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리포트=강지호 기자]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출연 배우의 자택 인근 집회 등으로 번지자 영화계 19개 단체가 한목소리를 냈다. 영화인연대는 작품에 대한 비판과 개인을 향한 압박은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5일 영화인연대는 공식 성명을 내고 “최근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일련의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에는 한국예술영화관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여성영화인모임, 부산영화인연대 등 제작과 연출, 촬영, 배급, 상영, 노동 등을 아우르는 영화계 19개 단체가 참여했다.
영화인연대는 최근 논란이 작품 자체를 넘어 영화에 참여한 개인에게까지 향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들은 “작품을 둘러싼 논의가 작품의 내용과 해석을 넘어, 작품에 참여했거나 의견을 밝힌 개인의 일상과 안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배우의 주거 공간을 대상으로 한 집회가 예고되고, 영화와 관련된 활동과 행사도 취소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작품을 향한 비판과 문제 제기 자체는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인연대는 “관객에게는 영화를 보거나 보지 않을 자유가 있고, 영화에 대해 판단할 자유가 있으며, 비판할 자유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실제 역사적 사건을 다룬 작품을 두고 다양한 해석과 사회적 논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유족과 그 시대를 기억하는 이들이 느끼는 아픔과 문제의식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작품을 향한 비판이 개인의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영화인연대는 “작품에 대한 비판과 개인에 대한 압박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며 “작품의 내용이나 역사적 해석에 이견이 있다면 비평과 토론, 공개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의견을 밝힐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 과정이 개인의 주거지나 신상정보 등 사생활의 영역으로 확대되거나, 안전과 생업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이 ‘암살자(들)’의 내용이나 역사적 해석을 옹호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영화인연대는 “작품에 대한 판단은 관객과 사회의 몫이며, 서로 다른 평가와 비판이 자유롭게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장을 드러냈다.
또 “작품에 참여했거나 의견을 밝혔다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생활과 안전까지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영화인연대의 입장”이라며 “논쟁이 사람을 향하지 않도록 함께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영부인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개봉 이후 영화 속 일부 설정을 두고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논쟁이 이어졌다.
논란은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에게까지 번졌다. 지난 4일에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가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주연 배우 유해진의 자택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영화의 상영 중단과 제작진·배우들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이에 유해진의 소속사 VAST엔터테인먼트도 5일 비방과 허위사실, 악의적인 인신공격 및 사생활 침해 등에 대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대응을 예고했다.
영화인연대는 “작품에 참여했거나 의견을 밝혔다는 이유로 개인이 위협과 압박을 홀로 감당하지 않도록 영화인연대가 함께하겠다”며 영화인의 생활과 안전을 지키고 영화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지호 기자 / 사진= 영화 ‘암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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