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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지호 기자] 허진호 감독과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가 대한민국 현대사의 사건을 새로운 시선으로 스크린 위에 옮긴다.
1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암살자(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와 허진호 감독이 참석했으며, 방송인 박경림이 진행을 맡았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영부인 저격 사건을 모티브로 사건을 둘러싼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오는 9월 열리는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도 공식 초청되며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허진호 감독은 토론토국제영화제 초청에 대해 “개봉 전에 작은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칭찬이 많았다고 들었다”며 “좋은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엇보다 허진호 감독이 이번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균형’이었다.
그는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이기 때문에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다”며 “자료 조사와 인터뷰를 보면서 한쪽에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화를 결정하기까지도 오랜 고민이 필요했다. 허진호 감독은 “처음 이 작품을 생각하고 십몇 년이 흘렀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이야기였다”며 “실존 인물이 있고 아직 살아계신 분도 있기 때문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계속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작품을 놓지 않은 것은 사건에 여전히 남아 있는 의문 때문이었다. 그는 “여러 방송과 다큐멘터리를 통해 계속 다뤄진 사건인데도 의문과 미스터리가 남아 있다”며 “그 부분에서 영화적 소재로서의 가능성을 느꼈다. 다만 영화인 만큼 극화의 재미도 필요해 미스터리 추적극이라는 형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극 중 유해진은 사건 현장을 직접 목격한 중부서 경감 철구 역을 맡았다.
유해진은 “철구는 사건 현장에서 직접 상황을 목격하고, 경찰이라는 직업적 본능으로 발표 내용에 의문을 갖게 되는 인물”이라며 “발로 뛰면서 진실에 접근하기 때문에 박진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동료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끌려갔을 때와 돌아왔을 때, 또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철구의 감정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박해일은 수많은 검열과 외압에도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동성일보 사회부장 재환으로 분한다. 특히 이번 작품은 박해일과 허진호 감독이 2016년 영화 ‘덕혜옹주’ 이후 약 10년 만에 다시 만난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10년 만에 다시 찾아주셨다는 것 자체가 감사했다”며 “감독님께서 ‘쉽지 않은 캐릭터지만 단단하고 노련미 있게 밀고 나가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다. 감사하면서도 부담이 됐다”고 털어놨다.
허 감독은 재환 역을 구상할 때부터 박해일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재환은 굉장히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인물인데 처음 대본을 봤을 때부터 박해일 배우가 생각났다”며 “현장에서도 끊임없이 다른 배우들과 대화하며 전체적인 호흡을 만들어갔다”고 칭찬했다.
그 과정에서 이민호를 향한 박해일의 배려도 공개됐다. 허 감독은 “박해일 배우가 출연하지 않는 이민호의 장면에서도 현장 한쪽에 쪼그리고 앉아 직접 대사를 맞춰줬다”고 전했다.
이민호 역시 해당 장면을 떠올리며 “첫 촬영이 전화 통화 장면이었다. 선배님께서 직접 와주신다고 해서 분장할 때부터 더 긴장됐다”며 “첫 테이크에서 선배님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확 몰입됐다.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대사를 해주셨는데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신입 기자 영일을 연기한 이민호는 이번 작품에서 선배들 사이 막내 역할을 맡았다.
그는 “이제 어디 가서 막내를 하기 쉽지 않은 나이인데 이번에는 막내가 될 수 있었다”고 웃으며 “영일은 좋은 환경에서 자랐지만 마음 한쪽에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를 가진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정적인 길을 갈 수도 있지만 자신의 신념과 진실의 가치를 좇아 기자가 된다”며 “전문적인 기자의 모습을 만드는 것보다 그 시대와 공간을 직접 경험한다는 느낌으로 연기했다. 모든 것이 날것처럼 느껴져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선배님들과 함께하게 돼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며 “현장에서 인격에서 시작된 품격이 좋은 배우를 만든다는 걸 느꼈다. 감독님과 선배님들 덕분에 처음으로 온전히 안정감을 느끼며 연기할 수 있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1974년이라는 시대가 그대로 옮겨진 듯한 디테일도 ‘암살자(들)’의 또 다른 포인트다.
허 감독은 그 시절의 분위기부터 공기까지, 시대를 되살리는 과정에도 공을 들였다. 그는 “스태프 가운데 내가 그 시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며 “철구의 첫째가 국민학교 5학년으로 나오는데 당시 나도 그 나이였다. 그때의 기억과 정서, 디테일을 최대한 작품에 녹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박해일 역시 완성된 공간이 연기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1974년은 내가 태어나기 직전의 시대라 공간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며 “허 감독님은 공간의 디테일이 굉장히 뛰어나다. 70년대 신문사 공간을 만들어주셨는데 마법처럼 느껴졌다. 공간과 소품이 배우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줬다”고 이야기했다.
‘암살자(들)’은 올 추석 여러 한국영화와 함께 극장가에 출격한다.
설 연휴 ‘왕과 사는 남자’로 큰 사랑을 받은 데 이어 다시 한번 명절 극장가를 찾게 된 유해진은 “명절에 다시 돌아오니 좋다”며 “요즘 극장가에 혈색이 도는 것 같아 좋은데 우리 영화가 그 혈색을 조금 더 좋아지게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추석에 좋은 한국영화들이 많이 나오는 것 자체가 반갑다”며 “관객들에게는 골라 보는 재미가 생기고, 극장을 찾는 맛도 더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해일도 “추석이면 가족들이 모이는데, 이 작품의 소재는 누군가에게는 기억 속 사건이고 또 다른 세대에게는 잘 몰랐던 현대사의 이야기일 수 있다”며 “다큐멘터리가 아닌 빠른 호흡의 영화인 만큼 여러 세대가 함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민호는 “각 영화마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장르가 다르기 때문에 다 봐주시면 좋겠다”면서도 “‘암살자(들)’을 가장 먼저 봐주셨으면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끝으로 허진호 감독은 독특한 제목에 숨겨진 의미를 귀띔했다.
그는 “‘암살자’ 뒤에 괄호로 ‘들’을 붙이면 호기심과 긴장감이 생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영화를 보시면 왜 ‘들’이라는 글자가 괄호 안에 들어갔는지 알게 되실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사의 실제 사건에서 출발해 그날 이후 남겨진 의문을 다시 따라가는 ‘암살자(들)’. 허진호 감독의 시선과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의 각기 다른 추적이 어떤 진실에 닿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
영화 ‘암살자(들)’은 오는 9월 추석 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강지호 기자 / 사진= 영화 ‘암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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