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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배우 예지원이 ‘피렌체’ 촬영 중 도망가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지난 7일 영화 ‘피렌체’가 개봉해 관객과 만났다. ‘피렌체’는 개봉 전부터 할리우드 영화제 등에서 상을 받으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 ‘피렌체’는 삶에 지친 중년 남자 석인(김민종 분)에서 피렌체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다.
영화의 개봉을 맞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피렌체’의 주연 예지원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예지원은 상실감에 빠진 석인에게 삶의 에너지를 되찾아주는 유정 역을 맡았다.
‘피렌체’의 유정 역은 예지원에게도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고 한다. 예지원은 “전사가 설명되어 있지 않은 인물이다. 석인은 피렌체에 가장 친한 친구가 있고, 또 가장 순수하고 열정적인 시절에 왔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유정은 남편을 따라온 곳에서 맨땅에 헤딩하듯 살고 있다. 유정도 석인처럼 한국에서 모든 것을 다 잃고 도망치듯 피렌체에 왔을 거라 생각했다”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영화에서 유정은 상실감에 빠져 헤매는 석인을 세상으로 끌어내는 캐릭터다. 예지원은 유정의 밝은 에너지를 표현하기 위해 남모를 노력을 많이 해야만 했다. 그는 “대사가 많지 않지만, 시나리오를 읽을수록 너무 힘들었다. 유정이 나오는 부분만 보면 눈물이 나고, 괜히 우울해졌다. 이런 감정이라면 너무 우울한 유정이 될 거 같아 어느 순간엔 시나리오를 덮어놨다”라고 현장에서의 시간을 돌아봤다.
그는 “석인에게 뭔가를 강요하지 않고, 메시지를 던지는 여유가 있는 캐릭터가 되어야 했다. 너무 눈물이 나서 ‘할렐루야’를 틀어 놓고 다녔다. 많이 걷고, 노래도 부르며 감정을 잡았다”라고 말했다.
영화에서 석인은 유정의 남편 엔조를 오랜 시간 외면해 왔던 캐릭터다. 예지원은 그런 캐릭터에게 마음을 여는 유정에게 이입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석인을 바라보는데 솔직히 싫더라. 나라면 무뚝뚝하게 할 거 같고, 석인을 오라고도 하지 않았을 거 같다. 그런데 현장에 가서는 김민종 선배가 너무 착하고 좋아서 풀렸다. 석인을 반갑게 맞이하기 위해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일부러 떠들고 많이 웃었다”라고 감정선을 잡았던 과정을 소개했다.

‘피렌체’에서 예지원이 전통 무용을 소화하며 내면의 감정을 끌어내는 부분은 명장면으로 꼽힌다. 이 신을 준비하는 것도 예지원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9년째 무용영화제와 함께하고 있다는 예지원은 “영화에 무용 퍼포먼스가 잘못 활용되면 이질적이고,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창작무용이라면 당장이라도 출 수 있지만, 제일 어려운 전통무용 ‘살풀이’를 하라고 해서 감독님께 ‘나한테 화났냐’라고 물어볼 정도였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감독님과 2주 정도 의견을 주고받았는데 결국 졌다. 한복 입고 추는 건, 춤의 호흡이 다 보여서 다 벗고 추는 것 과 같아 무섭다. 한 달 반 동안 미치도록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좋은 반응과 함께 상을 많이 받은 것에 감사하다며 뿌듯한 마음도 드러냈다.
능숙한 이탈리어를 구사하기 위해 한 달 반 동안 연습했다는 예지원은 낯선 언어 때문에 또 한 번 위기를 겪었다고 한다. 그는 “감독님이 사극에 나오는 한시 같은 시를 대사에 넣자고 했다. 대사라면 괜찮았겠지만, 고어였다. 도대체 왜 이러시는지 싶었다. 압박감에 도망갈까, 시를 읽는 신을 없애달라고 할까 생각이 많았다. 그땐 석인 역이 부러웠다”라며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예지원의 열연으로 피렌체와 한국 전통 무용이 얽혀 예술적인 순간을 만들어 내는 ‘피렌체’는 지금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영화사 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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