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에이 배신감은요. 저라도 말 안 했을 거예요”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을 마친 이서진은 여유로워 보였다. 연이은 감정 소모에서 벗어난 것이 시원하면서도 섭섭하다는 그다. 마침 취재진과 인터뷰가 진행된 지난 3일은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유이와 이상윤의 열애가 보도된 날이기도 했다. 더욱 빨리 극의 감정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터.
기사를 통해 처음으로 사실을 알게 됐다는 그는 “유이가 말을 안 했지만 저라도 그랬을 것”이라며 “그게 멜로를 연기하는 상대 배우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그는 “기사를 보고 ‘아, 오늘 기자들이 다 이 질문만 하겠구나’ 했는데 역시더라고요. (하하) 배신감이 느껴지냐고요? 설마요. 제가 여자친구가 있어도 말 안 했을 거예요. 물론 없지만요. 만약 그런 걸 시시콜콜 얘기하면 상대 배우에게 감정 몰입이 되겠어요? 방해될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유이가 말 안한 게 이해가 돼요. 그래서 막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사랑하면 좋은 일이죠”
이서진은 ‘결혼계약’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멜로 연기를 마음껏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섬세한 표현이 나올 수 있었던 건 유이 덕이라고. 나이 차이가 많은 어린 여배우이기에 편안하게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대본에 애정신이 있을 때, 나이가 좀 있는 여배우라면 ‘내가 이렇게 표현했을 때 싫어하면 어쩌지’라며 주저할 때가 있는데 유이는 어리니까 그런 부담이 덜한 편이었어요. 하자는 대로 따라와 주는 편이었고요. 그런 게 감사하죠”
그는 ‘결혼계약’에 쏟아진 호평에 대해 ‘연출의 승리’라고 말했다. 현장에 갈 때마다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김진민 PD 때문에 힘들 때도 있었지만, 그 덕분에 감정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는 것.
그는 손으로 크기를 그리며 “김진민 PD는 이만큼 준비해 가면, 더 큰 이만큼을 원해요. 항상 숙제를 내줬죠. 그의 섬세한 요구 때문에 배우들이 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편집본을 보면서 ‘멋지다’라고 감탄할 때가 많았거든요. 지인들이 1.2회를 보고 호평을 해주셨는데 그렇게 방송 초반에 좋은 반응이 있었던 건 처음이라 더욱 기분이 좋았어요”라며 감독에게 거듭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한편 지난 4월 24일 종영된 ‘결혼계약’은 죽음을 앞둔 한 여자(유이)와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재벌가 자제(이서진)의 사랑을 그린 정통 멜로극이다. 마지막 회는 22.4%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의 성원 속에 종영됐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조성진 기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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