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러시아, 대북 제재 패널 거부권 행사
I 미국, 한국, EU 강력한 비판·평화 우려
I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도로 제설 작업
[TV리포트=이효경 기자] 11일 UN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부대사가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를 비판에 나섰다.
우드 부대사는 이날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안보’를 주제로 개최된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동으로 북한과 탄도미사일 및 다른 무기들을 뻔뻔하게 조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드 부대사는 “러시아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증거가 쌓여가는 것이 회피하기 위해 거부권을 활용해 안보리 업무를 저지하는 것을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3월) 28일에 안보리는 전체 회의를 열고 대북제재위, 일명 1718 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의 임기를 내년 2025년 4월 말까지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에 대해 표결을 진행했지만, 러시아의 비토권(거부권) 행사로 부결된 바 있다. 이 대목에서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평화를 깨트리는 주범이라며 비난받았다.
우드 부대사는 “러시아는 거부권 행사하면서 국제 평화와 안보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명명백백히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상진 유엔 주재 한국 차석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와 북한이 불법적인 군사 협력을 통해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며 지적에 나섰다.
김 차석 대사는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과 탄도미사일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는 다수의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 행위다”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의 임무를 지속하는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반대의 뜻을 나타낸 것은 이런 무기 거래와 관련한 보고에 대해 패널이 조사를 하기를 원하지 않는 속셈 때문이다”라며 “이는 매우 실망스러운 행동이다”라고 지적했다.
유럽연합의 장노엘 라두아 유엔 주재 부대사는 북한과 러시아가 국제 평화를 위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제대로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라두아 부대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북한이 관련된 어떠한 무기의 수출이나 수입도 금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꼬집으며 북한과 러시아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는 태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부대사는 북한 외에도 이란, 벨라루스가 미사일을 비롯해 드론 등 각종 무기와 군사 장비를 러시아에 공급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재촉했다.
발트 3국(리투아니아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을 대표해 발언한 리티스 파우라우카스 주유엔 리투아니아 대사 또한 러시아가 불법 행위를 지속하기 위해 거부권을 행사한 사실을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강력 비판에 나섰다.
노르딕 5국(덴마크와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 )을 대표해 발언한 크리스티나 라센 주유엔 덴마크 대사는 “우리는 무기와 탄약을 러시아에 제공함으로써 우크라이나를 향한 불법 침략 전쟁을 군사적으로 지원에 나서는 북한과 이란, 벨라루스에 대한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규탄에 동참하는 입장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늘 회의는 러시아 입장을 들어보기 위한 목적도 주요 사항이었는데, 러시아는 “전문가 패널이 아니라 대북 제재 자체를 1년간의 시한을 유지하고 운영하자”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러시아의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안보리 거부권 행사와 북-러 군사 무기 거래에 대한 서방과 한국의 강력한 비판에 대해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앞서 러시아는 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에 대한 비토권 행사와 관련하여 “유엔 안보리는 더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낡은 규제를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하다”며 “대북 제재와 관련한 유엔 전문가패널 활동 종료는 서방의 귀책 사유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북한과의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해 “원칙적으로 모두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 일이며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해명했다. 북한 역시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 사실을 일관적으로 부인하는 태도를 유지 중이다.
북한은 이날 회의에서 자신의 편을 드는 러시아에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며 보조를 맞추기도 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는 안보리가 시행하는 제재 결의는 “북한의 주권과 발전 가능성 및 생존권을 짓밟으려는 미국과 그 연합의 악랄한 적대적 정책의 산물일 뿐이다”라고 말하며 대북 제재 패널을 손가락질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는 위성사진 분석한 결과 함경북도 풍계리에 위치한 핵실험장 3번 갱도 도로에서 제설된 사실이 확인됐음을 밝혔다. 이는 터널 내부에서 낮은 수준의 활동이 지속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최소한 3번 갱도의 재활성화를 위해서 이미 이뤄놓은 핵실험 시설의 전반적인 상태 유지를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이 보유한 핵실험장 중에서 이미 붕괴 상태인 1번, 2번, 4번 갱도에서는 특별한 활동이 관찰되지 않았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시행할 경우 풍계리 3번 갱도를 유력한 실험 장소로 규정하고 주시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활동이,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가 완전히 임박했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VOA, AF,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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