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부산=김수정 기자] “공백기 길어진 이유? 고민 많았죠.”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 기자회견에는 윤재호 감독을 비롯, 배우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이유준, 서현우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조선족 가족을 버리고 한국으로 도망간 엄마, 엄마를 미워하던 아들의 16년 만의 재회를 그린다. 지난해 칸영화제에 단편 ‘히치하이커’와 다큐멘터리 ‘마담B’를 출품한 윤재호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감독은 “가족에 대한 영화다. 가족, 이별, 재회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번 작품은 이나영이 원빈과 결혼, 출산 후 첫 복귀작으로 택해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영화 ‘하울링’ 이후 6년 만의 연기 복귀다.
이나영은 “공백기 동안 늘 연기를 생각했고, 고민이 많았다. 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고민했다. 어떤 이야기로 관객과 만나야 할까 고민하던 중 공백기가 길어졌다. ‘뷰티풀 데이즈’처럼 쏙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를 만나게 돼 출연하게 됐다”고 공백기와 복귀에 대해 언급했다.
윤재호 감독은 “이나영 선배는 시나리오를 건넸을 때 바로 미팅을 하자고 하더라. 내가 찾고 있던 엄마의 느낌이었다. 엄마이면서도 젊은 느낌, 조금 다른 느낌이 필요했다. 이나영 선배가 딱이었다”고 밝혔다.
이나영은 엄마 연기에 대해 “예전엔 상상만으로 했던 감정이었다. 지금도 모두 공감할 순 없지만, 공감할 수 있는 일부분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나영은 “시나리오가 워낙 좋았다. 나이대, 시대, 장소마다 겪어야 하는 감정이 누적되는 지점이 있었다. 감독님께서 회상 장면을 먼저 촬영해줘서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감정 연기 비결을 드러냈다.
이나영은 ‘뷰티풀 데이즈’에서 데뷔 이래 가장 넓은 연기 폭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이나영은 “단순히 ‘엄마’라는 이미지로 생각하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인물이 처했던 상황이 쌓이면서 현재의 엄마까지 됐을 때 어떤 감정이 누적됐을지 떠올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나영은 “엄마의 담담함이 시나리오에 잘 표현됐는데 그 지점이 매력적이었다. 회상 장면에선 감정 표현 폭이 넓었다. 오히려 현재에서는 통달한 모습, 살아나가기 위한 담담함을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강조했다.
늘 경계, 엄마에 대해 포커스를 맞춰온 윤재호 감독은 파리 민박집의 조선족 주인 아주머니와의 인연이 영화 세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그는 “타지 생활을 오래 해 늘 그리움이 있었다. 늘 엄마,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이것이 무의식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그는 “민박집 조선족 아주머니가 아들을 중국에 두고 9년간 만나지 못한 사연을 담은 단편을 만들었다. 이후 중국으로 그 아들을 만나러 갔다. 그 계기로 탈북자를 많이 만나게 됐고, ‘마담B’라는 다큐도 찍게 됐다. ‘뷰티풀 데이즈’도 그 영향으로 만들게 된 영향”이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부산시 일대에서 진행된다. 79개국 323편이 상영되며 개막작은 ‘뷰티풀 데이즈’, 폐막작은 ‘엽문 외전’이 선정됐다.
부산=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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