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유진 기자] 성범죄로 징역 360년 형을 선고받은 전 미국 여자 체조 대표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의 만행이 밝혀졌다.
8일 방영된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1083회에서는 악마의 팀 닥터로 알려진 전 미국 여자 체조 대표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하계 올림픽마다 금메달을 휩쓸며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해온 미국 여자 체조 대표팀의 잔인한 진실이 드러났다.
대표팀 팀닥터 래리 나사르가 치료를 빙자해 선수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폭력을 저지른 것이다. 래리 나사르는 1980년대부터 30여 년에 걸쳐 최소 250여명을 성적으로 착취했다.
래리 나사르는 정골 의학을 전공한 의사다. 일찍이 체조 선수 재활 전문가로 이름을 알린 그는 1986년부터 2015년까지 수많은 선수의 신체를 관리해왔다.
2016년 리우올림픽 금메달 4개를 휩쓴 시몬 바에스 역시 그의 손을 거친 선수다.
하지만 시몬 바에스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갑자기 경기 중 기권을 선언, 유일하게 출전한 평균대 종목에서도 동메달 획득에 그쳤다. 시몬 바에스 역시 래리 나사르의 피해를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계 체조 여왕은 깊은 슬럼프에 빠지게 만든 래리 나사르의 만행은 2016년 레이첼 덴홀랜더의 인터뷰에서 처음 언급됐다.
레이첼 덴홀랜드는 15살이던 1999년 부상 치료를 위해 찾아간 래리 나사르에게 명백한 성추행을 당했다. 심지어 그녀의 부모님 앞에서도 추행을 멈추지 않았다.
래리 나사르의, 추악한 이면이 최초로 알려지자 숨어있던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기 시작했다. 시몬 바에스를 포함해 확인된 피해자만 무려 265명. 그 중에는 성폭행을 당한 사람도 있었다.
2016년 11월 래리 나사르는 성범죄 피의자로 재판장에 섰다. 증인으로 출석해 눈물로 엄벌을 호소한 피해자만 150여명에 달했다. 심지어 래리 나사르 때문에 딸을 잃은 어머니도 있었다.
무엇보다 눈쌀을 찌푸리게 한 건 래리 나사르의 반성문이었다. 래리 나사르는 치료 목적의 의료 행위를 한 것 뿐이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이 불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썼고 담당 판사는 거짓된 사과 뿐인 반성문을 가차없이 날려버린 채 유죄를 선고했다. 형량은 360년. 사실상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었다.
그러던 2022년 사태는 뜻밖의 방향으로 번진다. 래리 나사르의 피해자들이 FBI를 상대로 10억 달러(한화 약 1조원)의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매캐일라 마루니는 FBI에 래리 나사르를 신고했고 5주 만에 FBI의 연락을 받았다. 당시 FBI요원 윌리엄 제이 애보트는 그녀에게 피해 상황을 자세히 묘사해달라는 것도 모자라 눈물 흘리는 그녀를 무시하기까지 했다.
FBI는 매캐일라 마루니와 면담한 지 약 1년 후 래리 나사르의 범행이 기사화된 후에야 FBI가 정식 수사를 시작했다.
FBI는 윌리엄 제이 애보트의 개인적인 일탈이었다고 주장했다. 감사 결과 그간 윌리엄 제이 애보트가 미국체조협회장을 비밀리에 만나 은퇴 후 체조협회에서 일하고 싶다며 로비를 벌인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체조협회는 여자대표팀 코치인 카롤리 부부가 폐쇠적이고 가학적인 훈련을 한다는 이야기가 자자했다. 하지만 성적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방관했다.
게다가 래리 나사르의 성폭력 사건까지 터지자 FBI요원과 미국체조협회가 합심해 사건을 은폐했다. 고의로 사건을 묵인한 약 1년 동안 래리 나사르의 범행은 계속됐고 당시 새로운 피해자 70여명이 더 발생했다.
이에 2022년 매캐일라 마루니와 시몬 바에스 등이 FBI의 부실 수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소송을 제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지난 7월 래리 나사르가 교도소에서 흉기에 찔리는 사고를 당했다. 래리 나사르는 목 2회, 등 2회, 가슴 6회를 찔렸지만 즉시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고 목숨은 건졌다.
래리 나사르를 찌른 동료 수감자인 셰인 맥밀런은 함께 테니스 경기를 시청하던 중 래리 나사르가 여자 선수들을 두고 음란한 발언을 해 화를 참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래리 나사르는 현재 건강을 회복해 현재 교도소에서 남은 죗값을 치루고 있다.
김유진 기자 eugene0120@naver.com / 사진=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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