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해인 기자] 흥행을 이어가던 ‘핸섬가이즈’가 마침내 손익분기점을 넘었고, 이 뒷심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핸섬가이즈’는 색깔이 뚜렷한 영화다. 주인공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가 납치범으로 오해받는 서사는 코미디와 스릴러의 향을 풍기고, 이들이 이사 온 집에서 깨어난 악령은 오컬트적 분위기로 극을 장악해 나간다. 잘 붙을 것 같지 않은 이 요소는 오묘하게 한데 뭉쳐 관객을 몰입하게 했다.
대체 이 영화, 어떤 부분이 그렇게 재밌던 걸까?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핸섬가이즈’를 분석하기 힘들어 보인다.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이 영화를 보고 분석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핸섬가이즈’에서 그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탐구했던 ‘용준’의 시선을 빌리면 어떨까. ‘용준’ 역을 맡았던 빈찬욱 배우에게 ‘핸섬가이즈’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처음 인사를 드리네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핸섬가이즈’에서 성빈(장동주)의 친구 무리 중 ‘용준’ 역을 맡은 빈찬욱입니다.
‘핸섬가이즈’가 점점 더 많은 관객과 만나고 있어 기분이 좋으실 것 같은데요. 이 작품에 관한 첫인상은 어땠나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이게 뭐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코미디, 스릴러, 오컬트 등 복합적인 장르물이잖아요. ‘어이없게 터져버렸다’라는 평이 많은데 저도 공감해요. 하지만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각 인물들에게 설득력이 있었고, 제가 여태 봤던 시나리오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재미있었죠. 그래서 이 작품을 쓴 분이 궁금했어요.
궁금했던 감독님은 현장에서 어떤 디렉팅을 하셨나요?
감독님이 저희 대학생 무리에게 했던 디렉팅은 하나였어요. “코미디 영화를 찍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 달라”는 거였죠. 이 상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스릴러를 찍고 있다고 생각해 줬으며 좋겠다고 하셨어요. 이게 정말 탁월했다 생각해요. 상황은 재미있는데, 그걸 진지하게 바라보는 인물들을 보는 게 재밌잖아요. 그래서 저도 대본을 코미디로 안 보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그런 디렉팅 덕분인지 용준이 정말 진지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종종 탐정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이 캐릭터는 어떻게 만들어 갔나요?
용준이를 무리에 끼어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용기가 없고 두려움이 많은데 부자 친구들 사이에 끼면서 허세를 부리고, 재수 없는 면도 있죠. 그러다 급박한 상황에서 본성이 드러난 거예요. 용준의 감정을 드러내는 데엔 재필과 상구를 맡은 이성민, 이희준 선배를 두렵게 바라보려고 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실제로 선배님들의 분장과 의상이 정말 무섭기도 했고요.
탐정이라고 하셨는데, 실제로 ‘용준’을 준비하면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출연한 ‘셜록’을 찾아봤어요. 자신의 추리를 확신하는 셜록의 정극 연기를 참고했죠. ‘핸섬가이즈’에서 용준은 상황을 오해하고 엉뚱한 추리를 굉장히 진지하게 하는데요. 그 모습이 정말 바보 같았고, 덕분에 많은 웃음을 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완벽히 준비해도 현장은 어려울 수 있는데요. ‘핸섬가이즈’에서 어떤 장면이 가장 촬영하기 어려웠나요?
저희 현장은 아날로그 방식의 리얼한 촬영을 추구했어요. 한 가지 예로, 제가 관으로 뛰어드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은 와이어 없이 사전에 철저히 연습한 뒤, 제가 직접 뛰어서 촬영한 장면이에요. 합을 절묘하게 맞춰야 해서 많은 연습이 필요했지만, 성공했을 때 가슴 뛰는 액션 씬이었죠.
가장 어려웠던 장면은 제 목이 잘리는 장면이었어요. 목이 날아가는 장면을 구현하기 위해 크로마 촬영(초록, 또는 파란 배경을 두고 촬영한 뒤, CG로 합성하는 촬영)을 했죠. 머리가 데굴데굴 구르는 걸 연기해야 했는데, 누가 봐도 몸통이 붙어 있는 것 같이 부자연스러운 거예요.
처음엔 혼자 촬영하면 되는 거라 간단한 장면이라 생각했어요. 동이 트고 있었고, 그것만 찍으면 그 날 촬영이 모두 끝나는 일정이었죠. 그런데 혼자 1시간이나 찍어버린 거예요. 성민, 희준 선배 모두 퇴근해도 되는 일정인데도 끝까지 현장에 남아서 봐주셨어요. 정말 감사했죠. 하지만 죄송한 마음에 그날 숙소에 들어가서 ‘왜 못했지?’라고 생각하면서 울기도 했어요.
빈찬욱 배우가 생각하는 ‘핸섬가이즈’의 흥행 이유를 꼽을 수 있을까요?
행복한 현장이었고, 그 기운이 객석까지 전해졌다고 생각해요. 앞서 언급한 선배님들의 노련함과 함께 남동협 감독님의 철저한 준비성이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 데 기반이 됐죠. 감독님이 정말 철저히 준비했다는 건 현장에 가자마자 느낄 수 있었어요. 결정에 주저함이 없었고, 일사천리로 돌아갔던 현장이죠. 덕분에 스태프와 배우의 말을 유연하게 수용하는 여유로운 모습도 보여주셨어요. 의도하신 장면을 촬영한 뒤엔 제가 고민한 연기를 모두 할 수 있게 해주셨죠. 배우들이 뛰어놀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신 거예요.
2부, 빈찬욱 “연기 시작하고 한달 내내 코피…힘들어도 배우로 살것” [인터뷰 ②]에서 계속…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빈찬욱, ‘핸섬가이즈’ 스틸
댓글0