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나리카와 아야 객원기자] 배우 황정민이 일본을 달궜다.
황정민은 지난 17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제4회 오사카한국영화제’를 찾아 관객과 대화를 나눴다. 오사카한국문화원에서 주최한 이번 행사는 ‘대관람차’, ‘변산’, ‘택시운전사’ 등 한국영화 6편을 선보였고, 그 중 ‘황정민 특집’으로 ‘신세계’, ‘히말라야’, ‘베테랑’ 3편을 상영해 이목을 끌었다.
이번 행사는 황정민과 직접 만날 수 있는 ‘베테랑’ 회에만 300석 좌석에 3000명 이상이 응모해 10배가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문화원 관계자는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전국에서 응모했다”면서, “인기 배우라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고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황정민이 공식적으로 일본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07년 도쿄국제영화제에 일본 원작 ‘검은 집’으로 초대를 받은 데 이어 처음으로 오사카를 찾았다. 리액션이 열광적인 걸로 유명한 오사카 사람들은 황정민이 무대에 등장하자 큰 환호성을 보냈다. 진행을 맡은 후루야 마사유키는 “아이돌 콘서트 같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후루야 마사유키는 한류 관련 행사 진행을 자주 맡는 라디오 DJ다.
황정민은 첫인사로 “오마네키 이타다키 아리가토 고자이마스(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일본어로 인사를 건네 다시 한번 관객들의 큰 환호성을 얻었다. 후루야는 황정민을 누적 관객 수가 1억 명을 넘은 ‘1억 배우’라고 소개했고, 관객 수 1300만 명을 넘은 ‘베테랑’(류승완 감독) 영화 촬영의 힘들었던 점에 대해 물었다.
황정민은 “액션은 감독님이 ‘베테랑’이기 때문에 사실 그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오히려 여름에 촬영해 모기 때문에 힘들었다. 피 분장할 때 피에 설탕이 들어 있어서 모기가 몰려와 죽는 줄 알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한 관객은 “‘베테랑’ 액션 장면 중 명동 같은 번화가에서 촬영할 때도 엄청 힘들었을 것 같은데 그때 에피소드를 알고 싶다”라고 물었다. 황정민은 “실제로 자동차가 뚫고 가는 장면은 명동이고, 뚫고 지나가서 골목으로 들어가서부터는 명동이 아닌 충북 청주에서 촬영했다. 명동에서는 불가능한 촬영이었다”고 하자 관객들이 술렁거렸다. 명동은 일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황정민이라고 하면 ‘신세계’ 정청을 빼놓을 수 없다. 그 중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정청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 하얀색 양복에 선글라스를 끼고, 슬리퍼를 신고 등장한 독특한 패션을 잊을 수 없다. 이에 관한 질문에 황정민은 “그 패션은 제가 제안한 것”이라며 “정청은 제 아이디어와 애드리브가 많이 들어간 캐릭터”라고 말했다.
일본 감독 중에 출연하고 싶은 감독이 있냐는 질문에 “’우나기’ 감독 작품을 굉장히 좋아한다”면서 “불러만 주신다면…”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우나기’를 만든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은 지난 2006년 타계했다.
끝으로 후루야는 “황정민 씨에게 꼭 한마디 전하고 싶은 분”이라며 관객을 향해 질문을 던졌고, 힘차게 손을 든 여성이 “저는 매일매일 황정민 씨 덕분에 행복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라고 마음을 전해 분위기를 훈훈하게 했다.
글,사진=나리카와 아야객원기자(동국대 대학원생, 전 아사히신문 문화부 기자) aya@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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