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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에 갇힌 지자체 홍보…’충주맨’ 떠난 자리에 남겨진 숙제 [리폿-트]

작성자 아바타 최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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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최민준 기자] 10여 년간 공직에 몸담아온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충주시청에 따르면 그는 12일 사직서를 낸 뒤 장기휴가에 들어갔으며,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전국 지자체 홍보 판도를 바꾼 인물의 퇴장은 단순한 인사 소식 이상의 파장을 남기고 있다.

13일 김선태는 iMBC연예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며 “7년간 ‘충주맨’ 활동을 하며 목표한 바를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에서 떠돌던 정치권 진출설에는 “전혀 사실무근”이라 선을 그었고, “정치에는 관심 없다”고 못 박았다. 아직 향후 거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분명한 건 ‘충주맨’이라는 이름으로 이룬 성공을 뒤로한 채 또 다른 길을 모색하겠다는 점이다.

▲ ‘충주맨’ 김선태, B급 감성으로 ‘언터처블’ 공무원 등극

김선태가 운영한 충주시 공식 채널 ‘충TV'(‘충주시’)는 한때 구독자 90만 명에 육박하며 전국 지자체 채널 1위를 기록했다. 누적 조회수 수천만 회, 1,000만 회를 넘긴 영상도 탄생했다. 그는 B급 감성 유머와 밈을 활용해 행정 홍보의 딱딱한 이미지를 깨뜨렸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MBC ‘라디오스타’, ‘전지적 참견 시점’, 웨이브 ‘피의 게임3’ 등 방송가까지 활동 영역을 넓힌 김선태는 ‘공무원 인플루언서’라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다. 충주시는 아예 ‘뉴미디어팀’을 신설했고, 김선태는 팀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결재 없이 자유롭게 만들되, 책임은 내가 지겠다”는 조건으로 콘텐츠 제작을 이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창의성과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 행정 홍보가 가능하다는 걸 증명한 셈이다.

▲ ‘제 2의 충주맨’을 꿈꾸는 공무원

충주맨의 성공 이후 전국 지자체는 앞다퉈 ‘B급 감성’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특히 경남 양산시청의 하진솔 주무관은 유행하는 ‘밈’을 활용한 정책 홍보 영상으로 9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군산시청 박지수 주무관, 안동시청 권해미 주무관은 개그우먼 이수지의 ‘햄부기 랩’을 패러디해 역시 수백만 조회수를 끌어모았다.

온라인 릴스와 쇼츠를 통해 정책을 알리는 방식은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사례들은 공공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행정 홍보가 더 이상 보도자료에 머물지 않고, 시민의 알고리즘 안으로 들어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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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주맨’이 푼 독일까?

지난해 10월, 채널 ‘충주시’에 ’90만 구독자 감사합니다ㅣ겸손맨의 낮은 자세 토크#9’이란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김선태 주무관이 “제가 독을 푼 게 아니라 여러분이 독을 원한 것”이라 했던 말처럼, 그 성공의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전문성 없는 직원들이 ‘차출’돼 영상 촬영에 동원됐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셀럽미디어 보도에 따르면 한 현직 공무원은 “하기 싫은데 얼굴이 노출되는 게 부담스럽다”고 토로했고, 또 다른 직원은 “패러디가 논란이 되면 책임은 개인에게 돌아온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는 영상이 예상보다 큰 화제를 모으자 당사자의 부담을 이유로 삭제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공무원 시험 준비 인원 감소, 낮은 보수와 처우 문제까지 맞물리며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기도 벅찬데 콘텐츠까지 요구받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충주맨이 ‘자발적 창의성’으로 성공했다면, 후발 주자들은 ‘강요된 창의성’ 속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 ‘직장 내 괴롭힘 vs 행정 홍보 친숙’… 엇갈린 민심

온라인 반응도 갈린다. “충주맨은 좋아서 한 것이지만 따라 하는 건 문제”, “끼 없는 직원까지 동원하는 건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부정적 의견이 적지 않다. 반면 “행정 홍보가 이만큼 친숙해진 건 분명 긍정적 변화”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김선태 주무관의 사직은 한 개인의 선택이지만, 동시에 지자체 온라인 홍보 열풍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자율과 책임, 창의와 품위 사이에서 공공기관의 콘텐츠는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충주맨’ 김선태가 남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행정은 시민과 가까워져야 한다. 그러나 그 방식이 또 다른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가 떠난 자리에서, 지자체는 이제 ‘조회수’가 아닌 ‘신뢰’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최민준 기자 cmj@tvreport.co.kr / 사진= 채널 ‘충주시’, 채널 ‘마카다안동(안동시청_Andongcity )’, 채널 ‘양산시 공식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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