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해인 기자] 미담 제조기로 유명한 배우 강하늘의 미담이 또 하나 공개됐다.
배우 빈찬욱이 인터뷰를 통해 강하늘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역시나 훈훈한 이야기다. 이 온기가 전해졌는지 빈찬욱은 강하늘이 걸었던 길을 동경하며, 더 좋은 연기를 고민하고 중이라고 한다. 그의 인생을 바꿔놓은 강하늘과의 만남엔 어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을까?
‘신흥무관학교’라는 뮤지컬로 데뷔하셨어요. 그리고 이후 활동을 드라마와 영화로 넓혔고요.
‘신흥무관학교’는 제 인생에 여러 변화를 만들어준 극이었어요. 70주년 국군의 날 기념으로 제작된 극이었는데, 육군 전체에서 오디션이 있었고, 천 명이 넘는 많은 지원자가 있었죠. 거기서 지창욱, 강하늘, 인피니트 성규 등 좋은 분들이 많았고, 함께 무대에 올라 행복했죠.
그분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을까요?
지방 마지막 공연 때였을 거예요. 극이 끝난다는 아쉬움에 하늘이 형을 보면서 ‘나중에 열심히 해서 전역한 뒤에 하늘이 형과 다시 무대에서 만나고 싶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데 그때 하늘이 형이 고개를 돌려 저를 보더니 잠깐 나와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고는 “너, 전역하고 뭐할 거야?”라며, “소개해 줄 사람이 있는데 만나 볼래?”라고 물어봤어요. 마치 제 생각을 읽은 것 같은, 소름 돋는 순간이었죠. 그렇게 하늘이 형 소속사와 연이 닿게 됐어요. 형이 회사에 처음 데려온 배우라고 들었어요.
그럼 사회에서 다시 만난 강하늘 씨는 어땠나요?
평소엔 채찍질을 많이 해주세요. 연기적인 부분 보다는 현장에서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야 한다고 말해주죠. 여러 부분에서 제가 제일 닮고 싶은 배우가 형이에요. 사람에 대한 배려가 많은, 좋은 배우이자 좋은 사람이죠. 힘든 일이 있으면 ‘형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져요.
강하늘 씨의 미담이 또 하나 추가되네요. ‘핸섬가이즈’ 촬영 때는 조언을 해준 게 있었나요?
형한테 전화를 정말 많이 했어요. 제가 영화가 처음이다 보니 아는 게 하나도 없었거든요. 콘티에 적힌 샷의 크기나 카메라의 위치를 표기한 용어를 아예 몰랐죠. 현장에서 다른 분들에게 물어보기 민망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형한테 하나씩 다 물어 봤어요. 귀찮을 법도 한데 차근차근 하나씩 다 알려줘 촬영을 무사히 진행할 수 있었죠.
‘강하늘’ 같은 배우가 되고 싶으신 거군요?
처음엔 연예인이라 일부러 이미지 관리를 위해 그러나 싶을 정도였어요. 하지만, 8년이 넘어가는 시간 동안 곁에서 본 형은 지금도 좋은 사람이고, 늘 믿을 수 없는 태도를 보여주셨어요. 천성 자체가 ‘미친 사람’이죠.
저도 형처럼 선한 영향력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는 ‘공동체 작업’이잖아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죠. 저는 누군가에게 같이 작업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와 함께하는 작업이 즐겁고, 행복한 현장이 되길 바라요.
‘핸섬가이즈’ 이후 어떤 작품에서 만날 수 있나요?
OTT 플랫폼에서 공개될 예정인 두 작품이 있어요. 하나는 ‘인플루엔자’예요. 아직, 많은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죠. 다른 하나는 ‘세상에서 가장 나쁜 소년’이라는 드라마예요. 유태오, 탕준상이 주인공이고 저는 이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악역을 맡아봤어요.
선한 영향력에 관해 이야기하다 악역 소식을 들으니 조금 이질적인데요. 연기라고는 하지만 본인의 성향과 다른 역할을 연기할 때의 어려움은 없었나요?
연기는 늘 ‘만약에’를 가정하고 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저 안에 악한 속성이 아예 없을 수 없는데, 그 적은 부분을 최대한 증폭해서 연기를 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카메라 안에서는 나쁜 행동을 즐기며 연기했어요. 그래야 연기를 보는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어려움도 있었어요. 인물에 이입하다 보니 현장에서 재미있게 대화를 못 했어요. 다른 배우의 감정에 누가 될까 봐 말도 걸지 못해 외로웠죠. 그리고 악역 연기 중에 어머니께서 “너, 눈빛이 좀 달라졌다?”고 하시기도 했어요. 연기 준비하며 폭력적인 음악을 듣고, 생각도 많이 하고, 잔인한 레퍼런스 영상을 찾아보는 고정에서 눈이 탁해진 거죠. 캐릭터의 말투가 일상에서도 나오는 것 같았어요. 어머니께서 상처를 많이 받으셨을 거예요.
연기라는 게 정말 예민하고 어렵다는 걸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일화네요. 마지막 질문 드릴게요.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 그리고 동경했던 캐릭터가 있을까요?
‘핸섬가이즈’처럼 코미디 장르를 하고 싶어요. 모든 연기가 어렵지만, 관객을 웃기는 게 특히 어렵다고 생각해요. 철저한 계산이 필요하잖아요. 어려워서 더 잘 해보고 싶은 거죠. 그걸 해냈을 때 쾌감이 엄청나고, 다시 그걸 느끼고 싶어요.
제가 좋아했고, 연기해 보고 싶은 캐릭터는 조금 엉뚱할 수 있는데요. 제가 마블 영화를 정말 좋아해요. 만약, 마블 영웅 중 사람화가 된다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너구리 ‘로켓’(브래들리 쿠퍼 목소리)을 맡아보고 싶어요. 이 캐릭터도 ‘굿 윌 헌팅’의 맷 데이먼처럼 결핍이 있는데, 저는 결핍이 있는 캐릭터가 그걸 묵묵히 이겨내는 걸 좋아해요. 꼭 ‘로켓’ 같은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은데, 아직 한국에는 없어서 미국으로 가야할까 고민되네요.
인터뷰이 빈찬욱은 신중하고 진지한 배우였다. 단어 하나를 선택할 때, 그리고 누군가를 언급할 때 조심스러운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무수한 미담을 생성한 강하늘도 빈찬욱의 그런 태도에서 자석처럼 끌렸던 게 아닐까. 자신만의 속도로 묵묵히, 그리고 주변을 살피며 무대를 항해 중인 빈찬욱의 다음 작품과 연기를 기대한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빈찬욱, 티에이치컴퍼니, ‘핸섬가이즈’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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