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진주영 기자] K-팝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사생팬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도 함께 공존하고 있다. 사생팬은 연예인의 일상과 사생활을 몰래 추적하고 침해하는 집착형 팬으로 단순한 과몰입을 넘어 범죄 행위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 정국, 전역 후 자택 침입 시도 당해…
최근 방탄소년단 정국은 자택 침입 시도를 당했다. 30대 중국인 여성이 정국의 자택 비밀번호를 여러 차례 입력하며 침입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이 여성은 정국이 전역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국은 입대 전에도 사생팬들로 인한 고충을 겪었다. 누군가가 집 주소를 알아내 음식 배달을 보내거나 체육관에 나타나는 등 지속적인 사생활 침해에 시달렸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직접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집에 찾아오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 레오, 새벽 전화에 분노 “자는 것도 편하지 않다”
그룹 빅스의 레오는 개인 계정을 통해 “제발 장난 전화 좀 그만해 달라. 자다 깨는 거 정말 힘들다”며 사생활 침해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현재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 중인 레오는 새벽 시간의 반복된 연락으로 일상에 큰 지장을 받고 있음을 털어놨다.
같은 팀의 멤버 엔(차학연) 또한 병원까지 찾아오는 팬들로 인해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원하는 모습이든 원하지 않는 모습이든 공개되는 게 연예인의 숙명이지만 가족이 있는 병원까지는 오지 말아달라”고 간절히 부탁했다. 그는 “연예인이기 전에 한 사람의 자식으로 도리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 김재중 “계좌 해킹·무단 침입·차량 추적…도를 넘은 사생”
가수 김재중도 오랜 시간 사생팬으로 인한 고통을 겪어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김재중은 자신의 카카오페이 계정이 해킹됐다며 “비밀번호가 바뀌었는데 본인이 모르면 계정 삭제조차 안 된다는 답변을 들었을 때 멘탈이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피해는 처음이 아니다. 그는 과거 자택에 누군가 몰래 들어와 도어락도 없는 집 안에서 침실과 화장실 뒷모습을 촬영한 뒤 포토메일로 전송한 사건도 겪었다고 밝혔다. 또 사생팬들의 차량 추적을 피하기 위해 차량을 7~8대나 바꿨다고도 고백했다. 김재중은 “차 번호를 외워서 쫓아오기에 일부러 낯선 차량을 구매했고 내 차를 고의로 박는 일도 있었다”며 당시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전했다.
▲ 슈퍼쥬니어 이특 “20년째 이어진 사생 고통”
슈퍼주니어의 이특 역시 오랜 기간 사생팬 피해를 겪어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최근 개인 계정을 통해 “정신 나간 사생팬들이 아직도 있다는 게 놀랍다. 벌써 두 번째”라며 “한 번 더 이러면 신상을 공개하고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경고했다.
이특은 데뷔 초기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인 사생 피해를 받아왔다. 2012년 군 입대 전날에도 사생팬 차량이 자신을 따라다녔다고 토로했다. 2017년에는 새벽마다 걸려오는 전화에 “해외에 내 번호가 유출된 것 같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2020년에는 라이브 방송 도중에도 전화가 빗발쳐 “전화번호를 돈 주고 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 팬 문화의 재정립, 사회적 대응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제 사생팬 문제를 소속사 개인의 몫으로만 둘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할 공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최근에는 아이돌 연습생 및 데뷔 멤버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만큼 청소년 보호 차원에서의 대응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헌식 평론가는 “요즘 K-팝에는 중학생 연습생도 많다”며 “정부와 교육·복지 부처가 공동 대응해 아이돌 산업을 단순한 콘텐츠 산업이 아닌 청소년 노동과 보호의 관점에서도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주영 기자 jjy@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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