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배우로, 감독으로는 제2의 전성기다. 서로에게 더할나위 없는 뮤즈가 된 두 사람은 필모그래피를 화려하게 물들이고 있다. 배우 김민희, 홍상수 감독 얘기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2015년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통해서다. ‘북촌방향’ 이후 시간, 우연이라는 소재를 초현실적인 구조로 풀어내는 데 몰두했던 홍상수 감독은 이 영화에서 정점을 찍었다. 영화에서 유부남 영화감독 함춘수를 연기한 정재영은 제68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한국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일상의 작은 우연이 쌓이고 반복돼 삶을 변주하는 홍상수의 세계는 김민희를 만나며 더없이 따뜻해졌다. 홍상수 감독이 김민희와 불륜 관계 중 연출한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은 그의 영화 중 가장 로맨틱한 영화로 평가받는다. 영화는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감독상(은조개상)을 거머쥐었다.
김민희는 말할 것도 없다.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지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한국배우로는 최초로 여우주연상(은곰상)을 받았다. 패셔니스타로 시작해 줄곧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던 그가 세계 3대영화제 여우주연상이라니. ‘굿바이 솔로’, ‘화차’, ‘아가씨’로 이어진 김민희 커리어에 화룡점정을 찍은 순간이다.
국내 비난 여론을 비웃기라도 하듯 두 사람은 지금도 베를린 현지에서 차기작 촬영 중이다.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클레르의 카메라’, 지난 1월 서교동 일대에서 촬영한 신작에 이은 두 사람이 함께 한 다섯 번째 영화다.
불륜 스캔들과는 별개로 영화인 커리어에 날개를 단 두 사람. 차기작인 ‘클레르의 카메라’로 칸영화제를 찾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홍상수 감독은 매작품 빠지지 않고 영화제 출품을 이어온 바.
‘클레르의 카메라’는 프랑스 국민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다른 나라에서’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영화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촬영한 이번 영화는 이자벨 위페르가 주인공이며, 김민희, 정진영, 장미희가 출연한다. 이자벨 위페르는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분했다.
앞서 홍상수 감독은 ‘하하하’, ‘다른 나라에서’로 칸영화제와 인연을 맺었다. 특히 ‘클레르의 카메라’ 이자벨 위페르가 출연한 ‘다른 나라에서’는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김민희는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로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려 현지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베를린영화제 수상 이후 첫 작품이기에 세계 영화계 관심 역시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베를린국제영화제 및 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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