고 했다. 다만 유도 신을 촬영하기 이틀 전 조금 다쳐서 정작 본 촬영 때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그래도 열심히 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홍종현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지점은 상황에 대한 진심이었다. 은조라는 캐릭터는 과거의 시간여행에 들어가는데 내가 맡은 캐릭터는 시간여행이라는 지점을 기억하지 못한다. 호민이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에서 이청아와 자매 호흡을 맞춘 박경혜는 “실제로 이청아는 잘 챙겨주는 스타일이다.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 든든하게 의지한 언니였다. 앞으로도 이청아 언니에게 의지할 수 있는 동생이 되고 싶다”고 유쾌하게 답해 장내에 웃음을 안겼다.
은조에게 시간여행의 힌트를 던져주는 남자 준호를 연기한 박지빈. 그는 전역 후 첫 촬영이 ‘다시, 봄’이었다고. 박지빈은 “내가 평소에 많이 하던 상상과 비슷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였다. 그래서 이 시나리오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내가 맡은 캐릭터 또한 너무 재미있었다. 내가 이 작품으로 어떤 걸 보여주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시나리오와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했던 작품이었다.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보여주고 싶다. 부담감도 있고 두려움도 있겠지만 갇히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자신했다.
‘다시, 봄’을 연출한 정용주 감독은 “하루하루 어제로 가는 이야기를 영화에 담았다. 서사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 작품이다. 악연이 좋은 인연이되기까지를 담았다. 최대한 플래시백을 자제하려고 했고 은조와 호민의 스토리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다시, 봄’은 딸을 잃은 여자가 중대한 결심을 한 그날, 어제로 하루씩 거꾸로 흘러가는 시간을 살게 되면서 인행 두 번째 기회를 얻게 된 타임 리와인드를 그린 영화다. 오는 17일 개봉.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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