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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폿@인터뷰] ‘닥터프리즈너’ 남궁민 밝힌 #다크 히어로 #전개 아쉬움 #김병철♥

TV리포트 기자 조회수  

[TV리포트=손효정 기자] 배우 남궁민이 KBS2 ‘닥터 프리즈너’를 통해 또 다시 ‘믿고 보는 배우’임을 입증했다.

최근 KBS2 ‘닥터 프리즈너'(박계옥 극본, 황인혁·송민엽 연출)를 끝낸 남궁민을 만났다. 드라마에서는 블랙의 무채색 의상을 주로 입고 나온 남궁민. 이날 핑크색 의상을 입고 온 그는 특유의 온화한 미소와 여유로움을 내뿜었다. 그의 말대로 드라마가 끝난 동시에 나이제에서 남궁민으로 돌아온 듯 보였다.

남궁민은 ‘닥터 프리즈너’를 통해 ‘다크 히어로’ 연기에 첫 도전했다. 극 중 그가 연기한 나이제는 악인은 아니다. 하지만 속을 알 수 없는 그는 의뭉스럽고 무서워 보였다. 남궁민표 흑화 연기가 돋보였다. 그는 SBS ‘냄새를 보는 소녀’, ‘리멤버’에 이어 또 다시 시청자를 섬뜩하게 만들었다.

나이제는 원래 정의감 넘치는 대학병원 천재 의사였다. 그러나 엄마가 억울하게 세상을 떠나고, 복수를 다짐하면서 일부러 서서울 교도소 의료과장이 된 인물이다. 형 집행 정지를 할 수 있는 나이제는 이를 이용해 죄수들의 마음을 샀고, 태강그룹 무너뜨리기를 서서히 실현시켰다.

나이제의 최종 목표는 태강그룹 이재준(최원영) 본부장이었다. 결과적으로 목표를 이룬 나이제는 정의를 구현하며 통쾌함을 안겨줬다. 밝은 색채로 그려지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부분에서는 KBS2 ‘김과장’ 속 남궁민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연기를 펼친 남궁민은 스펙트럼 넓은 배우라는 점을 새삼 입증했다. 남궁민의 캐릭터와 대본에 대한 깊은 고민이 이번에도 빛을 발한 것. 결과도 좋다. ‘닥터 프리즈너’는 방영 내내 수목 드라마 1위를 했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 15.8%를 기록했다. 인생작을 기분 좋게 추가한 남궁민과 나눈 ‘닥터 프리즈너’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한다. 

Q. ‘닥터프리즈너’ 종영 소감은? 다른 작품이 끝났을 때와 느낌이 다를 것 같은데?

“그렇게 다른 것 같지는 않고요. 드라마가 끝나면 느끼는 것은 허탈함?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서…. 드라마가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마지막에 가서 쫓기는 것은 사실이잖아요. 배우가 외울 것도 엄청 많고, 초반에 비해서는 제가 연기를 준비할 시간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잘 마무리 지어야겠다라는 신념 하나로 버티다가 막상 끝나니깐 바로 남궁민이 됐어요. 남궁민의 일상은 한가하고 별로 하는 것이 없거든요. 허탈, 허무하지만 잘 마무리 돼서 좋습니다.”

Q. 남궁민 씨의 대본이 화제였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했나?

“저는 늘 그렇게 해오던 편이었어요. 선후배들과 얘기하다가 그런 부분에 대해서 놀라시는 분들이 좀 계시더라고요. 제가 연기 빼고는 잘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요. 언변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말을 재밌게 하는 것도 아니고, 쇼 프로그램에 나와서 사람들을 웃기게 하는 것도 아니니깐. 사람들이 저는 연기할 때가 제일 낫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항상 쉬는 동안에도 다른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연기를 모니터도 하고, 어떤 식으로 연기하는 것이 좋을지 많이 고민하고, 적고, 녹음도 많이 하고, 심지어 카메라로 찍어 보기도 하고. 

휴대폰 메모에 ‘연기노트’, ‘엑기스’ 등 폴더가 있어요. 이렇게 작성하고 연기를 했을 때 실수나 모자란 것에 대해서 발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드라마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일기 형식으로 썼다가, 나중에는 스마트폰으로 바뀌었잖아요. 메모를 썼더니, 언제 어떤 감정으로 썼는지가 잘 안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요즘은 대본을 프린트물로 받아서, 프린트 된 것을 한 장 씩 오려서 이때 어땠는지 적는 것 같아요.”

– 그렇다면 ‘닥터프리즈너’와 관련해 한 메모가 있다면?

“양이 너무 많아서… 100개 넘게 적은 것 같은데. ‘김과장’ 때는 일부러 과장되는 연기를 많이 했었고, ‘훈남정음’ 때는 경직된 느낌으로 했다면, 이번에는 호흡을 실제 말처럼 조절하는 느낌으로 많이 했었어요. 크게 했다가, 작게 했다가, 눌러서도 얘기했다가… 그런 호흡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뭐 어떤 식으로 하자고 해서 잡은 것은 아니고요. 이 친구는 제가 생각할 때는 착하지만은 않은 냉정함을 갖고 있고, 복수를 하지만 그렇다고 활동적인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았어요. 그래서 차갑지만 정적인 연기는 어떨까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봤어요.”

Q. 시청률이 높게 나왔다. 고생한 보람을 느낄 것 같다.

“잘 나왔죠. 전작이 좀 잘 안 나왔잖아요. 시청률에 대한 자신감은 있어요. 내가 나오면 무조건 잘 나온다 이것이 아니고, 시작할 때는 그러한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 것 같아요. 나는 이 드라마에 온 힘을 다 쏟아낼 것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있어도 잘 될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는 시청률은 당연히 신경이 쓰였죠. 

‘훈남정음’이 끝나고 여러가지 대본이 들어왔을 때, 1~4회 대본을 보고 어떤 대본이 재밌을까에 대해서 생각을 했어요. ‘닥터 프리즈너’가 짜임새 있고, 속도가 좋아서 이것을 보게 되면, 많은 시청자분들이 한 번 보시면 끈을 놓치지 않고 보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첫 회가 8~9%가 나오고, 두 번째가 14%가 나왔는데, 되게 기분이 좋았죠. 내가 재밌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맞았구나 싶었죠. 감독님과 다른 스태프들이 드라마의 분위기를 잘 살려주신 것 같아요.”

Q. 초반에는 빠른 전개였지만, 뒤로 갈수록 남궁민은 다 해결하고 김병철은 당하는 구조가 답습된다는 평이 많았다.

“내부적으로도 다 알고 있었어요. 대본을 만약 처음부터 끝까지 구성해놓고 쓰는 것이라면, 시청률이 더 높게 나오고, 더 좋은 드라마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아요. 7~8회까지는 짜임새 있고 좋았거든요. 아쉬움은 남는 것 같아요. 대본이 나와야 촬영을 하잖아요. 작가님도 마음에 안 들고, 배우도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수정한다고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어요. 

아쉬웠던 것은 처음 감독님, 작가님과 얘기했던 것은 ‘1~4회는 재밌는데, 나이제가 3년 동안 어떻게 해서 복수를 계획했고 마음을 먹었는지를 디테일하고 재밌게 그려나가고 싶다’고 했었어요. 그런데 대본이 진행되다 보니깐 그렇게 짜서 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처음 생각했던 것에서 어긋나서 가다 보니깐, 나이제라는 사람이 처음에는 감정에 의한 행동이 주가 됐다면, 나중에는 시추에이션에 의한 행동을 하고 셜록 같은 캐릭터가 된 것 같아요. 나이제가 힘을 잃은 것은 사실이죠. 제가 아쉬웠던 것을 다른 배우분들이 챙겨줘서 잘 해나갔던 것 같아요. 시간이 있었다면 나이제도 완성도 있게 그려지지 않았을까, 아쉬움도 있어요. 그러나 모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Q. 김병철, 최원영 등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정말 좋았고요. 특히 병철이 형 하고는 미운정, 고운정이 많이 들었어요. 병철이 형이 처음부터 나이제, 선민식의 축이 돼서 드라마를 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얘기를 많이 나눴거든요. 우리가 어떻게 해야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형을 현장에서 처음 본 사이지만 틀을 좀 많이 잡았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선민식이라는 캐릭터를 조금 더 보여주고, 잡았으면 좋겠는데 어느 쪽으로 좀 못 잡은 것 같아서 아쉽기는 해요.

(최)원영이 형의 후반부는 원래는 처음부터 그렇게 계획된 것은 아니었고요. 원영이 형이 워낙 잘하기도 했고, 저와 선민식의 스토리가 기획했던 것처럼 짜임새 있게 되지 않다 보니깐 후반부에서는 원영이 형이 잘 채워준 것 같아요. 시청자분들이 지루하거나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채워준 것 같아서 고마운 마음이 있죠.”

Q. 나이제가 독을 품고 긴장을 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인데, 가장 고되게 찍었던 장면이 있다면? 

“저는 추웠을 때 찍었을 때가 제일 고됐던 것 같아요. 포장마차에서 찍은 것이 힘들었고,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것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나 누군지 기억해?’라고 묻는 1회 엔딩이 마음에 들거든요. 1회 안에 전개 속도가 엄청 나더라고요. 1회를 보고 이 드라마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처음에 등장하는 신이 판코니 빈혈에 대해 설명하는 것인데 그때 대사가 어마어마했어요. 신이 컷트가 되고 튀는 신이 있어서 한 번에 외우지 않아도 됐지만, 저는 그 신 하나가 나이제는 이런 사람이라고 보여준다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그 신을 굉장히 많이 봤던 것 같아요. 그 신을 3개월 정도로 봤던 것 같아요. 촬영하고는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요. 1회 엔딩 자동차 신은 해가 지기 전에 찍어야 한다고 해서 빨리 찍었어요. 차가 뒤집히고 나서 제가 등장하는 것인데, 해가 져버려서 대기하다가 못 찍고 그랬어요. 한 3일 만에 찍은 것 같아요.(웃음)”

Q. ‘열혈사제’ 김남길처럼 다크 히어로였다. 다크 히어로를 연기한 소감은?

“처음에 다크 히어로가 뭐지? 했어요. 영어로 하니깐 멋있는 것 같아요. 시대의 흐름이 있는 것 같아요. 넷플릭스, 유튜브 등 볼 수 있는 고급 매체가 많잖아요. 사람들도 어떤 것이 진짜고, 가짜고, 촌스럽고, 세련됐는지 알거든요. 옛날에는 TV에서 나오는 것만 봤는데, 전세계 사람들이 볼거리를 제공해주니깐 사람들의 수준이 올라갈 수 밖에 없어요.

옛날처럼 착하기만 한 주인공은 사람들이 답답하다고 생각하는 시대가 됐어요. 나쁜 사람이 해를 가하면 부글부글 끓을텐데, 예전에는 참으니깐 답답할 수 있죠. 다크 히어로가 현실에서는 참는 부분을 해소해주니깐,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딱딱하고 짚어주고 강조하는 것이 좋았다면, 요즘은 연기하는 방식이나 흐름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하는 것을 좋아하잖아요. 저도 노래는 못하지만, 노래 프로가 많이 나오니깐 어느 순간에 평가를 하게 되더라고요. 수많은 연기를 보는 시청자분들은 얼마나 잘 알겠어요. 그래서 현대적인 흐름에 맞춰서 배우들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연구하는 편이에요.”

Q. 평소에 악인이 되는 상황이 있나?

“보통 악하지는 않고, 짜증은 부리는 편인데.(웃음) 촬영장에 갔는데 콜타임이 너무 밀렸다거나 하면,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대본 보다 나오는데’ 그러죠. 연예인은 악인이 될 수 없는 세상인 것 같아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도덕적으로 완성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동양 세계관에서는 도덕적으로 너무 완성되어 있는 사람으로 평가하는 것도 있기 때문에, 악인이 될 수 없어요. 그래서 집에 많이 있어요.(웃음)”

Q. 나이제만큼은 아니었지만, 잊지 못하는 사회의 부조리는?

“그냥 그런 것들인 것 같아요. 제가 크게 권력적으로 피해를 본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불친절함에 대해서 한 마디 하고 싶었던 적이 많았는데 참은 적이 많은 것 같아요. 제가 당한 것은 아니지만, 좋게 해도 되는 것을 반말을 한다든가, 메뉴판을 던지다든가 하는 경우도 있죠. 그런데 내가 나설 수는 없잖아요. 내 성격 같아서는 ‘저기요’ 하고 싶은데, 괜히 문제가 생길까봐. 택시를 탔을 때도 그렇고, 주차를 했을 때도 그렇고, 90%의 사람들은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데 5% 정도는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있어요.

제가 하는 직업이 사람들을 상대하는 직업이다 보니깐 저희가 일반 사람들보다 화를 못 낼 거예요. 그걸 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그 사람은 다크 히어로죠.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삭히고, 문제가 안 생기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방송하는 친구들이나 연예인들은 풀 데가 없잖아요. 일부 5% 내지의 소수의 몰지각한 연예인들이 하는 행동이 연예인 전체의 행동으로 화두가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항상 참으려고 노력하면서 살고 있어요. 다수를 평균 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일부 극소수의 사람으로 보여질 수 밖에 없는 것이 공인이기 때문에 노력하려고 하고 있어요.”

Q. 연기대상에 대한 생각은? 이번에 받을 것 같나?

“사실은 방송국에서 대상을 주는 것이 정말 연기를 잘 한 사람으로 주는 상은 아니잖아요. 방송국에서 관계적인 것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주면 고맙게 받겠지만, 욕심도 없는 것이 저가 저 스스로가 만족 못하고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런 특별한 욕심은 없는 것 같아요. 드라마를 시작하면서 꿈꿔 왔던 것이 방송 3사 밖에 없었고, 그러한 장면(대상 수상)을 꿈꿔왔지만, 지금은 저 자신이 해결해야할 것이 많기 때문에 그 상에 연연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Q. 남궁민이 생각하는 인생캐릭터는?

“저는 아직 만나지 못한 것 같아요. 후배들이 연기를 잘한다고 하면, ‘나도 카메라 앞에 있으면 긴장하고,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캐릭터를 잘 소화하냐의 문제’라고 답해요. 그러면서 ‘너도 잘 할 수 있다’라고 해요. 연기를 하면 할수록 부족하다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하고, 스스로 인정을 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노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저 스스로 부족한 것이 뭐냐고 물으면, 전부 다 부족한 것 같고,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연구해야 할 것도 많기 때문에 제 스스로가 계속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같고, 그것이 제 장점인 것 같아요. 

저는 연기가 애인 같다고 생각해요. 이 사람이 힘들고 저를 괴롭게도 하지만, 너무 즐겁고 행복하거든요. 한편으로는 꼴도 보기 싫지만, 이것이 없으면 제가 살아가는 이유가 없거든요. 그래서 저는 작품을 하고 있을 때도 힘들고, 안 하고 있을 때도 힘들고.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기 때문에 연기하는 것이 좋아요. 연기는 쉬지 않고 하고 싶고, 연기를 계속 하면서 부족한 제 자신을 키워가고 싶어요. 그것이 제 목표예요. 인생캐, 시청률을 터뜨려야지 이런 것 보다, 연기를 제 인생에서 빼고 생각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남들처럼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935 엔터테인먼트, 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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