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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지호 기자] 익숙한 설화가 현대 사회의 신분 도용이라는 공포와 만났다. 배우 류준열, 설경구, 이규형이 서로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진짜와 가짜를 추적한다.
20일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는 오는 28일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류준열, 설경구, 이규형, 김홍선 감독이 참석했다. 진행은 방송인 박경림이 맡았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들쥐’는 의문의 존재 ‘들쥐’에게 이름, 얼굴,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소설가 문재와 잃어버린 돈을 회수하려는 사채업자 노자, 형사 순용이 들쥐의 정체를 쫓으며 벌어지는 추적 스릴러다.
‘쥐가 사람의 손톱을 먹으면 그 사람으로 변한다’는 익숙한 설화에서 출발해 기묘한 소재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앞세웠다. 연출은 넷플릭스 시리즈 ‘탄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드라마 ‘손 the guest’, ‘보이스’ 등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이 맡았으며, ‘모범가족’, ‘특수사건전담반 TEN’ 등을 집필한 이재곤 작가가 극본을 담당했다.
이날 김홍선 감독은 “원작 웹툰에서 서늘한 공포감이 느껴졌는데, 이재곤 작가님이 치밀한 추적극으로 잘 만들어주셨다”며 “대본을 읽으면서 문재를 응원하게 되고 ‘들쥐’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배우들 역시 빠른 전개와 독특한 설정을 작품의 매력으로 꼽았다. 류준열은 “전래동화에서 온 설정 자체가 재미있었다. 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글로벌 시청자들과 만난다는 점에도 끌렸다”며 “대본 일부만 보고 결정을 해야 했는데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자발적으로 원작을 찾아볼 정도였다”고 전했다.
설경구는 “당시 봤던 대본 중 가장 재미있었다”며 “영웅이나 초자연적인 힘 없이 평범하고 어딘가 비어 보이는 인물들의 불안과 의심, 공포에 초점을 맞춘다. 문재와 함께 진실이 무엇인지, 진짜가 누구인지 찾아가는 몰입감이 대단하다”고 자신했다.
이규형 역시 “순식간에 5, 6부까지 읽었다”며 “개인정보가 넘쳐나는 사회에서 ‘누군가 내 삶을 빼앗아 갈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류준열은 ‘들쥐’를 통해 필모그래피 최초로 1인 2역에 도전한다. 그는 “문재는 3년여 동안 세상과 단절된 채 숨어 살다가 어느 날 이름부터 인생까지 ‘들쥐’에게 빼앗기고 삶을 되찾으려 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1인 2역을 준비한 과정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류준열이 어떻게 두 명의 다른 사람으로 보이게 할까’를 고민했다”며 “눈빛과 성격은 물론 목소리까지 다르게 표현했다. 처음부터 두 인물의 목소리 차이를 캐치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홍선 감독은 류준열의 캐스팅 이유에 대해 “문재는 착한 주인공도 아니고 영웅적 서사를 가진 인물도 아니다. 1인 2역을 해야 하는 만큼 류준열 배우가 지금까지 보여준 연기를 보고 제안했다”며 “현장에서 아이디어와 대안이 많아 연출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설경구는 돈과 목적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사채업자 노자 역을 맡았다. 설경구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조폭의 마지막 세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두머리는 아니고 중간 보스 정도”라며 “본명은 김영근이다. 이 자리에서 최초 공개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문재와는 투자 관계인데 문재가 3년간 사라져 버린다.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운 놈이지만 결국 서로에게 희망이 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관계”라고 설명했다.
김홍선 감독은 설경구를 향해 “이미 걸출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분이다. 노자 역시 자기 세계가 확실한 캐릭터라 해주신다고 했을 때 그 자체만으로 기뻤다”며 “현장에서도 큰형님처럼 분위기를 좋게 이끌어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들쥐’만의 관전 포인트도 공개됐다. 류준열은 “시간을 넉넉하게 가지고 시작하시면 좋겠다. 한 번 보면 멈추기가 어렵다”며 “‘엔딩 맛집’이라는 표현처럼 계속 보고 싶어질 것이다. 액션도 볼거리지만 인물들이 어떻게 얽히고 그 관계를 풀어나가는지가 재미있는 포인트”라고 자신했다.
설경구는 “뒤를 예측하고 추측하면서 보셔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고, 이규형은 “관전 포인트는 인물들 간의 관계다. 모두가 엮여 있다. 처음에는 알 수 없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무릎을 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김홍선 감독은 순용의 대사인 “인생이 섬 같다”를 작품을 관통하는 문장으로 꼽으며 “모든 캐릭터가 전반적으로 섬처럼 부유하는 느낌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류준열과 설경구의 첫 연기 호흡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설경구는 류준열에 대해 “귀엽고 편하다”며 “류준열은 정말 공부를 많이 해온다. 내 캐릭터에 대해서도 아이디어를 던져줘서 재미있을 것 같은 것들을 많이 차용했다. 차로 움직이는 장면이 많아 사담도 많이 나누며 즐겁게 촬영했다”고 칭찬했다.
류준열 역시 “선배님을 10여 년 전부터 뵀지만 함께 작품을 할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며 “선배님이 정말 열려 있고 편안하게 해주셨다. 작품을 할수록 어떤 동료를 만나 어떤 작품을 하는지가 결과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 타이밍에 선배님을 만난 것이 내 인생에 너무 좋은 일이었다”고 화답했다.
신분 도용을 다룬 기존 작품들과의 차별점에 대해 김홍선 감독은 “‘추격’이라는 점이 다르다. 소재는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풀어가는 방식이 전혀 다르고, ‘들쥐’가 누구인지 찾아가는 과정에서 오는 재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류준열은 원작에 대해 “단순한 흥미나 재미보다 작가님만의 철학이 느껴졌다”며 “‘나라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비롯해 작품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깊게 고민했다. 웹툰과 드라마의 특성이 다른 만큼 영상에 맞게 각색된 부분도 잘 맞물렸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류준열은 “전 세계 시청자들과 인사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행운이다. 빨리 함께 나누고 즐기고 싶다”고 전했고, 설경구는 “전 세계 시청자들과 동시에 한 작품으로 소통하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이다.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규형은 “티키타카가 잘되는 한 축구팀처럼 함께 잘 만들었다고 자부하는 작품이다.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린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캐스팅부터 흥미로운 소재까지 기대감을 높인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는 오는 28일 공개된다.
강지호 기자 /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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